[지구를 위한 사경] 뺏기만 했던 자연에게 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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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사경] 뺏기만 했던 자연에게 돌려줘요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 그린블리스 유신우 대표 인터뷰
  • 2020.04.13 16:33
  • by 김정란 기자
04:08

그간의 기술은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것이었다. 풍요로운 삶이 가져온 만족스러움에,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는 것은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이상 이 생각들을 뒤로 미룰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쓰레기 산, 플라스틱에 괴로운 해양생물들…지구가 더는 터전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들을 봐주지 않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항목 13~15번(▲기후변화와 대응 ▲해양환경 보전과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육상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전)은 그간 우리가 미뤄두었던 기후 변화에 대한 긴급조치, 해양, 육지 자원의 보존 노력 등을 담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할, 인간과 지구,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한 기술은 없을까? 더는 미룰 수 없는 생각들을, 앞서 실천하며 전진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있다. 라이프인이 지구를 위해 뛰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 지속가능성과 공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편집자 주]

▲ 그린블리스의 제품 디자인은 주로 동물들이다. 인간과의 공존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린블리스
▲ 그린블리스의 제품 디자인은 주로 동물들이다. 인간과의 공존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린블리스

살처분되던 돼지를 포크레인으로 다시 밀어넣는 5초간의 뉴스가 그린블리스의 시작이었다. 친환경 면을 이용한 제품을 제작, 판매하는 그린블리스의 유신우 대표는 "뉴스 영상을 본 것을 계기로 동물권, 환경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유기농 면을 사용한 양말, 티셔츠 등 자연주의 제품들을 제작해 생산하고 있는 소셜벤처 '그린블리스'에 대해 유 대표와의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연주의 면을 사용한 양말 브랜드를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유 대표는 양말의 주 소재에 관해 공부하다 자연소재인 면화에도 농약, 살충제 성분에 대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돼 유기농 면을 사용하게 됐다. 제품 특성상 온전히 면만 사용하지는 못한다. 유 대표는 "인도산 유기농 면을 수입해 국내에서 제품을 제작한다. 양말에 평균적으로 면화 80%, 폴리에스터와 폴리우레탄이 20%가량 소요된다. 환경에 끼치는 해를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특히 양말에 있어서는 아직 합성섬유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하고 있다"라며 다소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린블리스 제품은 대부분 동물을 소재로 한 디자인이 들어가 있다. 유 대표는 "우리가 자연과 동물을 함부로 다루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도 야생동물 접촉에 따른 인수공통전염병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반려동물, 야생동물, 가축으로 키워지는 동물들도 제품 디자인에 담고 있다"고 밝혔다. 디자인은 자체적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해당 동물을 가장 잘 디자인할 수 있을 작가를 찾아 일러스트 형태로 작품에 녹여내기도 한다.

그린블리스의 양말, 티셔츠 등은 동물보호단체 등의 펀딩 기념품 등으로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단체, 기업과 협업을 하기 때문이다. 텀블벅 등을 통해 동물자유연대와 버려진 동물을 돕기 위한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고(2015년), 러쉬, 유니버셜뮤직코리아 등의 일반 기업들과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유 대표는 "그린블리스의 방향성과 맞거나 멋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협업한다"고 말했다. 거절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에서 수익을 많이 안겨주는 협업 제안이 와도 우리 방향성과 맞지 않으면 거절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어느 기업에서 환경 관련 캠페인 제품을 만들어달라는 연락이 왔는데 그 기업이 탄소배출량이 대단히 높은 기업으로 알고 있어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며 협업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이 친환경, 자연주의 방향성과 맞지 않으면 협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지난 해 독립운동 유가족에게 선물한 양말. 친환경, 동물 보호 외에도 연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그린블리스
▲ 지난 해 독립운동 유가족에게 선물한 양말. 친환경, 동물 보호 외에도 연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그린블리스

친환경, 동물 보호 등의 미션을 주로 실천하고 있는 그린블리스는 독립운동 유족에게 선물 보내기, 마스크가 필요한 곳에 마스크 기증 등의 활동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 쪽방촌에 마스크 수 백개를 기증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를 통해 광복회와 민족대표 33인유족회에 비판매 양말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양말에는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 '대한독립' 태극기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주석의 서명문 태극기 디자인이 담겼다.

유 대표는 어떤 꿈을 꾸면서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린블리스를 알게 되면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며 "기후 위기 시대에 공존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남게 되면 가장 좋을 것 같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유 대표의 마음처럼 이전에 비해 친환경에 관심 갖는 소비자들이 느는 만큼 그린블리스의 인지도와 소비자들의 호응도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와 최근 해피빈 등을 통한 펀딩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생각이다. "2년 전부터는 속옷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공부 중"이라니 양말에서 티셔츠, 수건 등으로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그린블리스의 제품들이 어떻게 친환경, 동물 보호와 연관된 또 다른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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