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라이프지기] 박미정 광명시사회적경제센터장 "'씨앗' 뿌리는 일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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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라이프지기] 박미정 광명시사회적경제센터장 "'씨앗' 뿌리는 일 하는 중"
박미정 광명시사회적경제센터 센터장 인터뷰
  • 2021.10.30 10:00
  • by 노윤정 기자

소셜 솔루션 미디어 라이프인은 후원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 언론사입니다. 라이프인을 지지해주시는 후원회원 '라이프지기'분들은 어떤 영역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고 우리 사회의 문제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실까요? 라이프인은 올 한 해 라이프지기분들의 목소리와 현장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라이프인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교류하는 하나의 장(場)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독자 인터뷰 '만남, 라이프지기'를 진행합니다.
10월 라이프인이 만난 라이프지기는 공공과 사회적경제 현장, 사회적경제인들을 연결하고 시민들의 사회적경제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는 박미정 광명시사회적경제센터 센터장입니다. [편집자 주]

 

▲ 박미정 광명시사회적경제센터 센터장. ⓒ라이프인
▲ 박미정 광명시사회적경제센터 센터장. ⓒ라이프인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광명시 경제문화국 사회적경제과 소속 공무원으로, 행정에서 일한 지 2년 정도 됐다. 이전에는 생협(소비자생활협동조합) 활동가였다. 큰아이가 어릴 때 우연히 식생활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우리가 먹는 음식이 이렇게 오염되어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것이 생협 조합원이 된 계기다. 그렇게 생협 조합원으로 20여 년 있었고, 그냥 물품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활동을 하기 시작한 건 2008년경이다. 그때부터 광명나래아이쿱생협 이사장직에서 퇴임할 때까지(2017년) 10여 년 정도 활동했다. 이사장직 퇴임 후에는 전국 100여 개의 조합들이 모인 활동연합회에서 2년 정도 활동했고, 소비자의 정원(현 소비자기후행동) 초창기 구성원으로도 참여했었다. 이런 활동들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2019년 9월부터 임기제 공무원으로 광명시 사회적경제과, 사회적경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민간, 시민사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는데, 공공 분야 쪽에서의 활동에 관심을 돌리게 된 계기가 있나?

사실 행정, 중간지원조직에서 근무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시민운동을 하다 보면, 애드보커시(Advocacy·권리옹호) 활동 등의 시도들이 실질적으로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일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그래서 행정에서 같은 일을 한다면 더 수용되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협 활동을 하면서 말해온 '지속가능한 활동'과 사회적경제 안에서 쌓았던 경험, 이런 것들을 행정의 영역에서 지역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런 바람들을 현재 센터에서 어떤 사업들을 통해 구현하고 있나?

센터에 들어올 때, 광명에 사회적경제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더불어, 공정무역을 활성화시켜야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광명 안의 상황을 보면 공정무역 운동이라는 것이 거의 생협 위주였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이나 캠페인을 하는 정도였다. 행정에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먼저 나서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사회적경제의 기반을 다지는 것, 그리고 공정무역이 시민들에게 일상이 되는 것, 이 두 가지는 내가 임기를 지내는 동안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일들을 하려면 결국 사람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센터의 여러 사업들 안에서도 결국 사람을 어떻게 남기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할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 가지고 있다. 활동가 양성 사업을 꾸준히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회적경제나 공정무역이 아직까지 사람들에게는 생소하다. 사람들에게 '사회적경제나 공정무역이 이렇게 좋은 거야'라는 것을 알리려면 '스피커'가 필요하다. 센터에서 공정무역 오픈박스, 사회적경제 오픈박스 같은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도 결국 시민들을 더 가까이에서 만나서 사회적경제와 공정무역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다. 그리고 사회적경제 창업 아카데미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렇게 소비자에서 활동가로, 활동가에서 기업가가 되는 사례들을 만들면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넓히고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나도록 씨앗을 뿌리는 일들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G버스(경기도 광역버스)에 관내 12개 사회적경제기업들의 홍보 영상을 제작해서 상영하기도 하고,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또, 광명시 사회적 가치 지표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경기연구원 정책사업으로 선정되어 진행하고 있는데, 광명시에 있는 업체들의 상황에 부합하고 그들이 유의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공정무역 활성화 방안 연구도 경기연구원 정책사업으로 선정되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떻게 공정무역을 실질적으로 활성화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지 연구하고 있다.

▲ '시민과 함께하는 사회적경제·공정무역 오픈박스' 프로그램 운영 모습. ⓒ광명시
▲ '시민과 함께하는 사회적경제·공정무역 오픈박스' 프로그램 운영 모습. ⓒ광명시

시민들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체감도를 높인다는 부분은 두 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 같다. 하나는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지속가능성을 갖고 존속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민들의 인식을 높여 사회적경제기업의 물건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다 잡으려고 애쓰고 있다.
특히 시민 인식 확산과 관련해서는 사회적경제 오픈박스, 공정무역 오픈박스와 같은 사업들을 진행했다. 시민들이 활동가와 함께 상자에 들어있는 사회적경제, 공정무역 제품들을 직접 체험하고 설명을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사회적경제를 설명하는 용어들이 생소하기도 하고 추상적이기도 하지 않나. 그래서 활동가 양성 과정을 통해 활동가를 배출하고 이들이 시민들을 만나 사회적경제나 공정무역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지난해에는 공정무역 오픈박스를 운영해서 136팀(650명) 정도가 참여했다. 원래 400명 정도를 예상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올해는 사회적경제 오픈박스까지 별도로 기획한 것이다. 사람들에게 그냥 '사회적경제가 좋다'고 말하는 것보다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매개가 있을 때 확실히 효과가 더 크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시 매개가 되어 입소문이 나면 그만큼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더불어 올해는 청소년들 대상으로 사회적경제 학교, 공정무역 학교를 운영했다. 여기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2,500명 정도 된다. 아이들 대상 프로그램의 효과가 크다는 것을 확인해서 계속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또, 광명시에서 11월 중 '광명시민 500인 원탁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 세부 주제 중 하나가 사회적경제다. 이 주제들은 시민 위원회가 제시한 것이다. 그러니까 공정무역 활동가, 사회적경제 활동가였던 분들이 이런 위원회에서 목소리를 내어 광명시에 사회적경제, 공정무역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화두를 던진 것이다. 이렇게 시민들에게 자신이 사회적경제, 공정무역의 파트너이자 서포터이고, 자신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광명형 사회적 가치 지표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이렇게 좋은 일을 해'라는 부분을 정량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기준을 제시하여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어떤 부분에 더 신경 써야 할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사회적 가치 지표를 만들어서 잘 활용하려면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활용하기 편한 지표여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추상적이거나 어려우면 안 된다. 그런데 앞서 사회적 가치 지표를 개발한 지자체들을 보면, 현장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지표를 활용하기에 어렵기도 하고 현장과 동떨어진 부분들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어떻게 현장과의 괴리감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중간 보고회 때도 현장 당사자들이 모였었고, 12월 최종 보고회를 하기 전에도 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민과 관, 중간지원조직, 이런 주체들의 연대를 위한 협치 시스템은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단 광명시사회적경제센터는 광명시 사회적경제과 안에 있는 사회연대정책팀이 운영하는 구조다. 그리고 관내 23개 조직의 연대체인 광명사회적경제사회적협동조합(광명사협)이 행정의 중요 파트너로서 존재한다. 물론 사업적인 면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때는 전체 사회적경제기업들과도 소통한다. 그리고 조례에 근거해서 사회적기업육성위원회, 공정무역위원회 등과 주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운영하는 광명자치대학의 사회적경제학과 수료생들과 네트워킹도 하고 있고, 센터에서 진행한 행사에 참여한 시민분들에게도 다른 행사가 있거나 이슈가 있을 때 알려드리고 있다. 이런 식의 소소한 네트워킹을 계속 유지해가면서 시민분들이 사회적경제의 우군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요즘 가장 관심이 있는 화두는 무엇인가?

사업적인 면에서 보자면, 내년 사업으로 공정관광, 공정여행 사업을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광명시에는 문화관광 해설사가 별도로 있다. 그런데 이번에 시에서 진행한 '주민자치와 사회적경제의 만남'이라는 시리즈 특강에 문화관광 해설사 몇 분이 참여했다. 그래서 이분들에게 사회적경제에 대해 좀 더 알려드리면서 관련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또, 광명시는 전국 최초 '평생학습도시'이자 기후에너지과를 처음 만든 지자체이기도 하다. 선도적인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서울혁신로드'(서울시의 혁신정책 현장을 여행하듯 체험하는 정책 연수 프로그램-편집자 주-)처럼 정책적인 부분들을 잘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광명이라는 지역도 알릴 수 있고 프로그램 콘텐츠를 개발하는 분들의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다. 이런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내어 공정관광, 공정여행 사업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요즘 고민하는 부분은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다. 사회적경제가 이상적으로는 우리 사회를 이롭게 하는 데 일조하고자 하지만, 현실의 상황은 하루하루 살아가기 급급하다. 그렇다 보니 사회적경제기업 스스로 우리가 왜 이 사업을 하고 있는지 의미를 찾고 성찰하는 부분이 계속 후순위로 밀린다. 그래서 현장의 종사자들, 사회적경제기업이 가지는 정체성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서로 힘이 되어 주고 사회적경제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류의 계기가 필요하다. 이런 계기가 만들어지도록 센터에서 서포트하고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잘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라이프인을 후원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사회적경제에 대해 알리고, 사회적경제인들의 현장 이야기를 담고, 정책 제안도 할 수 있는 매체가 부족했다. 그런 상황일 때 라이프인이 생겼고, 설립 취지에 깊이 공감했다. 그래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하게 됐다.

평소 라이프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라이프인을 통해서 매주 따끈따끈한 사회적경제 분야 소식들을 확인하고 있다. 그런 다음에는 내가 라이프인의 스피커가 된다. 예를 들어, 활동가 양성 과정 참여자들이나 센터의 청년 인턴들에게 라이프인을 중요한 사회적경제, 사회혁신 언론사 중 하나로 항상 안내하고 있다. 센터의 청년 인턴들은 키워드를 가지고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기사를 찾아서 읽고 요약하면서 사회적경제 분야를 공부하도록 하는데, 그때 라이프인의 기사도 사회적경제를 배우고 사회적경제 분야의 소식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매체가 된다. 광명자치대학 사회적경제학과 학생분들에게도 사회적경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매체로 늘 라이프인을 안내한다.

앞으로 라이프인이 언론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지.

라이프인 기사의 풍성함이 좋다. 개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정책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현재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화두가 되는 이슈가 무엇인지를 다루기도 하지 않나. 그러니까 라이프인 기사를 쭉 보다 보면 지금 사회적경제 분야의 흐름이 어떤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정보를 알아가고 활용할 수 있는 아카이브가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든든하기도 하다.

당신의 라이프인(人)은?

일단은 가족인 것 같다. 그리고 생협 활동이 나의 라이프인인 것 같다. '인'이 사람 인(人)이 아니라 안을 뜻하는 인(In)일 수도 있지 않나. 그렇게 봤을 때 생협 활동 안에서 내가 경험한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나에게 주어지는 역할들을 충실하게 해왔고 그러다 보니 여러 계기, 기회들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충실히 일할 수 있는 지지기반이 된 것은 생협 활동이다. 생협 활동을 하면서 경험했던 것들이 나에게는 힘이 되어주고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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