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라이프지기] 김순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차장 "서로에 대한 인정과 지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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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라이프지기] 김순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차장 "서로에 대한 인정과 지지 필요"
김순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차장·충북사회적경제협의회 사무국장 인터뷰
  • 2021.07.21 10:44
  • by 노윤정 기자

소셜 솔루션 미디어 라이프인은 후원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 언론사입니다. 라이프인을 지지해주시는 후원회원 '라이프지기'분들은 어떤 영역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고 우리 사회의 문제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실까요? 라이프인은 올 한 해 라이프지기분들의 목소리와 현장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라이프인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교류하는 하나의 장(場)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독자 인터뷰 '만남, 라이프지기'를 진행합니다.
7월 라이프인이 만난 라이프지기는 협동조합 간의 협동과 연대를 통해 공동의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전국협동조합협의회의 김순환 사무차장입니다. [편집자 주]

 

▲ 김순환 전국협동조합협의회의 사무차장. ⓒ라이프인
▲ 김순환 전국협동조합협의회의 사무차장. ⓒ라이프인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일단, 전국협동조합협의회에서 사무차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협동조합협의회는 전국에 있는 협동조합 협의체들이 모여서 정보도 공유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조직이다. 그 안에서 협동조합들 간에 소통이 원활하도록 지원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협동조합 활동에 필요한 부분들을 고민하고 함께 방법을 찾아가는 일들을 하고 있다. 이 일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자면, 협동조합이 개개인 한 명 한 명의 존엄성, 개인들의 의사나 경험, 역량을 존중하는 방식이 공감됐고, 그러한 존중에 기반하여 서로 간의 필요를 협업과 연대라는 방식으로 찾아가는 방향에도 동의가 됐다. 그런 방식으로 나 역시 나의 필요를 그 안에서 찾고 함께 공동의 필요를 충족시켜 나가는 일들을 하고 있다.

충북사회적경제협의회에도 속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국협동조합협의회에서 일하는 이유와 같은 이유로, 지역에서는 충북사회적경제협의회에서 일하고 있다. 사회적경제가 지향하는 방향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필요, 지역 단위에서 요구되는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는 데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 활동을 통해서는 지역에서 얻지 못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에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는 일들을 하고 있고, 지역에서는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마련하고 단위 사회적경제기업들의 필요들을 모은 뒤 지역의 자원을 연계해서 필요를 충족시켜 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국 활동이 의미가 있으려면 풀뿌리에서 시작하는 지역 활동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요즘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화두는 무엇인가?

협동조합 영역, 나아가 전 사회적경제 영역에 정말 열심히 활동하는 선배 활동가분들이 많다. 그런데 그분들의 노력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게 공감과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고민스러웠다. 그분들조차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젊은 활동가들이 이 영역에 들어왔을 때도 같은 상황일 것이 아닌가. 활동가들의 노력과 기여가 서로에게 지지를 받아야 지속가능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 전국에서 활동하는 분들의 취지와 활동의 방향성이 각 지역과 개별 조직들에 조금 더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안내되고, 모두가 각각의 입장에서 같은 지향점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공유되어야 할 것 같았다. 서로의 활동이 별개의 일이 아니라 결국 한 방향을 향한 걸음이라는 인식이 부족하지 않나 싶었다. 그래서 그런 노력을 모으고 알려서 동의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이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량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인데, 그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 만한 여건을 제공해주는 일이 바로 '인정'이다. 인정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고 공감하고, 그리고 서로가 드러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그런 것들이 모두 '인정'이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그런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은 개인의 역량만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설령 충족할 수 있더라도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그러한 여건 조성의 핵심은 '문제의식 공유'라고 본다.
사회적경제기본법(이하 기본법) 제정을 둘러싼 문제를 이와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사회적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사회적경제가 정확히 무엇이고 사회적경제를 왜 강조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고민의 과정을 통한 문제의식 공유는 상당히 생략되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부분도 있다. 역량 집중의 문제이기도 하고, 언제까지 논의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정 부분 추진력을 발휘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게 끌고 나가는 노력도 당연히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의식이 정확히 정의되고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행될수록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방향이 다르다고 느끼거나 다른 사람의 활동이 이해되지 않는 분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풀어야 하는데, 소통이라는 것은 매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현장에 있는 분들에게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전국 단위의 기본법 제정 관련 포럼이나 토론회가 매번 참여하는 분들에게는 자주 열린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지역의 현장 조직들 입장에서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분들이 의지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분들의 삶이 팍팍하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문제의식에 공감을 못 했기 때문이다. 기본법이 절실하게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데 동의했다면 관심을 가졌을 것이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우선순위를 다르게 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법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 정확하게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분들은 현장에 있는 활동가분들 중 많지 않다. 안타깝고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그래서 지역의 현장까지 문제의식이 공유될 수 있도록 지역 활동을 하는 것이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그렇다면 사회적경제 관련 법의 법제화 필요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사회적경제가 개념화되고 제도화되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정책의 효율성, 자원 배분의 효율성 측면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조금 더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수단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지금 각 정부 부처들이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을 각각의 영역에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영역을 넘어서는 공통의 필요들이 나올 때 각각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 예산만 보아도 각 부문에 예산을 쪼개어 지원하다 보면 사회적경제가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도 힘들고 지향하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책의 차원에서 기본법은 부처 간의 칸막이와 행정의 비효율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기본법이 사회적경제 영역의 활동들을 사회적으로 가치 있다고 공인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조례가 만들어지고 기본법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사회적경제인들의 활동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인 편익을 지향한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일이다. 개별 조직, 개별 당사자들이 지향하는 바를 우리 공동체, 우리 지역, 우리나라가 인정해준다는 의미다. 기본법이 통과됐을 때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는 민간협의체 구성에 대한 부분이다. 민간의 참여가 조금 더 자발성에 기초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일단 기본법이 통과되면 법적으로 민간에 거버넌스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예를 들면 지자체에서 현장 당사자들을 초대해 회의를 진행할 때 공식적으로 회의비를 집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사람들의 참여율이 높다. 그런 공식적인 자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인정'을 내포하고 그 사람의 노고나 역할을 공인해주는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나의 활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한 발이라도 더 움직이려고 하지 않나. 그런 차원에서 사람들이 바쁨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간다. 그런 자리들을 어떻게 만들어줄 것이냐, 결국 법제화의 필요성도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충북사회적경제협의회에서 청주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기본조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그런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도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자활기업,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행정 부처, 기관이 따로 있다. 각각 최선을 다해 행정적인 지원을 해주지만, 부문별로 예산이 쪼개지다 보니 한정적이기도 하고, 정책 효과가 나야 예산도 늘어날 여지가 있는데 제한된 영역에서의 활동은 확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우리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들은 어느 한 부문의 역량만을 모아서 해결하기에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해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각 부문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와 내부 의사결정 구조의 투명성 등을 더 넓게 확장해서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이 문제해결을 위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기본법과 조례 제정이 사회적경제 영역의 연대와 협력을 확장하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의미가 있다.

라이프인을 후원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 그런 분들의 활동이 드러나는 방법은 중 하나가 언론 매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론 매체도 시장경제 원리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사회적경제 영역의 소식들이 다루어지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사회적경제 영역의 이슈들이 사람들에게 아직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도 있고, 이걸 기사화한다고 수익이 되지 않는 점도 있다. 이렇게 수익이 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제공은 시장 안에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때에 따라 공공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이렇게 공공과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을 때, 필요가 사회적경제의 존재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프인이 사회적경제 영역의 필요를 대표하고 있다고 본다. 사회적경제 영역 당사자들의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매체라는 것에 굉장히 감동했고, 감사하고 지지하고 싶었다.

앞으로 라이프인이 언론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지.

언론 매체가 필요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소식, 사안이 있을 때다. 소식을 알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언론 매체를 활용하면 넓은 노출 범위와 효율성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고 그 소식이 공인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언론 매체에 노출되는 정보는 어느 정도 선별되고 공신력을 획득한 정보라는 인식들이 있다. 그런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영역의 소식을 많이 전해주는 것이 활동하는 분들에게 칭찬, 격려, 지지가 될 것이다. 사회적경제 영역의 좋은 사례, 훌륭한 활동가분들을 많이 발굴해서 많은 사람에게 그분들의 노고와 기여를 알리고 서로 격려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당신의 라이프인(人)은?

많이 계시지만, 한 분을 꼽자면 김동규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님이다. 인격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존경하고, 내가 활동하는 중요한 모멘텀(Momentum)이 되기도 하고 동기가 되는 분이기도 하다. 특히, 늘 자기 객관화를 유지하려고 하는 분이다. 활동가들은 자기 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다 보면 한 번씩 ‘내가 가는 길이 맞나, 나만의 아집이나 편견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걱정이 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주변에 자기 객관화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들이 있어야 한다. 나에게는 사무총장님이 그런 분이다. 한 조직의 장(長), 특히 사회적경제의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척 어렵고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무총장님을 존경하고, 같은 사회적경제 활동가이자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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