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자원순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인 프로젝트루프 소셜 3기 성과공유회가 지난 3일 오후 2시에 롯데월드타워 SKY31 31층 컨퍼런스룸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프로젝트루프 3기에 최종 선정된 3개 기업이 지난 6개월간 진행한 내용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본 행사에 앞서 롯데케미칼 기술전략본부 황민재 본부장은 "전문가 그룹은 ESG나 환경 문제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지만, 구글 검색 데이터에 의하면 일반인은 AI에 100배 이상 관심이 높다. 이러한 인식 차이를 줄여야 한다. 롯데케미칼도 친환경 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노력하며, 프로젝트루프를 통해 자원 선순환 핵심 기술을 발굴하고 비전을 달성하는 길을 열어 가겠다"라고 환영사를 전했다.
첫 번째 사업 발표는 찬솔사회적협동조합 김인환 대표가 발달장애인 대상 조립형 교구 '늘품'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울산에 위치한 찬솔사회적협동조합은 더 많은 발달장애인이 사회에서 활동하길 꿈꾸며 현직 특수교사가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다. 김 대표는 "울산에는 자동차 협력업체에서 조립하는 직종이 많은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기 힘들었다. 그래서 조립형 교구 '늘품'을 개발해 직업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며 개발 배경을 밝혔다. 늘품은 직업훈련용과 창의용 두 가지 버전이 있으며, 기존에 나무로 제작하던 걸 프로젝트루프를 통해 재생플라스틱으로 변경했다.
찬솔사회적협동조합은 현재 23명의 발달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발달장애인과 취약계층이 직접 늘품 강사로 활동하며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기대를 전하며, 앞으로 전국 특수학교 및 일반 학교의 특수학급과 노인 요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400억 정도 시장 규모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일본 시장으로 진출도 염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스티로폼을 대체하는 바이오 발포 시트를 만드는 'TSP바이오켐' 홍성대 대표는 "스티로폼 순환 시스템은 이미 갖춰졌으나, 70%가 중국에 수출하고 30%는 매립이나 소각하고 있다. 중국에서 환경 문제로 언제 수입을 막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생산과 제조를 줄여야 하는 게 시급하다"라고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다른 플라스틱은 친환경 소재로 많이 대체되고 있으나, 스티로폼은 마땅한 대체제가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특히 건축 단열재에서 널리 쓰이는 중이다.
바이오 발포 시트는 기술개발을 마치고 양산 단계로, 단열을 위한 공기층을 만드는 원료 조성 기술이 핵심이다. TSP바이오켐의 제품은 안정적 비율로 섞여 공기층이 균일하고, 금형 기술과 후공정 기술까지 완성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바이오 시트는 전분을 기반으로 제작하는데, 단열 기능을 위해 플라스틱 PP와 PE를 10~30% 사용한다. 프로젝트 루프를 통해 이 플라스틱을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됐다. 그 결과 기존 스티로폼 대비 열전도와 단열 효과가 우수했다"라고 성과를 말했다. 또한 바이오 시트를 적용한 박스에 이어 앞으로 콜드체인 산업에까지 확장하고, 건축 시장으로까지 확대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표자인 스튜디오랩 감성훈 대표는 운영 중인 AI 기반 폐의류 분류 솔루션을 설명했다. 현재 생산하는 의류의 88%는 폐기되고 있는데, 재질별로 분류하지 못해서 의류 재활용률은 10% 미만이다. 그러한 이유로 패션 기업에 환경 관련 세금을 매기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세금 부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또한, 재생 원료가 주목받으며 폐페트병값이 오르고 있는데, 폴리에스터 의류 한 벌에서는 7~8 페트병과 동일한 재활용 소재가 나온다.
스튜디오랩은 이 부분에 주목해서 컨베이어 벨트에 의류를 올리면 AI기술로 자동 분리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면, 폴리에스터, 나일론, 아세테이트를 분류할 수 있으며, 이미 의류 2만 건 이상의 정보를 수집했다. 감 대표는 "폐의류를 친환경적으로 폐기해야 하는 공공기관이나 패션 기업에서 폐의류를 받아, 분류한 뒤 이를 필요로 하는 화학 업체에 판매할 수 있다. 원래는 세탁기 내부에서 소재를 구분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프로젝트 루프를 통해 폐의류 쪽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하고, "이제 폐의류를 섬유 쓰레기에서 '원재료의 광산'으로 바꾸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모든 발표가 끝나고, 사전심사를 통해 스튜디오랩이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어, 환경부 장관상과 상금 2천만 원을 수여했다. 감성훈 대표는 "다른 기업의 문제의식과 솔루션에 감동했다. 모두 어려운 문제를 풀고 있는데, 더 발전하라는 의미로 준 상인 것 같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 2부에서는 '그린 스타트업 육성 현황 및 계획, 협력'에 관해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의 진행으로 패널토크가 이어졌다.
패널로 참여한 환경산업기술원 최상웅 실장은 "지원 사업에 전통 환경 분야의 기업 지원이 많아서 유니콘 같은 스타 기업을 발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빅테크나 녹색 신사업 지원을 확대해서 우수사례와 성과가 나와야 지원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지원 기관의 입장을 설명했다.
롯데벤처스 배재한 팀장은 '환경분야 임팩트투자 동향, 기업 공모전과 VC 투자와의 연계성'을 주제로 "투자 혹한기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투자가 경색되면 성과를 가장 요구받는다. 아이디어나 미래 가능성을 고려했던 시기가 지났다"고 현황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성장 호흡이 긴 환경 분야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성과를 보이는 게 어렵기 떄문에, 공모전에 주목해야 한다. 많은 대기업이 공모전 활동을 많이 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공모전에서 선정된 기업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라고 조언했다.
프로젝트루프를 운영한 롯데케미칼 CSV팀 김병열 팀장은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올해 부산에서 마무리된다. 플라스틱의 전주기적 감축 방안이 논의될 거로 예상하는데, 재생 원료를 개발하고 제품에 적용하는 게 롯데케미칼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폐페트병 수거에서 시작해, 재생플라스틱 제품화와 클러스터 거점을 만들어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프로젝트 루프는 플라스틱을 순환경제로 돌리는 유의미한 작업"이라고 설명하며 녹색성장과 기후테크 분야에서 앞으로 만날 기업들과 상생하며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