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서울시 통합돌봄 제도 시행을 앞두고, 돌봄 현장을 지켜온 사회연대경제가 다시 목소리를 모았다. '서울사회연대경제돌봄네트워크(서사봄넷)'가 10월 1일 서울시청 별관에서 출범식을 열고, 시민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연대의 돌봄을 뿌리내리겠다는 다짐을 세상에 알린 것이다. 이번 행사는 서울사회연대경제돌봄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공동 주관했다.
"통합돌봄은 정부의 일방적 정책만으로는 안 된다. 민과 관이 협의해야 제 기능을 다한다"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김상현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렇게 말하며, "서울시와 25개 자치구 곳곳에서 돌봄을 지켜온 주체들이 이제 하나의 네트워크로 힘을 모으는 것은 역사적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임종한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역시 "독일·일본은 돌봄의 상당 부분을 민간·마을 공동체가 맡아왔다. 행정이 모든 것을 책임질 수는 없다"며, "서울에서부터 사회연대경제가 중심이 되는 돌봄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약화된 자치구 네트워크, 다시 세우다
서사봄넷의 출범 배경을 설명한 인정현 공동대표(노원돌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는 지난 활동의 흐름을 짚었다.
2019년 서울시 SOS 돌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자치구 단위 네트워크와 '나눔반장' 제도가 운영되며 사회연대경제 주체들이 돌봄 현장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2021년에는 전 자치구로 확대되면서 먹거리·주거 등 생활 돌봄 영역에서 다양한 모델이 시도됐고, 50+ 세대 일자리 연계와 광역 추진위 활동, 전국 포럼 참여 등으로 활동이 확장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치구 네트워크는 점차 약화됐고, 정책 대응 체계도 흔들렸다. 인정현 공동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2026년 제도 시행을 앞두고 서울 단위의 공동 대응을 다시 세워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출범선언문 중에서]
"우리는 오늘, 돌봄이 삶의 경계가 아니라 삶의 중심이 되는 세상을 향한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이 길은 사회연대경제의 힘으로 돌봄을 품어내려는 실천의 약속입니다.
서울의 골목과 집, 생활 속에서 돌봄이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첫 발걸음입니다.
시민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연대의 돌봄을 뿌리내리겠습니다."
출범선언문을 낭독한 민동세 공동대표(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는 선언문을 통해 돌봄의 핵심 가치를 분명히 했다. ▲삶의 연결성 ▲지역성과 자율성 ▲지속가능한 돌봄 생태계라는 세 가지 원칙을 내세우며, "서울의 복잡한 도시 구조 속에서 돌봄의 틈새를 메우고, 제도와 현장·의료와 요양·민간과 행정을 잇는 허브가 되겠다"고 천명했다.
출범식은 사회연대경제가 서울 통합돌봄의 주축이 될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전국 각지의 네트워크도 영상 연대사를 보내며 "서울에서 시작된 변화가 전국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뜻을 모았다.
서사봄넷은 앞으로 정책 대응, 주민 역량 강화, 자치구 네트워크 복원과 확산을 핵심 과제로 삼고, 시민 삶 속에서 통합돌봄이 작동하도록 하는 '연대의 허브' 역할을 자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