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라이프지기] 김정연 국립공원공단 계장 "파동을 일으키는 '공공혁신가' 곳곳에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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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라이프지기] 김정연 국립공원공단 계장 "파동을 일으키는 '공공혁신가' 곳곳에 존재"
김정연 국립공원공단 사회가치혁신실 계장 인터뷰
  • 2022.04.05 18:33
  • by 송소연 기자
12:28

소셜 솔루션 미디어 라이프인은 후원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 언론사입니다. 라이프인을 지지해주시는 후원회원 '라이프지기'분들은 어떤 영역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고 우리 사회의 문제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실까요? 라이프인은 올 한 해 라이프지기분들의 목소리와 현장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라이프인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교류하는 하나의 장(場)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독자 인터뷰 '만남, 라이프지기'를 진행합니다. 4월 라이프인이 만난 라이프지기는 국립공원공단 사회가치혁신실의 김정연 계장님입니다. [편집자 주]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전국의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인 국립공원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산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하며 생태학에 더욱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어 공단의 자원조사직에 입사했다. 북한산국립공원에서 지역사회 협력 업무와 국립공원 자원보전 업무를 수행하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국립공원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때마침 2020년부터 본사의 '사회가치혁신실'에서 일하게 되어 사회적 가치 실현과 ESG 경영 등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경제 활성화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행정안전부 정부혁신강사로도 활동하며 사회혁신의 사례를 알리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해 달라.
얼마 전 방영된 드라마 '지리산'에서 전지현, 주지훈 배우가 지리산국립공원을 지키는 '레인저'로 등장한다. 레인저는 국립공원 소속의 직원으로 반달가슴곰 같은 멸종위기종 복원을 비롯해 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동식물의 서식지를 보전하고, 산불과 같은 재난과 안전사고로부터 국립공원과 국민을 보호한다. 이렇게 국립공원을 찾는 국민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서비스로 안전하고 즐거운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공단의 역할이다. 우리나라에는 22개 국립공원이 있는데, 설악산, 지리산, 북한산 같은 산악형 국립공원이 17개소, 다도해, 한려해상 같은 해상해안형 국립공원이 4개소, 문화유산의 보고인 경주는 사적형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있다. 
 

▲ 지리산국립공원을 지키는 레인저의 이야기를 담은 '지리산'.  ⓒtvN
▲ 지리산국립공원을 지키는 레인저의 이야기를 담은 '지리산'.  ⓒtvN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위기시대 국립공원의 가지는 여러 가지 가치들이 있을 것 같다.
아마 우리나라 국민 중 국립공원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국립공원은 연간 4천만 명 이상이 찾는 최대의 휴양공간임과 동시에 한 해에 탄소 320만 톤을 흡수하는 거대한 탄소저장고이기도 하다. 속초의 설악산, 정읍의 내장산과 같이 국립공원은 지역을 상징하는 지역경제의 중요한 한 축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것들이 국립공원공단이 가진 특별함인 것 같다. 국립공원공단은 본연의 업(業)은 기후위기 대응, 지역사회 활성화와 같이 자연과 사람에 관련한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추천하는 국립공원의 탐방로가 있다면? 그 이유도 궁금하다.
지리산, 설악산같이 장엄하고 웅장한 국립공원도 있고, 한려해상같이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국립공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직접 근무했던 북한산국립공원을 추천하고 싶다. 세계적으로도 북한산과 같이 수려하고 웅장한 산이 수도 중심에 위치한 경우는 드물고, 그런 이유에서 북한산국립공원은 '단위면적당 세계에서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수려한 자연경관은 물론이거니와 사모바위, 족두리바위 등 다양한 모습의 기암괴석, 조선왕조가 병자호란 이후 남한산성의 한계를 느끼고 축조한 이궁(離宮)인 북한산성, 우리나라 국보 3호인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 등 북한산국립공원에는 자연과 사람, 역사가 함께 숨 쉬고 있다. 

많은 분이 북한산국립공원에 가시면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로 가는 최단코스인 도선사~백운대 코스를 탐방하시는데, 북한산 남쪽 능선인 '비봉능선'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종로구 구기동에서 시작해 대남문~문수봉~사모바위를 거쳐 족두리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인데, 백운대-만경대-인수봉으로 구성된 '삼각산'의 모습과 서울 시내의 모습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물론, 하산지인 불광동에서 즐기는 맛있는 음식들은 덤이다.

그래도 서울에서 벗어나 국립공원의 느낌을 물씬 받을 수 있는 깊은 자연 속 트레킹을 원한다면, 오대산국립공원의 선재길을 추천한다. 과거 스님들이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 위해 걸었다는 의미인 선재길은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월정사 전나무숲길에서 시작해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약 10km의 코스이다. 서울에서 하루에 다녀오기엔 조금 빠듯하지만, 정상부로 가는 '고지대 산행'이 아닌, 계곡을 따라 걷는 완만한 경사의 숲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게다가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언제 가도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립공원만의 특별한 탐방로도 있나?
아무래도 국립공원이라는 환경이 자연을 배경으로 하다 보니 몸이 불편하신 노약자, 장애인 같은 교통약자가 선뜻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분들도 안전하고 걱정 없이 국립공원을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탐방로'를 조성, 운영하고 있다. 휠체어를 타고도 찾을 수 있는 탐방로, 야영장 등을 조성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핸드레일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다. 

국립공원을 직접 찾지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비대면 VR 가상탐방 서비스도 제공한다. 카카오와 '국립공원 자연치유 ASMR' 콘텐츠도 제공한다. 카카오맵에 국립공원을 검색하면 지리산 설산습지의 휘파람새 소리, 한려해상 학동해변의 몽돌 구르는 소리, 소백산의 희방폭포의 낙수 소리, 오대산 월정사의 타종소리 등 아름다운 국립공원 자연의 소리를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유튜브 '국립공원 tv'채널에도 관련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국립공원을 만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최근에는 소리뿐 아니라 국립공원의 '향기'를 담은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는 사회적기업 '비채여행문화연구소'와 조향 여성기업 '아인공방'과 함께 계룡산의 여름과 가을을 담은 향기 상품 '룸스프레이'를 개발했다. 비채여행연구소가 계룡산 동학사와 갑사의 향기를 채집·분석해 만든 기초 샘플에 아인공방의 시각장애인 조향사가 여름의 동학사와 가을의 갑사에서 느낀 감성을 담아 의미가 깊은 것 같다. 주변 반응도 매우 좋은 편이라 올해는 다양한 향기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차원의 국민 서비스도 제공하고, 시각장애인 일자리 창출도 확대할 예정이다.
 

▲ 시각장애인 조향사가 계룡산 가을의 갑사에서 느낀 감성이 담긴 룸스프레이.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
▲ 시각장애인 조향사가 계룡산 가을의 갑사에서 느낀 감성이 담긴 룸스프레이.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

다른 사회적경제기업과 협업 사례도 있나?
많은 사례가 있지만, 설립을 지원했던 '안전산행가이드'서비스를 소개하고 싶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등산이 유행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등산 경험이 많지 않고 안전산행을 위한 준비가 미흡한 경우도 많아 국립공원 중 가장 많은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안전산행가이드'는 국립공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지역주민이나 산악전문가를 공단에서 '가이드'로 양성해 탐방객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2019년 최초로 가이드를 양성하고, 2020년에는 지리산을 중심으로 제1호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2호는 '우이산악협동조합'인데 도심에서 접근하기 쉬운 북한산국립공원을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외국어 해설이 가능한 '외국어 가이드' 30명을 포함한 75명의 가이드를 양성했다. 공단은 예약플랫폼을 만들어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협동조합의 판로개척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협업해 테마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여 홍보를 지원하기도 한다. 국립공원은 지역사회의 상징적인 역할을 하기떄문에 국립공원 안에서 일어나는 일뿐만 아니라 국립공원을 둘러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특히,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설립목적인 '공공성',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립공원이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어 소개할 만한 사업들이 많을 것 같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 그리고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국립공원공단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는 듯하다. 공단은 '자연과 사람을 잇는 GREEN PLATFORM'이라는 ESG 경영 비전을 바탕으로 '국립공원形 ESG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공원이 가진 특성과 강점을 활용해 국가 2050 탄소중립 전략을 선도하고, 지역문제 해결에 더욱 큰 역할을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공기업과 같이 수익을 창출하는 공기업과 달리 정부의 사업을 위탁받아 집행하는 준정부기관인 공단에서 ESG 경영을 한다는 것에 있어 고민이 있었지만, 민간의 ESG 경영을 지원해 더 나은 국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이 있어 추진을 결정하게 되었다.

최근 한화솔루션과의 협업을 통해 지리산 고산지대의 구상나무가 죽어가는 원인을 규명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고, 국립공원 시설에는 태양광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탄소배출량 감소에 힘쓰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해안생태계 보전사업에 함께 참여해 주민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방풍숲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도 ESG 경영을 실천하고자 하는 기업들과 활발히 논의 중이며, 앞으로 지속해서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요즘 가장 관심 있는 관심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행안부의 정부혁신강사로 활동하며, 공직사회에서 혁신의 주체로 활동하고 있는 공공혁신가들의 우수사례를 알리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배우고 함께 성장하려 노력 중이다. 빠르게 변모하는 시대 속에서 공직사회는 다소 경직되어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작지만 확실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는 '공공혁신가'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들은 '공공성'과 '공동체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활용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나는 이러한 '공공혁신가'들이 사회를 좋은 쪽으로 이끄는 주체라고 생각한다. 비록 당장은 작아 보이지만 내일이 보이는, 지속가능한 사례들을 계속 발굴해나간다면 국민들도 공직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
 

▲ 국립공원공단 김정연 계장. [사진=본인제공]
▲ 국립공원공단 김정연 계장. [사진=본인제공]

라이프인을 후원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처음 사회적 가치, 사회적경제 업무를 맡았을 때가 생각이 난다. 무작정 관련 자료들을 모으고 나만의 개념을 세워가던 도중 라이프인을 만나게 되었다. 라이프인은 정책적, 경제적 이슈를 주로 다루는 매체와는 다르게 '사람'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결국 '사람'이라는 것과 이런 활동들이 특정 개인의 이익이 아닌 비영리로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라이프인이 조금 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로 인해 나와 같이 라이프인의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다.

평소 라이프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최신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라이프인이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는데, 최근에는 전체적인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내용들로 확장되며 더욱 이야기가 다채로워졌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묵묵히 자기자리에서 사회문제 해결에 역할을 다하고 있는 사회혁신가들의 모습을 통해 긍정적인 동기 부여를 하고 있다. 동시에 공공기관의 담당자 입장에서 새로운 협업 파트너를 물색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국립공원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가 있을지 고민하는 재미가 있다. 

앞으로 라이프인이 언론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지.
최근 라이프인이 시작한 뉴스레터 [씀:레터]와 같이, 라이프인은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자칫 쉬이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문제들을 짚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삶과 밀접한 이야기, 기사를 읽는 모두가 스스로 물음표를 던져볼 수 있는 이야기를 계속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사회혁신과 사회문제 해결, 그리고 사회적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인 '공공'을 더욱 깊이 조명하는 기사들도 많아지기를 소망해 본다. 각자 다른 성격을 가진 공공기관들이 본연의 업과 연관해 어떤 방식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지를 다루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당신의 라이프인(人)은?
사회혁신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참여와 협력, 소통과 연대'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추진해 온 일들과 그 결과 얻은 성과는 결코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각 국립공원 사무소에서 지역과 소통하고 함께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국립공원공단의 사회혁신 담당자들이 나의 라이프인(人)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나에게 늘 새로운 시야를 가져다주고, 실무적으로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아낌없이 애정 어린 조언을 해주는 혁신가 에이든(Aiden)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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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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