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라이프지기] 정상주 쿱스토어경기 축산파트 선임실장 "판매하는 사람이 떳떳하게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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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라이프지기] 정상주 쿱스토어경기 축산파트 선임실장 "판매하는 사람이 떳떳하게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
5월의 라이프지기
㈜쿱스토어경기 축산파트 정상주 선임실장 인터뷰
  • 2021.05.01 07:00
  • by 전윤서 기자

소셜 솔루션 미디어 라이프인은 후원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 언론사입니다. 라이프인을 지지해주시는 후원회원 '라이프지기'분들은 어떤 영역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고 우리 사회의 문제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실까요? 라이프인은 올 한 해 라이프지기분들의 목소리와 현장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라이프인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교류하는 하나의 장(場)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독자 인터뷰 '만남, 라이프지기'를 진행합니다.

5월 1일은 노동절입니다. 라이프인이 만난 라이프지기는 ㈜쿱스토어경기 축산파트의 정상주 선임실장입니다. 협동조합에서 '일한다는 것'의 의미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수도권 서부와 북부의 자연드림 매장을 운영하는 ㈜쿱스토어경기 축산파트 선임실장을 맡고 있다. 주 업무는 매장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일이다. 이전에는 백화점, 마트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자연드림은 그때 마트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의 소개로 입사하게 되었고, 올해로 10년째 근무하고 있다. 

10년이면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처음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에 대해 전혀 몰랐다. 기존에 했던 일과 똑같은 일인 줄 알고 입사했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안에서 일을 배웠기 때문에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에 적응하는 게 힘들었다. 일반 기업의 목적은 단순하다. 돈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목적은 다양하다. 수익은 물론 생산지와 우리 농산물을 걱정하고, 상품의 질, 물건의 바른 사용부터 순환을 위한 재활용까지 신경 쓴다. 평가방식도 다르다.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상품에 대한 설명, 유통과정이 얼마나 투명한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매출 수익률이 높으면 오히려 자체적으로 점검한다. 조합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방법으로 수익률이 올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외부업체나 협력업체가 아니라 생산자, 물류, 직원 모두가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면 그건 모두의 문제가 된다. 협력업체 직원들도 없고 비정규직도 없고 동일한 직원이기 때문이다. 농산물 유통과정에도 차이가 있다. 무항생제, NON-GMO사료 등 조합원이 원하는 사양('사양'이라는 표현은 가축의 건강을 유지하고 유전능력을 향상시키는 영양과 사료, 관리와 환경 조건들을 만들어주는 것을 말한다)을 위해 특정 농가에서만 거래하고 있다. 이때 무항생제의 기준도 국가기준보다 더 엄격하게 잡혀 있다. 입사 초반에는 고기가 없어서 못 판 적도 있다. 물건이 없어 판매를 못 할지언정 사양을 지킨다는 신념을 고수한 거다. 일반 기업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웃음) 

일반 기업에서의 경력이 고정관념으로 작동했고 이러한 협동조합의 개념에 불만이 있었다.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게 됐다. 

▲ 5월, 라이프인 후원 독자 인터뷰의 주인공 정상주 ㈜쿱스토어경기 축산파트 선임실장 ⓒ라이프인
▲ 5월, 라이프인 후원 독자 인터뷰의 주인공 정상주 ㈜쿱스토어경기 축산파트 선임실장 ⓒ라이프인

고정관념이 깨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 

고객과의 관계를 확인했던 경험이다. 물건을 사고파는 단순 거래 관계가 아닌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가 형성되는 순간을 목격했다. 어느 날 베이커리코너에 POP가 설치된 것을 발견했다. 잘못된 유정란으로 만들어진 빵에 대해 보상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잘못된 유정란이 사용됐다는 건 내부 점검을 통해 밝혀진 것이었다. 자체 점검한 것을 조합원에게 알리고 수습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 배너를 유심히 보고, 조합원들의 반응을 살폈다. 당연히 화를 내고 실망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신뢰를 얻고 가는 모습을 봤다. 조합원이 물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때 단순히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라 산지점검을 실시하고, 상품에 대한 신뢰와 투명성을 회복하는 것까지 해야 마무리가 된다. 일반적으로 마트나 백화점에서 잘못된 상품에 대한 후속처리는 과일바구니, 상품권 증정이다. 상품이 왜, 어디서 잘못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자초지종은 중요하지 않다. 처음엔 '왜 이렇게 피곤한 일을 벌이지?'라고 생각했던 일에 지금은 공감하게 되었고 오래 다닐 생각도 없던 이곳에서 10년째 일을 하고 있다. 

일반 기업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은 안 해봤나.

했었다. 협동조합이 일반 회사보다 변화가 작은 조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매우 숨 가쁘게 돌아간다. 10년이지만 체감상 20년을 일한 것 같다. 그럼에도 계속 일하고 있는 이유는 판매하는 사람이 떳떳하게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에서 투명성을 밝히는 일은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이다. '한우입니다, NON-GMO 사료를 먹고 자랐어요, 무항생제 계란입니다'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매해 관련부서의 '재포장 인증 시스템'을 점검 맡고 허락받는 과정을 거치면서 내부적으로 떳떳하게 증명할 수 있다. 이때 판매하는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당당해진다.

조직 안에서 협동조합적인 사고방식이 있는 사람이 들어와야 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매출이나 수익률만을 좇지 않고 협동조합의 목적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사람 말이다. 이 말이 지금은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

자연드림은 작은 규모에서 시작했지만 구례와 괴산에 자연드림 파크가 조성되고, 치유센터 등 매장 규모보다 큰 센터가 생기면서 파급력이 향상됐다고 생각한다. 그 파급력에 정책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따라가야 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다. 그리고 우리 매장에서 이끌어내야 할 새로운 변화, 혁신은 무엇일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라이프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원래 라이프인은 사회적경제 전문 언론이었다. 언뜻 보면 정육파트와 크게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라이프인에서 플라스틱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자연드림에서 정육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 트레이로 바꾸었는데. 이러한 플라스틱 관련 이슈들을 깊이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쿱스토어와 아이쿱생협 내부에서 정책적으로 중요하게 보고 있는 이슈들을 기사로 만나면 내가 자부심을 갖고 하는 일들이 자연드림에서만 관심을 두는 일은 아닌 것 같아 반갑고 고맙다. 앞으로는 직원 교육의 일환으로 라이프인을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 

라이프인을 후원하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회의나 교육에서 라이프인 기사가 언급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이후 라이프인의 추구하는 바를 크게 공감해 후원을 시작하게 됐다. 국내 언론사 중 첫 번째 사회적협동조합 언론으로 영리광고 없이 후원독자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미디어다. 이런 언론사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후원이 아닐까? 생각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라이프인 후원회원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자들이 더 좋은 기사를 생산해 내야 할 것이다.

라이프인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그동안 협동조합을 운영하거나 관리하는 대표자들의 인터뷰가 많았다. 비교적 현장에 있는 개개인의 목소리는 담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 사회적경제나 협동조합이라는 게 우리 일상 속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나처럼 우연한 기회에 협동조합을 접하고 그것으로부터 삶 전체가 변화하게 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생활 그 자체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면 더 공감하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의 라이프인은?

기성 언론에서는 자극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지금, 당장 눈길을 끌 만한 것들에 집중한다. 그러면서 간간이 사회적경제, 미세플라스틱, 기후위기를 다룬다. 하지만 라이프인은 반대이다. 사회적 약자나 이슈가 되어야 하지만 관심이 없는 곳을 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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