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트렌드로 보는 사회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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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트렌드로 보는 사회적경제
2020 올해의 사회적경제 트렌드 엿보기
  • 2020.01.24 10:03
  • by 이진백 기자

2019년 한 해 동안 사회적경제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국정과제로 채택되면서 사회적경제는 민간과 공공부문에서 빠르게 양적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사회적경제의 시대'라는 표현할 정도다(2019-73호: 사회적경제, 금융생활경제연구소 굿랩). 그만큼 공공과 민간부문,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사회적경제와 사회적 가치가 논의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라이프인은 2019년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경제와 관련하여 어떤 논의가 얼마나 이루어지고, 얼마나 실제적 현상으로 연결되었으며, 어떻게 2020년도로 이어질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지난 일 년간의 성과와 남아 있는 과제를 짚어보고 새해 사회적경제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① 2019 사회적경제, 결정적 순간들 - 상반기
② 2019 사회적경제, 결정적 순간들 - 하반기
③ 물들어온 사회적경제, 바다로 나갈 준비됐나요?
④ 2019 사회적경제 트렌드 키워드 'Value'(가치)
⑤ 통계로 보는 2019 사회적경제 현황
⑥ 2020 사회적경제 주요행사 & 일정 미리보기
​​​​​⑦ 2020년대 사회적경제를 위한 제언
⑧ 김인선 진흥원장 "비어있는 부분 노크하는 진흥원될 것"
⑨ 2020 사회적경제 장기전망과 과제
⑩ 2020년대 맞이한 4대 생협, 미래비전 들여다보기
⑪ 내가 사회적경제를 좋아하는 이유
⑫ 2020 트렌드로 보는 사회적경제

돼지의 해인 기해년을 보내고 풍요와 재물을 상징하는 쥐의 해 경자년이 밝았다. 

2020년,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변할까?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삼고 다양한 사회적경제 육성 정책을 펼쳐왔다. 이러한 기조는 2020년에도 이어질 예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내년은 그동안 우리 정부가 시행한 정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거두어야 하는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같은 날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도 '포용기반 확충'을 정부의 내년도 4대 경제정책방향 중 하나로 설정하면서 그에 따른 세부 실행계획으로 '공정경제 확산 및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제시했다.

그렇다면 2020년,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어떻게 변할까. ▲매 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멀티 페르소나' ▲고객과의 마지막 접점에서의 만족을 의미하는 '라스트핏 이코노미' ▲기업의 선한 경쟁력을 구매 기준으로 삼는 세대 '페어 플레이어'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면서 상품·서비스가 '스트리밍'되는 라이프 ▲팬덤에 속하는 것을 넘어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팬슈머' ▲기업·브랜드가 적자생존을 넘어 특화해야 살아남는다는 '특화생존' ▲'오팔세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등장한 베이비부머 세대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계발형 인간 '업글인간' ▲알바생이 아닌 '긱 워커' ▲나에게 공정한 사회를 찾는 '맞춤형 공정성' ▲개성 넘치는 신 소비자 '매력슈머' ▲온라인에서 누구(Who)와도 서슴없이 친구(Friend)가 된다는 '후렌드' ▲개취존(개인 취향 존중)시대 ▲가격과 안전성을 넘어 개인의 신념이 선택의 기준이 되는 '미닝아웃(Meaning Out)'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이라는 '편리미엄' ▲서스테이너블 라이프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여성의 경제적 파워를 뜻하는 '쉬코노미' ▲이왕이면 착한소비(자신만의 가치 표현) ▲1코노미와 미코노미 ▲공간을 재정의하는 '공유경제' 등 앞에서 열거한 것들은 2020년 쥐의 해를 선도할 다양한 트렌드의 키워드 가운데 일부이다. 

2019년 대세는 '뉴트로'였다. 그렇다면 2020년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 될까? 2020년에는 밀레니얼, Z세대가 소비 주도층이 될 것이다. 이들 세대는 모바일 문화에 익숙하고, 가치관, 사고방식, 생활방식에서 기성세대와 매우 다르다. 이들은 일과 삶의 균형, 행복과 자기만족,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한다. 이들은 소유보다는 공유에 더 가치를 둔다. 

소비에 대한 트렌드는 빠르게 등장하면서 무게감 있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전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가 '가심비', '가치소비', '착한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개인이 무언가를 구매할 때, 타인과 사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을 고려하는 경향이 증가했다. 사회 전반에서 '공정함'에 대한 열망이 눈에 띄게 중요해졌다. 소비자들은 상품의 객관적 특성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도덕성까지 따진다. 소비자는 직접 생산 과정에 참여해 즐거운 경험을 느끼는 생산자가 된다. 더 이상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경쟁은 이 시대를 대변하지 못한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외치는 Z세대들, 1인가구의 권리를 찾기 위해 뭉친 청년들, 지역문제에 관심있는 주민들...'조직'이라 부르기엔 거취가 자유롭고, '모임'이라고 부르기엔 목표가 분명한 '느슨한 연대'가 확산된다.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제도 개선을 위한 행동에 나서는 프로젝트 형태의 시민 모임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사회적경제 온라인 미디어 라이프인은 2020년 트렌드를 기준으로 △소비자 △지역 △산업 △경제 등 측면에서 연계된 사회적경제 키워드를 소개한다. 

■ 2020년 사회적경제 트렌드 키워드의 첫 번째,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2020년에는 '밀레니얼 세대'와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된 여성' 등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가성비'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이들이 소비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거란 관측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말에 발간한 '2020년대에 주목해야 할 7대 트렌드' 보고서(2019.12)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브랜드 선택 특징은 편의성(37%), 사회적책임(27%), 이커머스 가능(27%) 여부가 상당히 중요해 졌다. 

연구소는 2020년 트렌드로 구매력이 늘어난 밀레니얼(1980~2000년생) 세대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 여성 등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를 즐겨 쓰고 실속과 가치를 중시하는 그들의 소비 문화가 사회 전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은 2030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가 소비의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소비활동에 있어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소비태도가 강해지고 있다. 이윤 추구가 최우선 목적인 기업도 사회 구성원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사회적 가치 창출'이 기업 경영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같은 개념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주요 기업 경영진은 팔을 걷어붙이고 이 개념을 공부하고 나섰다. 기업이 과거처럼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례로 SK그룹은 계열사별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지표로 만들어 관리하면서 회계 장부에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함께 기입하고 있다. 

ⓒFreepik

사회적 가치란 사회·경제·환경·문화 영역에서 공동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다. 기업이나 사회 각 부문만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 전체 이익 추구이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큰 물줄기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CSR), 공유가치창출(CSV)보다 상위 개념이다. 이는 당연히 사회적경제기업인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이 주도적으로 창출해 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기업 중 비중이 1%도 안 되는 사회적경제기업에만 전적으로 맡겨선 안 된다. 공공기관은 물론 이제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모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까지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기업이 사회와의 관계를 비즈니스 전략으로 접근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균형적으로 창출할 때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 2020년 사회적경제 트렌드 키워드의 두 번째,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

더 빨리, 더 많이 짓던 시대는 지났다. 삶의 질을 중시하게 되면서 생활환경이 더 쾌적하고 아름답고 편리했으면 하는 요구가 많아졌다. 방치돼 있던 빈 주거공간이나 구시가지 등이 이색 카페나 핫플레이스로 변모하고 있다. 디자인과 편의성, 접근성, 주위 환경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시대적 추세다. 오래된 건축물과 생활 공간을 보존해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도시재생 사업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재개발, 재건축과 같이 도심의 낡은 건물과 사회기반시설을 철거하고 다시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성과 특징을 보존한 채 새롭게 도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기존의 도시개발이 전면 철거·재개발을 의미한다면, 도시재생은 기존의 것들을 고쳐 새롭게 활용하는 방식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역 주도로 도시 공간을 혁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전국의 낙후 지역 500곳에 매년 재정 2조 원, 주택도시기금 5조 원, 공기업 사업비 3조 원 등 5년간 총 50조 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 사업이다. 사업 대상지 절반 이상이 1000가구 이하의 '우리동네 살리기'와 같이 소규모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도시재생 사업은 도시재생 뉴딜사업과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같은 목적이지만 방법이 다르다고 이해할 수 있다. 먼저 도입된 도시재생 사업은 도시의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 도시 지역 자원을 활용, 도시를 사회·경제·물리·환경을 통합적으로 활성화키는 사업을 의미한다. 구조적으로 재개발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낙후된 도심을 개발하는 도시 경제 기반형과 근린형 2가지 형태로 노후 산업단지나 항만 등 핵심시설이나 역세권 등을 주변과 연계하거나 낙후한 근린공원을 재생하는 작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반면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지역이 주도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에 더 중점을 맞춘다. 기존 도시재생이 대규모 계획, 정부의 주도에 의한 사업이라면 도시재생 뉴딜의 경우는 원래 기반 시설을 바탕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도시 축소와 소멸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소규모 계획을 통해서 지자체와 주민들의 참여와 다양한 지원으로 실행하는 것으로 선정 기준에서도 얼마나 지속적으로 도시 재생 환경을 만들어가는지 주민들의 노력과 기여도를 검토한다.

▲ 5가지 유형으로 진행되는 도시재생 뉴딜정책. ▲우리동네 살리기 ▲주거정비지원형 ▲일반 근린형 ▲중심 시가지형 ▲경제 기반형. ⓒ도시재생뉴딜 공식블로그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주거정비지원형, 우리동네 살리기, 일반근린형, 중심시가지형, 경제 기반형 등의 형태로 5가지로 사업 형태를 나눈다. 거주민 1000가구 이하의 마을 중 선정해 휴게테크, 텃밭, 체육시설, 공원 등 주민들의 삶을 질을 향상시키는 생활밀착형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26일 제21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통해 올해 1조 9천억 원의 규모의 도시재생 뉴딜 신규 시범사업 선정과 계획을 발표했다. 도시재생혁신지구(국가시범지구)로 서울 용산, 천안 역세권, 고양 성사동, 구미 공단동을 선정, 지역에 맞는 생활SOC 사업, 임대주택 상가공급 등을 통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 내용을 밝힌 바 있다. 

■ 2020년 사회적경제 트렌드 키워드의 세 번째, '프랜차이즈 협동조합(Franchise Cooperative)'

보통 직장인들이 퇴직 후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창업'이다. 창업을 해 자기 자신만의 회사를 차려서 '사장' 또는 '대표'가 되어서 시간도 자유롭게 쓰며, 잘 되던 그렇지 않던 자기 소신에 맞게 자기 뜻한 바 대로 회사를 꾸려 나가는 것은 대한민국 수많은 직장인들의 로망이다. 특히 이러한 직장인들은 오랜 회사생활에 길들여져 사업에 익숙하지 않은 부분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이 잡혀있는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호한다.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해 왔고, 산업 규모도 매우 크다. 통계청과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10월 말 기준 가맹본부는 5087개이며 브랜드는 6245개다. 2018년 말 기준 자영업자 수는 676만2000명으로 이 중 25만1301명(3.71%)이 가맹점주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지난 2018년 연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같은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1807조7359억원의 약 5.5%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 정부의 최대 화두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리고 프랜차이즈는 중요한 일자리 창출 수단 중 하나다. 본디 프랜차이즈는 예비 창업자가 검증된 사업 아이템을 활용해서 사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지만 국내에서는 가맹점의 지속가능성과 관계없는 본부의 수익구조, 본부의 물품 강매, 인테리어 강제, 일부 최고경영자(CEO)의 사회적 일탈 행위 등으로 인한 가맹점의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1830피자협동조합

최근 기존 주식회사형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협동조합이란 소비자, 소상공인, 소규모 생산자 등이 출자해 조합을 만들어 1인 1표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을 뜻한다. 협동조합은 사업으로 이윤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기존 회사와 비슷하지만 조직 구성, 지향하는 목표는 기존 회사 등과 크게 다르다. 기존 회사가 영리를 최우선 목적으로 투자금을 모아 만든 조직이라면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권익 향상과 지역사회 공헌이라는 공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새로운 창업 트렌드인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는 기존 프랜차이즈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가맹점주의 권익을 크게 강화하는 형태의 사업 모델로, 가맹점주가 가맹본부를 소유해 가맹본부의 권력 남용과 이익 독식을 차단하고 점주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방식이다.

물론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역시 단점은 있다. 일단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는 주식회사 프랜차이즈처럼 성공을 거둔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맹점에 제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선결 과제가 있다. 고안해낸 사업 모델이 시장에서 통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창업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강력한 시장 공세에 맞서 소상공인들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높이기 좋은 사업모델인데다, 정부와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정책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서 향후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상당 부분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2020년 사회적경제 트렌드 키워드의 네 번째, '공유경제(Sharing Economy)' 

2020년 1월 대한민국에서 대략 세 집 건너 한 집은 1인가구다. 더는 혼자 사는 게 특별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마시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등 1인가구 관련한 신조어가 하루가 멀다 하고 매체에 등장한다. 

통계청의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인가구는 584만 9000가구로, 전체 일반 가구의 29.3%를 차지한다. 2인가구 27.3%(544만 6000가구), 3인가구 21.0%(420만 4000가구), 4인가구 17%(339만 6000가구), 5인 이상 가구 5.4%(108만 5000가구)를 크게 앞지르면서 이제는 1인가구가 표준이 됐다. 

1인가구가 증가하며 국내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라는 산업사회의 공식이 깨지고 주거의 형태도 소형화로 변화하고 있다. 가족단위의 경제활동 대비 소득이 줄어들며 1인가구 중 소비를 이끄는 주 경제활동인구 20~40대의 소비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이들은 '워라밸(일과 삶을 균형)'을 중시하고,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한다. 소비력이 크진 않지만, 풍요로운 삶을 중시한다. 목돈이 들어가가는 차량 구입 대신 카쉐어링을 이용한다. 주방을 공유하며 자신의 요식 사업을 하는 공유 주방부터 요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유 전동 킥보드까지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공유하고 있다. 

ⓒfreepik

공유경제는 공유기반 사회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 공유기반 사회는 지난 200년 동안 현대 사회를 지배했던 시장중심 체제로부터 벗어나 정책과 가치를 변경시키는 것을 말한다. 또한 공유기반 사회는 사적 소유물과 경제적 관점에서의 경쟁 환경 보호, 민주적 참여, 사회정의를 강조한다. 공유경제는 새로운 기술적, 경제적 패러다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자원의 과잉 소비에 의존하지 않고도 생산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새 질서를 선보였고, 자본주의적 소유의 욕망에 제동도 걸었다. 

사회적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기업 또한 경제 조정, 대량실업, 빈곤 확대 등 복지국가의 위기와 함께 새롭게 주목받게 되었다. 사회적경제 역시 전혀 새로운 형태와 내용으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국가와 시장에 의존해 온 신자유주의 노선이 빚어낸 대량 실업과 빈곤 등 사회적 배제의 확대를 처방하기 위한 전략적 대안으로 활용된 것이다. 공유경제와 사회적기업은 공동체주의 기본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협력의 탐구(co-operative enquiry), 공동의 가치(common value), 평등한 참여(equal participation) 등이 가능하도록 사회체제와 제도가 변화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공유경제는 그것이 지닌 새로운 패러다임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옛 패러다임을 넘어서지 못하는 치명적 결함을 안고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비판할 때 자주 쓰이는 용어가 있다. '임시직 경제'(Gig Economy). 이 말은 공유경제의 한계를 대변하는 표현으로 곧잘 인용된다. '임시직 경제'라는 표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자발적 참여자의 노동을 불안정한 위험 상태로 내몬다. 우버나 태스크래빗, 에어비앤비가 확산하고 주류화할수록 노동자들의 지위는 더 위태로워지고 노예화한다. 생산은 분산적으로 이뤄지지만, 이윤은 독점적으로 소유되는 모순된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이 시스템 안에서의 노동의 지위는 자본주의라는 옛 패러다임보다 더 퇴행적일 만큼 극적으로 추락한다. 노동조합의 결성이 법리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기묘한 환경을 만들어내는가 하면 플랫폼 기업의 이윤 독점을 위해 최소 수익 보장 체계도 무시된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조차 보장받는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경제적 안전망이 공유경제에선 모조리 해체된다.

참고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와 커먼스경제(Commons Economy)는 겉으로만 보면 작동 방식이 얼핏 비슷해보인다. 개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 그리고 분산적 자원 배분 시스템 등이 주요 특징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앞에서 공유경제를 굳이 영어로 따로 적은 이유는 우리말 '공유'(지)로 번역되는 Commons와 혼동을 피하기 위함이다. Sharing Economy와 Commons Economy를 기계적으로 번역하면 공히 '공유 경제'로 표기될 수 있지만 두 시스템의 차이는 개념적으로는 극과 극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위키피디아와 리눅스는 동료간 협력으로 생산이 진행되면서 동시에 특정 개인이나 사적 기업의 소유나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커먼스경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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