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매일 익숙하게 듣는 말이다. 이제는 위기를 넘어 '기후 재난'으로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라고 하지만, 그 속도를 실감하지 못한 채 위기감 없는 일상을 보내기도 한다. 게다가 기후 관련 허위 사실이나 과도한 뉴스에 노출되어 '녹색피로감'을 느끼고 귀를 닫는 사람들도 있다. 미디어가 기후위기를 어떻게 다루고 전달하느냐는,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와 직결된다. 

역대 가장 뜨거운 지구를 갱신하고, 매년 경험하지 못한 재난 상황을 갑작스럽게 맞이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나 동‧식물의 멸종을 넘어선 인류생존의 위협도 기후위기를 원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관심 있는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이 사회가 이상하리만큼 고요하다. 위험이 턱 밑까지 차올랐는데도, 마치 내 일이 아니라는 듯 문제를 대한다. 이 숨 막히는 답답함에 대해, 느린서재 출판사에서 출간한 '카메라로 지구를 구하는 방법' 저자들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렇게 무관심해도 되는 걸까? 나에게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후 위기라면, 이대로 모른 척 살아도 괜찮은 걸까?"
 

ⓒ느린서재
ⓒ느린서재

'카메라로 지구를 구하는 방법'은 지구와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를 찍은 PD 8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늘부터 무해하게 ▲정글의 법칙‧공생의 법칙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기후클래스 ▲오늘의 기후 등 기후 문제를 다양한 시각과 주제로 풀어냈다. '카메라'라는 공통의 도구를 통해서.

 

지구와 환경 관련 다큐를 찍었던 PD들은 말한다. 그들 역시 처음부터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았던 건 아니라고 말이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혹은 우연히 접하게 된 하나의 사진, 어떤 소문, 그저 궁금해서 만나게 된 한 사람으로 인해서 그들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를 연출한 김가람 PD는 수많은 옷들이 쌓여 있는 옷의 산에서, 섬유를 뜯어 먹는 염소 사진을 보고 다큐멘터리 기획을 시작했다. 

PD가 할 수 있는 일은 카메라를 들고 지구 곳곳을 촬영하는 것이니, 그렇게 마주한 기후 위기의 모습을 조금 더 쉽게, 조금 더 명료하게 독자들에게 전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동료 PD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카메라를 통해 보고 듣고 경험한 기후 위기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할 방법을 같이 고민해보자고 말이다.

[출판사 서평 중]

 

책은 '선진국이 자국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개발도상국에 수출한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뤄진 마을'을 비롯해 살해 위협을 받는 환경운동가들과 고통받고 멸종해가는 동물, 재난으로 폐허가 된 지역까지, PD들이 본 기후위기의 민낯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그들은 비참하고 끔찍한 현실을 마주하고 이 이야기를 어떡하면 잘 전할지 무척이나 고민했을 것이다. 심각한 현장을 이 이야기를 늦지 않게 전달해야 하지만, 잔소리로 들려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통한 '서툰 통역가'로서 역할을 어떻게 수행했는지, 책과 PD들이 연출한 TV 프로그램을 비교하며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기후 위기는 과학자들이 과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또한 나와 상관없는 북극곰의 일도 아니다. 바로 내일, 그리고 다음 달, 내 앞에서 벌어질 문제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너무 늦게 도착하지 않기를 바라며 책을 만들었다.

사과 생산지가 대구에서 강원도까지 올라간 것도, 벌들이 실종되어 과일 농사를 망치는 것도, 여름날이 점점 길어지며, 매해 감당할 수 없는 폭우가 내리는 것도 모두 기후 위기와 관련된 일이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지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보다,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그 작은 일은 이 책을 쓴 PD들이 만든 다큐를 보는 것일 수도 있고, 이 책에 담긴 이야기를 널리 퍼뜨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출판사 서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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