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사경] 지구를 지키는 온도, 플린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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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사경] 지구를 지키는 온도, 플린트랩
  • 2021.02.06 08:00
  • by 김정란 기자

그간의 기술은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것이었다. 풍요로운 삶이 가져온 만족스러움에,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는 것은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이상 이 생각들을 뒤로 미룰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쓰레기 산, 플라스틱에 괴로운 해양생물들…지구가 더는 터전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들을 봐주지 않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항목 13~15번(▲기후변화와 대응 ▲해양환경 보전과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육상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전)은 그간 우리가 미뤄두었던 기후 변화에 대한 긴급조치, 해양, 육지 자원의 보존 노력 등을 담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할, 인간과 지구,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한 기술은 없을까? 더는 미룰 수 없는 생각들을, 앞서 실천하며 전진하고 있는 조직들이 있다. 라이프인이 지구를 위해 뛰고 있는 이들을 만나 지속가능성과 공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편집자 주]

 

▲ 몽골에서 기자들에게 난로를 설명하고 있는 지역의원 사진. ⓒ플린트랩
▲ 몽골에서 기자들에게 난로를 설명하고 있는 지역의원 사진. ⓒ플린트랩

이미 경제적으로 많은 것을 이룬 선진국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쓸 수 있는 자원과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국가들에게 이 부분은 어쩌면 사치다. 그 때문에 국제 협력에 대한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소셜벤처 플린트랩은 석유 등 화석연료가 아닌 동식물성 유지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연소제품, 기관을 개발해 개발도상국들도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행동에 동참하도록 하고 있다. '대안 에너지 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화석연료에 의지하던 열에너지 제품을 지속가능한 연료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대체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난방 시스템이 정착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플린트랩 윤혁진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그리는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플린트랩은 지난 2014년 10월에 법인으로 설립됐다. 윤 대표의 아버지 윤성완 이사는 2006년 도미니카 공화국의 쿡스토브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당시 도미니카 공화국에 버려지는 자트로파(Jatropha) 또는 피마자의 기름을 이용할 방법을 찾는 과정에 착안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친환경적이지만 발화점이 높은 동식물유는 보통 화학 공정을 통해 바이오디젤로 전환해야 했다. 하지만 플린트랩의 기술을 통해 공정 없이 직접 연소가 가능해졌다. 

국내에서 활용할 곳을 찾지 못하던 이 기술은 아들인 윤 대표가 2013년부터 뛰어들어 해외 보급 경로를 찾기 시작하면서 필요한 곳을 찾아가고 있다. 윤 대표의 아버지 윤성완 이사는 컴퓨터, 기계 엔지니어 분야에서 일하다가 도미니카 공화국의 한국계 기업의 제안으로 연구를 시작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에서 활용할 만한 여건이 안되어 고민을 하고 있는 아버지를 본 윤 대표가 이를 도우려고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정부지원을 받았다가 사업화까지 맡게 됐다. 윤 대표는 "이 연소기관을 이용하여 조리제품 또는 난방제품을 개발하고 필요한 지역에 보급하여 그 지역에 맞게끔 활용되게 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플린트랩의 쿡스토브는 판로를 찾으면서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다. 원래 라오스 또는 캄보디아에 제품을 보급하려고 했지만, 변화하는 실정에 따라 몽골로 보급로를 틀었다. 용도도 조리가 아닌 난방제품으로 바뀌었다. 2019년 처음 100대를 보급한 후 2020년 300대를 추가로 보급했다. 

▲ 플린트랩의 바이오퓨얼히터. ⓒ플린트랩
▲ 플린트랩의 바이오퓨얼히터. ⓒ플린트랩

윤 대표는 "몽골은 겨울에는 최대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세계에서 제일 추운 지역 중 하나인데도 아직까지 석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겨울철의 실내 및 대기의 오염이 매우 심한 지역이다. 저희가 보급한 제품은 연기가 나지 않고 난방성능이 좋아 현지에서 매우 높은 수요가 있어 매년 보급 수량을 늘리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제품의 주요 부품은 국내에서 제작되고 현지에서 조립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해외에서 수요가 있는 소셜벤처를 국내에서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현지에 오가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플린트랩 역시 몽골에 제품을 보급하고 연료시설을 설치했는데 몽골의 입국이 막혀 현지에서의 사업운영이 어려웠다. 지난해는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일들 위주로 해나갈 수밖에 없었다.

이동이 원활할 때도 어려움은 있다. 윤 대표는 "기술은 계속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고, 안정성을 확보하고 표준을 만들어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실제 사용 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때 가장 어렵다"고 밝혔다. 연구실의 환경과 보급하는 지역의 환경 및 문화가 달라서 발생하는데 제품을 보급할 때마다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제품이 보급된 몽골의 경우, 실제 사용을 위해 연료를 보급해야 하는데 그 시스템이 없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제는 몽골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연료시설을 만들어 차차 해결하고 있다.

▲ 캄보디아에서 쿡스토브 시연을 마치고 지역주민과 같이 찍은 사진. ⓒ플린트랩
▲ 캄보디아에서 쿡스토브 시연을 마치고 지역주민과 같이 찍은 사진. ⓒ플린트랩

어쩌면 산 넘어 산일인지도 모르는 일을, 윤 대표는 왜 해나가고 있을까? 윤 대표는 "실제로 사회적 공헌보다 상업적 이익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면서 운영을 하고 있다"고 솔직히 말하면서도, "다만, 상업적 이익이 된다는 전제하에 우리가 만든 기술을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하고 그것이 세상을 바꾸는 하나의 축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사업을 하는 재미이며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며 운영할수록 커지는 보람에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올해는 바이러스에서 좀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아직 알 수 없는 미래지만, 플린트랩은 부지런히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윤 대표는 "현재 몽골형으로 개발된 난방제품이 다른 지역에서도 사용될 수 있도록, 보일러와 산업용 제품으로도 확장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하고자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난방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술의 표준화가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저 먼 곳의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선물하면서도, 지구를 해치지 않는 길에 한국의 소셜벤처 플린트랩의 손길이 미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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