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에서 지속가능한 관광의 방향을 시민과 함께 그려보는 자리가 열렸다. 11월 19일 오후 2시, 안성 LS미래원 2층 솔루션홀에서 열린 '안성형 지속가능관광 타운홀미팅'은 안성시가 주최하고 공감만세가 올해 추진한 시범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이날 현장에는 시민, 전문가, 여행업 종사자, 학계, 지역 활동가,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앞으로의 안성 관광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 김보라 안성시장. ⓒ라이프인
▲ 김보라 안성시장. ⓒ라이프인

김보라 안성시장은 인사말에서 "관광의 개념이 달라졌다"고 말하고, 최근 관광이 자연 경관이나 대규모 시설 중심에서 벗어나, 시골집 체험·벼베기·제조 공장 견학·골목 기반 여행처럼 일상과 경험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성의 변화도 짚었다.

"4년째 호수관광 사업을 하고 있다"라며 금광호수 하늘전망대 방문객 약 33만 명, 바우덕이 축제 약 60만 명 등 최근 수치를 소개하고, "사람들이 안성을 찾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 인프라를 주민의 삶과 연결하는 방식, 그리고 문화도시·도시재생·전통시장 활성화와의 연계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시작했다.

 

▲ 고두환 대표. ⓒ라이프인
▲ 고두환 대표. ⓒ라이프인

이후 공감만세 고두환 대표가 올해 진행한 시범사업을 공유했다. 고 대표는 "안성은 전형적인 관광 도시는 아니지만, 호수관광을 통해 안성 시민과 인근 주민이 지역에서 여가를 보내는 구조를 만든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관광이 외부 관광객 유치 중심이었다면, 안성의 방식은 "지역 안에서 여가·체류·소비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성이 철도 개통과 소부장 산업단지 조성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말하며, 산업단지 방문객·바이어·교육·연수 인원을 위한 체험형·여가형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성시는 중간 서비스 인력 육성, 외부 기업 유치, 청년·시니어·여성 중심 창업 지원 등 네 개 트랙을 운영했다. 고 대표는 "10개 업체가 창업·이전·육성 단계에서 시뮬레이션 사업을 운영했고, 각자 상황에 맞게 안성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을 산업 생태계와 연결하려는 여러 실험이 동시에 진행됐다는 점이 이날 공유된 핵심 내용이었다.

 

본격적인 논의는 1차 라운드에서 시작됐다. 각 조는 투표를 통해 안성형 지속가능관광의 핵심 가치를 선정했다. 한 조는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공동체 상생, 지역 문화예술 보존과 재해석, 자연환경 지속가능성, 인프라 확충을 주요 가치로 제시했다. 다른 조에서는 주민 참여와 결정권, 주민에게 돌아오는 경제적 이익, 지속가능 인프라 개발, 통합 거버넌스, 농업의 관광 자원화 등이 상위에 올랐다. 여러 조에서 주민 참여와 소득 연계, 지역 문화 및 농업 기반 관광, 교통·도로·주차 등 접근성 개선, 자연·생태 기반 관광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한 조는 환경 가치를 "보호"보다 "활용"에 초점을 두어 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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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라운드에서는 향후 3~5년 동안 안성시가 추진할 과제를 정리했다. 한 조는 '안성 브랜드 가치 혁신'을 1순위 과제로 제시하며, 안성의 보수적 이미지에서 벗어난 청년 친화 관광 콘텐츠 개발을 제안했다. △고향사랑기부제와 연계한 청년 농부의 날 △지역 농산물 기반 로컬 비스킷 △빈집을 활용한 '안성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 등이 언급됐다. 또 다른 조는 현재·미래·상품 개발의 세 축으로 나눠, 주민 참여 프로그램, 안성의 향기를 담은 관람형 프로그램, 식품·브랜드·관광 상품 개발, 농촌 생태관광, 도시 생태 복원, 관광 종사자 확대 필요성을 제시했다.

관광 인프라를 우선 과제로 둔 조도 있었다. ▲관광 도로 개선 ▲도농 복합 여행 개발 ▲자연 테마 관광지 접근성 강화 ▲마을 자원 코디네이터 네트워크 등이 제안됐다. 한 조는 체험형 관광 확대와 전문 관리자 인솔을 강조했으며, 편의성과 환경 개선, 지속 가능한 관광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보 접근성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관광·숙박·체험을 한 곳에서 예약·확인할 수 있는 '통합 예약 시스템'에 관한 의견이 나왔고, 테마별 시티투어 운영, 캠핑장과 쇼핑 시설의 애완동물 친화 환경 조성까지 함께 제안했다.

테이블별 최종 건의안은 시장에게 직접 전달됐다. 브랜드 인증 체계, 관광 전문가 양성 및 교육 예산 배정, 안성 맞춤 컨시어지 서비스 구축, 주민 주도 관광 거버넌스, 로컬 크리에이터 인큐베이팅 센터, 전통시장 주차장 접근성 개선, 관광 도로 및 교통 인프라 개선, 젊은 이미지를 살린 브랜드 개발 등 조별 제안이 올라왔다.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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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시장은 자리를 지키며 건의안을 듣고 "주민 참여와 주민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정리했다. 생태·청년·농업 등 다양한 가치가 제시된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둘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통시장 주차장 확대 제안에 대해서는 "원도심에는 주차 공간을 확보할 부지가 없다"며 외곽 공용주차장과 대중교통 연계 방안을 설명했다. 지원센터 설립 제안에 대해서는 별도 센터보다 시민활동 통합지원단을 활용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도로 정비는 관광 동선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광 플랫폼 구상도 함께 언급했다. "연령, 함께 가는 사람, 취미 등 정보를 입력하면 일정·숙박·해설·예약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관광 플랫폼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이날 나온 의견을 정리해 이후 보고서를 만들고, 향후 안성형 지속가능관광 모델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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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논의는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시범사업의 경험과 시민의 관점을 연결해 안성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서로 다른 조에서 제시한 가치와 과제가 모여 하나의 방향을 만들어낸 만큼, 앞으로 이 흐름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기대감도 함께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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