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라이프지기] 장지연 SVS 실장 "신념 갖고 일하는 사람들,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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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라이프지기] 장지연 SVS 실장 "신념 갖고 일하는 사람들,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경영기획실장 인터뷰
  • 2021.03.17 14:57
  • by 노윤정 기자
07:05

소셜 솔루션 미디어 라이프인은 후원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 언론사입니다. 라이프인을 지지해주시는 후원회원 '라이프지기'분들은 어떤 영역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고 우리 사회의 문제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실까요? 라이프인은 올 한 해 라이프지기분들의 목소리와 현장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라이프인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교류하는 하나의 장(場)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독자 인터뷰 '만남, 라이프지기'를 진행합니다.
3월 라이프인이 만난 라이프지기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에서 법인 운영과 사회적금융 기반 조성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장지연 경영기획실장입니다. [편집자 주]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경영기획실장. ⓒ본인 제공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경영기획실장. ⓒ본인 제공

본인 소개와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하 연대기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연대기금은 사회적경제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금이 조달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고 사회적금융을 촉진하는 역할을 부여받아 2019년 만들어진 비영리재단이다. 나는 재단 안에서 법인의 전반적인 운영과 기금 투융자 사업에 수반하는 사회적금융 기반 조성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연대기금의 역할은 두 가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투자자 역할과 사회적금융 시장 조성자 역할이다. 우선, 연대기금은 도매기금으로서 자금을 가지고 투융자를 한다. 그리고 사회적금융이 시장의 방식으로 조성되도록 중개기관이나 다른 사회적 투자자 같은 주체들을 만들고,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며, 사회적금융과 관련된 정보를 생산해서 전달한다. 이런 것들을 기반 조성 활동이라고 한다. 물론 서로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구분하자면 이렇게 두 가지 역할이 있고 나는 그중 사회적금융 기반 조성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

대학 전공은 정보기술(IT) 계열이었다. 그래서 직장생활도 IT 업계에서 시작했다. 국내에서 'IT 1세대'들이 활동하던 시기였다. 처음 근무한 곳이 다음커뮤니케이션이었는데, 그때 함께 일했던 이재웅 대표가 2008년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라는 임팩트 투자 및 소셜벤처 인큐베이팅 회사를 만들었다. 그곳에 2009년 입사해서 2년 반 정도 근무했다. 당시 우리는 사회적 가치도 있고 재무적으로도 지속가능한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그런 대상을 찾기도 굉장히 어려웠고, 투자 심의에서 부결되는 일이 반복되는 어려움도 있었다. 이후 소풍을 나온 뒤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시기에 데이비드 본스타인이라는 저널리스트가 쓴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읽게 됐다. 미국의 사회적경제 영역을 자기 나름대로 설명하면서 '뿌리는 시민사회'라고 이야기하더라. 그게 나한테는 깨달음이 되었달까, 표현하자면 사고의 바닥이 붕괴되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 그래서 사회적경제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됐다. 딱 그 시기에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만들어졌고,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를 받으면서 처음으로 사회적경제 영역에 들어오게 됐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왔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경험은 영리기업에서의 경험과 많이 다를 것 같다.

맞다. 그리고 '시기'의 차이도 있다. 내가 졸업할 무렵은 IMF 외환위기가 터지기 이전 시기였다. 그때만 해도 세상이 조금 더 낭만적이었던 것 같다.(웃음)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외환위기를 겪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시기를 거치며 뼈저리게 느끼고 경험한 것은 신자유주의, 주주자본주의, 구조조정, 이런 것들이었다. 기업 문화가 모든 것을 수익구조로 판단하는 방식으로 변해갔다. 그 시기를 보내면서 내 사고의 틀도 그 안에 맞춰졌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과연 이러한 방식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됐던 것 같다. 사회적경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좀 더 사람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그런 부분이 사회적경제의 강점이다.

요즘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앞서 말씀드린 것과 연결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일'의 의미, 직장에 기대하는 바와 '좋은 직장'을 판단하는 기준이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었다. 그 연장 선상에서, 최근에는 사회에서 일하면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고 노동의 모습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지속가능할지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우리 재단 이름도 한국사회가치기금이 아니라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지 않나.(재단 출범 전 논의된 이름은 사회가치기금이었다-편집자 주-) 일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연대, 이런 가치도 재단 이름에 담겨 있다. 최근 연대기금에서 진행하는 일 중 하나도 노동공제회 사업이다.

'노동공제연합 풀빵'(이하 풀빵)이 최근 설립된 것으로 안다.

풀빵 사업도 요즘 관심사다. 연대기금 출범 이후에 진행한 사업 중 하나가 봉제인공제회 설립 지원이다. 서울 도심제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이 바로 봉제산업이다. 하지만 서울 지역 봉제산업은 영세한 사업장들이 대다수로, 수입이 적은 것은 물론 사회안전망도 없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서울노동권익센터,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전태일재단 등이 함께 봉제인공제회를 만들었고, 연대기금이 봉제인공제회의 공제사업 지원을 위한 자금을 공급했다. 이렇게 프리랜서, 플랫폼노동자, 문화예술인 등을 위한 노동공제 모델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해왔고, 자체적으로 노동공제 사업을 추진했던 조직들을 모아서 연합회(풀빵)를 만든 것이다. 지난 1월 연합회를 창립했고, 4월에 정식으로 출범행사를 진행하면서 공제 상품도 선보이고 활동가 양성 교육도 해보려고 한다.

▲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경영기획실장. ⓒ본인 제공
▲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경영기획실장. ⓒ본인 제공

평소 라이프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원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곳이기도 하고,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공론장이 벌어지거나 주목할 만한 일이 있으면 라이프인에서 대부분 다뤄주는 것 같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할 때 라이프인을 보면 해당 내용에 대해 굉장히 상세하고 충실하게 다뤄준다.

앞으로 라이프인이 언론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지.

특정 영역 안에서 논의가 발전하고 영역 생태계가 확장되려면 누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자리에서 누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를 서로 알고 있어야 한다. 어떤 의견이 나왔을 때 그 내용이 공유되고 그 의견에 대한 답도 나와야 한다. 그런 공론장의 역할을 라이프인이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공론장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피상적인 스케치가 아니라 현장의 이야기를 충실히 담는 기능이 유지되기를 기대한다.

당신의 라이프인(人)은?

사람도 어떤 의미에서는 매체인 것 같다. 메시지를 가지고 있고, 내게 하나의 메시지로 다가오고, 내가 그 사람을 통해서 메시지를 읽어내게 되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이 시기마다 바뀌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김형미 상지대 교수님(사회적경제학과)이 내게 매체이자 읽고 싶은 분이다. 노동공제회 사업을 하면서 노동공제 스터디 모임을 하는데, 모임에서 김형미 교수님이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계신다.
그리고 라이프(life), 말 그대로 생명력을 갖게 하고 나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자기 신념을 가지고 자기 일에 전념해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 영역을 떠나 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제일 그리운 것이 사람과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몽상가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신념을 가지고 일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계속 만나는 것이, 내게 있어 힘들어도 즐거운 일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이 일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좋다. 그래서 다시 사회적경제로 오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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