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사회적경제 트렌드 키워드 'Value'(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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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사회적경제 트렌드 키워드 'Value'(가치)
[연말연시 기획 파트Ⅰ] 2019 사회적경제 주요 키워드를 조합한 단어는?
  • 2019.12.23 01:26
  • by 이진백 기자

2019년 한 해 동안 사회적경제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국정과제로 채택되면서 사회적경제는 민간과 공공부문에서 빠르게 양적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사회적경제의 시대'라는 표현할 정도다(2019-73호: 사회적경제, 금융생활경제연구소 굿랩). 그만큼 공공과 민간부문,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사회적경제와 사회적 가치가 논의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라이프인은 올 한 해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경제와 관련하여 어떤 논의가 얼마나 이루어지고, 얼마나 실제적 현상으로 연결되었으며, 어떻게 내년도로 이어질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일 년간의 성과와 남아 있는 과제를 짚어보고 내년도 사회적경제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① 2019 사회적경제, 결정적 순간들 - 상반기
② 2019 사회적경제, 결정적 순간들 - 하반기
③ 물들어온 사회적경제, 바다로 나갈 준비됐나요?
④ 2019 사회적경제 트렌드 키워드 'Value'(가치)


"많은 기업이 사회적 가치가 지속가능한 기업 성장의 토대가 된다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전도사'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달 1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DIAOYUTAI)에서 열린 '베이징포럼 2019'에서 한 말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과 기업의 성장이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올해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가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 중심으로 개편된 첫해다. 일자리, 안전, 윤리경영, 상생 협력 등의 평가 배점이 종전보다 50% 이상 확대되어 이들 요소가 기관별 등급을 나누는 데 큰 작용을 했다. 사회적 문제 해결='등급'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 곳곳에 '사회적경제'와 '사회적 가치'의 열풍이 불고 있다. 민간기업,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대형 조직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만드는 사회적 가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치소비와 착한소비가 최신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사회적 가치가 조직과 브랜드 평판을 높일 뿐 아니라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회적 가치'는 올 한해 사회적경제와 관련되어 회자된 용어 중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일 것이다. 사회적 가치는 최근 공공부문 및 영리부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익적 노력을 강조하는 개념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라이프인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수많은 단어를 두고 두루 고민한 끝에 라이프인이 2019년도 사회적경제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한 단어의 조합은 'Value'이다. 라이프인은 사회적경제 트렌드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5개의 세부 키워드를 조합한 'Value'라는 단어를 제시한다.

▲Social Venture (소셜벤처) ▲Alternative (대안) ▲Local (지역) ▲Union (연합) ▲Ecosystem (생태계) 등 5개 트렌드의 머리글자를 딴 이번 키워드는 '더불어 잘사는 미래 사회로 나아가는데 있어 우리 사회가 회복, 지향해야 할 핵심적인 가치'란 의미를 담았다.

 

■ Social Venture (소셜벤처)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한-스웨덴 경제사절단 국빈방문 일정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6개 소셜벤처(▲엔젤스윙 ▲닷 ▲테스트웍스 ▲오파테크 ▲모어댄 ▲유니크굿컴퍼니)가 올해 최초로 동행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다양한 소셜벤처들이 등장해 존재감을 조금 더 분명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도전! 케이(K)스타트업 2019 왕중왕'에서 우수상(장관상)을 받은 ▲딕션(청각장애인을 위한 발음교정 서비스 '바름')과 ▲마린이노베이션(해조류를 이용한 목재·플라스틱 대체재)은 소셜벤처이다.

▲ 혁신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벤처기업과 같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점에서는 사회적기업과 같지만, 혁신성을 지니면서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벤처나 사회적기업과는 다르다. ⓒ라이프인

소셜벤처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는 '한국형 사회적기업'이라 하고,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벤처기업으로 인식한다. 서울시는 '창의성과 기술을 기반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이윤도 얻는 기업'으로 설명한다.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으나, 통념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가가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통해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기업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과 경제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 ▲혁신 또는 혁신적인 접근방법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 ▲사업의 확장 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접근방법 즉 비즈니스 접근법을 활용하는 기업으로 정의되고 있다.

소셜벤처는 경제,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 방법을 통해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기업의 유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 전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도 소셜벤처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크게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소셜벤처 경연대회 포스터. ⓒ함께일하는재단

국내에서도 소셜벤처의 저변 확산과 사업화 지원을 위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소셜벤처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셜벤처 활성화를 위해 매년 1000억원 규모의 임팩트펀드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그 성장세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창업허브 등 공공에서 만든 스타트업 지원 공간이 전국에서 계속 문을 열고 있다. 소셜벤처와 일반 기업 간의 시너지 창출도 진행 중이다. SK그룹이 운영하는 'SV2 임팩트 파트너링' 제도가 좋은 사례다. 소셜벤처와 임팩트 있는 협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제곱으로 창출하겠다는 의미로 개발한 모델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임팩트 파트너링’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 분야의 인진, 오투엠 등 4곳의 소셜벤처를 선정하고, 사회적 가치 기반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 수 있도록 모색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장착한 소셜벤처가 늘어나고, 스타트업(Start-up)단계에 진입한 소셜벤처의 성장이 지속하여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의 마중물이 된다면 주주와 회사의 이익만을 쫓고, 돈 버는 일을 사람보다 중시했던 기업의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지난 10년보다 더 빠르게 기업과 사회를 바꾸어 갈 것이다.   

 

■ Alternative (대안)

▲ 제2회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거대자본과 정보기술의 발달은 국가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불평등을 가속화하여 왔으며, 마침내 전 세계인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해 지혜를 모으게 되었다. 이 속에서 사회적경제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새로운 대안 모델로서 커다란 흐름을 타고 있다.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대전선언문 中 일부 발췌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사회적경제 박람회 연설에서 "이윤을 앞세우는 시장경제의 약점과 공백을 사회적 가치를 함께 생각하는 경제로 메워주는 것이 사회적경제"라고 말했다. 지금 이 시대는 많은 사회문제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하지만 소득불균형, 청년실업 같은 문제들을 경제적 관점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사회와 연결시켜 해법을 찾아가려고 한다. 경기 침체의 체감도가 더해지면 더 해 질수록 부각되는 대안경제가 있다. 바로 '사회적경제'다. 사회적경제는 불평등과 사회적 배제 등의 사회문제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적 경제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사회적경제가 경제의 중요한 축이 된 지 오래이다. 스웨덴의 경우 노동인구 중 11%가 사회적경제에 종사하고 있다. EU 국가 전체의 평균 고용비중도 6.3%에 달한다. 캐나다 퀘벡지역은 사회적경제기업의 매출이 퀘벡주 전체 GDP의 약 8%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 분야의 수는 사회적기업(2372개 / 2019년 11월 기준), 협동조합(1만6775개 / 2019년 현재 기준), 마을기업(1592개 / 2019년 6월 기준), 자활기업(1211개 / 2018년 말 기준) 등 주요 사회적경제기업 수는 2만1950개에 불과하다. 고용 규모는 사회적기업(4만6665명), 협동조합(2만9861명), 마을기업(1만9261명), 자활기업(1만3512명) 등 10만929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1월 기준으로 국내 총 취업자 수는 2751만 5천명(출처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으로 우리의 사회적경제기업 고용비중이 아직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에게는 더욱 많은 발전가능성이 남겨져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부터 사회적경제의 가치에 주목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했고 청와대에 '사회적경제비서관'을 신설했다. 일자리위원회에 '사회적경제 전문위원회'를 두었고 그간 여러 부처가 각각 열었던 행사들을 합쳐 모든 사회적경제 관련자들이 참여하는 민·관 통합박람회로 개최했다. 2017년 10월에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중소기업기본법 등 7개 법령을 개정해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도 크게 개선했다. 정부는 올해도 사회적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구현을 위한 사람중심 경제'를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 모두 이룰 수 없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이다. 강한 의지와 열정을 가진 이들이 더 많이 동참해야만 사회적경제가 더 깊게 뿌리내릴 수 있다. 사회적경제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행복한 오늘을 만드는 사람 중심의 경제다. 

 

■ Local (지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토면적에서 읍·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83%에 달했으나 정작 거주인구 비중은 18.8%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농가 45%, 어가 36%, 임가 42%로 우리나라 전체 고령인구 비율(14.4%)보다 3배 정도 높다. 장애인 비중도 21.5%로 전국 평균 5%(군지역 8.5%)보다 4배 이상 높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생활 서비스는 물론 의료, 복지, 교육, 여가시설 등 사회서비스도 도시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반면 복지수요는 지역별로 다양해지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농어촌의 월 5회 이상 의료기관 이용 주민 비율은 5.4%로 도시 3.5%보다 1.9%포인트 높으며, 이동 소요시간도 23.9분으로 도시 15분에 비해 길다. 특히 면지역 농촌주민의 이주 희망사유로 14.5%가 자녀교육문제를 꼽아 도시보다 3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빈부격차, 양극화와 농촌문제 등 지방붕괴 문제 고민에서 사회적경제가 출발했다. 취약계층의 고용, 돌봄 등 공동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경제적 활동이 사회적경제다.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경제활동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사회적경제'. 사회적경제가 농·산·어촌에 부족한 서비스를 보완하고 활력을 더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다양한 주민생활 영역에서 협동하는 지역사회. ⓒ성동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지역마다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실험들이 시도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사회적경제는 ▲노동시장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창출과 노동통합의 대안적 고용형태 제공 ▲지역사회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사회서비스의 공동생산 ▲낙후된 지역사회의 사회ㆍ경제적 재생 ▲다양한 사회적 배제에 대응하는 사회포용 등의 역할을 요청받고 있다.

최근 정부는 지역 주민들의 사회적경제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와 연계한 농산어촌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농·산·어촌의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경제가 주목되는 이유는 사회적경제 기업이 일반기업보다 생존률이나 일자리 창출이 유리하다는데 있다. 지난해 사회적경제기업 수 증가율은 전년대비 11.4%로 중소기업 연평균 2.6%나 높았고 협동조합 등 4대 유형의 취업자 수 증가율도 10.3%로 중소기업 연평균 4.0%보다 높았다. 또한 3년 생존율에서도 지난해 90.5%로 일반기업 41.5%(2016년)보다 높았다.

여기에 농·산·어촌에는 영농·영어조합법인, 농·수·산림조합을 비롯해 주민 간의 친밀성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경제활동 경험이 축적돼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농림어업 이외에 복지·환경·교육·문화 등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분야와 결합돼 새로운 경제주체가 성장할 수 있는 확장성도 보유하고 있다. 농·산·어촌의 공익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고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젊은 귀촌인이 증가하는 점도 기회 요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농·산·어촌에는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조직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농·산·어촌에는 사회적기업 643개, 협동조합 4207개, 마을기업 967개, 사회적 농장 9개 등 5000개 이상의 사회적경제기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처럼 사회적경제기업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젊은 인력이 부족하고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지도도 낮다. 농식품부 조사결과에서도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운영상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자금 부족(43.6%), 홍보·마케팅 역량 부족(25.3%)등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 지역개발사업 시설, 마을만들기 활동가 등 보유한 자원이나 지원 정책사업은 많으나, 대부분이 소관 부처나 제도가 달라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회적경제가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되고 지역별로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나섰지만 지역만의 색깔을 담은 사회적경제 활동이 미비했다는 평가도 있다.

 

■ Union (연합)

ⓒ라이프인

2019년은 사회적경제 내 협동과 연대의 끈이 더욱 견고해진 한해였다. 노동자협동조합들이 함께 운영하는 'BTS지원단'이 지난해 12월 구성된 후 본격적 활동에 들어갔고, 국내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최대 자금원이 될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1월에 출범을, 4월에는 '전국협동조합협의회'가 창립총회를,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연합회인 '쿱차이즈연합회'가 설립됐다. 또한 소셜벤처들의 연대체 '임팩트 얼라이언스(Impact alliance)'가 9월 출범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15개 회원조직 2,500여명 조합원이 참여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노동자(직원)협동조합 연합조직인 '일하는사람들의협동조합연합회(이하 워커쿱)'는 지난해 12월 12일 ‘BTS(Buy-out, Transformation, Start-up)지원단을 구성하고 올 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BTS지원단은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인수·전환·설립을 지원하는 워커쿱 운영의 사업단으로 기존 조직을 인수해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하거나 새로 설립하는 과정을 밀착 지원한다. 주요 활동으로는 ▲기업 인수를 통한 노동자협동조합 설립지원 활동 ▲기업구성원들의 노동자협동조합 전환지원 활동 ▲신규 노동자협동조합 창업지원 활동 등이다. 

재단법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사회적금융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1월 23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과제인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소규모 사회적 금융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재원을 공급하는 '도매금융' 역할을 한다. 농협중앙회와 신협중앙회, 은행연합회 등 금융권 단체들이 후원기관으로 참여할 예정이며 향후 5년간 총 3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조성한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성장과 규모화를 위해 필요한 인내자본 공급 ▲사회성과보상사업(SIB) 등 사회문제 예방과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고(高)임팩트 사회적 목적 프로젝트 지원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육성·시장 기반 구축 등을 핵심적으로 추진한다. 또, 민간의 자발적 기부·출연 등을 통해 주요 기금 재원을 확보하고, 각종 정책기금 및 민간기금과 협력해 사회적 금융 수요에 맞는 출자·대출·출연 등 다양한 사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재)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지속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재정보완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정부·지자체의 사회가치기금 출연·출자가 가능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등 법률적 근거 마련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쿱차이즈연합회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하는 1830피자협동조합, 더덕솥뚜껑삼겹살협동조합, 베러댄와플협동조합, 보리네협동조합, 서울디지털인쇄협동조합 등 9개의 협동조합이 연합회를 구축, 국내 소상공인, 프랜차이즈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고자 지난 4월 설립됐다. 쿱차이즈연합회는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으로의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를 위해 지난 11월 부산(해운대센텀호텔), 서울(상상우리 교육장), 대전(소셜캠퍼스온)에서 공개강좌를 진행했다.

지역과 업종을 총망라한 협동조합들의 전국 조직이 탄생했다. 전국 지역별(9개)·부문별(3개) 협동조합 연합회와 834개 단위 조합들은 지난 4월 전국협동조합협의회(이하 전국협의회) 창립총회를 가졌다. 전국협의회는 협동조합 간 연대로 공동 발전을 도모하고, 사회에 협동경제 조성을 목적으로 한다. 전국협의회는 창립선언문에서 협동조합 관련 법·제도와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관련 법률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사회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의 소셜벤처 연합체인 '임팩트얼라이언스(Impact Alliance)'는 지난 9월 공식 출범했다.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비영리법인 등 96개사로 구성된 임팩트얼라이언스는 향후 ▲회원사들의 기본 활동과 성과에 대한 데이터 구축 ▲정부 지원 정책을 조율하고 설계할 수 있는 체계 구축 ▲생태계의 담론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컨퍼런스 운영 ▲구성원 근로 환경 지원을 위한 복지몰 운영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한다.

 

■ Ecosystem (생태계)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전국 대학 교수들이 2019년 올 한 해 사회를 관통하는 사자성어로 몸은 하나, 머리가 두 개인 새를 가리키는 '공명지조'(共命之鳥)를 꼽았다. '공명지조'는 '불본행집경'과 '잡보잡경' 등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한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나는 새가 있는데, 한 머리가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자 다른 머리가 질투심에 독이 든 열매를 몰래 먹은 탓에 결국 두 머리 모두 죽었다는 이야기가 얽혀있다.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 혼자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착각하지만 사실은 목숨을 함께 나누는 '운명공동체'라는 뜻의 성어다. 보수·진보 양극 대립이 극심한 현 사회상을 지적하고 이러한 분열상을 해소하려는 노력보다 되레 이를 자기들의 목적에 이용하려는 지도층들의 행태를 꼬집는다.

그러나 이 용어가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사회적경제의 기반은 공동체다. 사회적경제의 핵심은 경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다. 사회적경제는 자본의 논리보다는 함께의 가치, 공생·협력의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로서, 기존의 시장 경제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실업과 양극화, 사회적 배제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융합, 공유와 협력, 자원연계 및 네트워크를 통한 해결방식을 지향한다.

현 정부 들어 다양한 자원이 집중되고, 기존 전달 체계에 사회적경제의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경제를 협력 성장, 포용 성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삼고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과 지역별 사회적경제연대체들이 중심이 되어 과거 중앙정부들이 가졌던 '한시적 창업비용 지원을 통한 개별기업 자립촉진과 고용복지 성과달성'의 정책패러다임을 '사회 제 주체 간의 호혜성에 기초한 연대로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으로 변화시키는 정책혁신을 이루고, 문재인정부의 정책기조로 자리 잡게 하는 성과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등 민간의 사회적경제 실현을 촉진하기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TF는 민간 영역에서 다양한 사회 서비스를 개발, 비즈니스화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부처 간 협업을 이끄는 한편 대기업을 포함해 민간 기업과 소통 창구로서 시장 촉진자 역할을 한다. 전담 TF를 꾸린 것은 민간의 사회적 서비스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많은 기업이 단순히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정한 이익도 확보하는 데 관심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도 기업인과 만남 자리에서 사회적 과제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수차례 당부했다.

최근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이 관 주도보다는 민간 주도 협치와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강조하는 현 상황에서 사회적경제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민·관, 민·민 자원연계와 미션별 협업을 통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정보 공유와 제도 정비, 주체역량 강화, 시장 조성 등이 종합적·유기적으로 결합돼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생태계 구축은 지속되어야 한다. 현장조직을 발굴, 육성하고 시장의 자금공급자와 연결하는 중간지원기관이 더 많아져야 하고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나아가 공공기관들도 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또 현장조직들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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