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활용한 임팩트 투자의 의미는? "사회 문제 해결하는 기업다운 방식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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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활용한 임팩트 투자의 의미는? "사회 문제 해결하는 기업다운 방식 찾아야"
한국사회투자, 기업 기부금 재원으로 하는 임팩트 투자의 의미와 가능성 알리는 '비영리, 임팩트 투자를 말하다' 세미나 개최
  • 2024.04.30 12:05
  • by 노윤정 기자

임팩트 투자는 우리 사회 난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재무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임팩트 투자자들은 예상 수익률 외에도 해당 기업의 미션이나 사업이 얼마나 기후위기 대응, 빈곤 해소, 불평등 완화 등과 같은 사회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판단하여 투자를 실행한다.

한국사회투자는 이러한 임팩트 투자의 지향과 의미를 잘 살릴 수 있는 재원으로서 기업의 '기부금'에 주목했고, 지난해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 및 기부금으로 운용하는 '기부펀드'를 론칭했다. 이후에는 다양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며 기부펀드를 알려 왔다. 한국사회투자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플랩자산연구소에서 개최한 '비영리, 임팩트 투자를 말하다' 또한 임팩트 투자 생태계 전문가와 실무자 등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기부 재원을 활용한 임팩트 투자의 의미와 가능성, 성과를 설명하고 조명하기 위한 자리로서 마련됐다.

■ "기업은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일까, 체인지메이커(Change Maker)일까?"

▲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라이프인
▲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라이프인

이날 기조강연은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가 맡아 '기업의 기부와 임팩트 투자'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임 변호사는 기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체인지메이커가 될 수 있을지 질문한 뒤,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기업과 사회의 관계를 살펴보고 자선적 기부와 임팩트 투자를 비교했다.

그는 사회와 기업의 새로운 관계 형태로서 '(기업의) 지역사회 참여'를 이야기하며 "해당 관점은 지역사회는 기업의 중요한 이해관계자이므로 기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고, 기업과 사회 문제가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생각에 기초한다"고 설명했다. 즉, 사회·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곧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 된다고 바라보는 관점이다.

또한 임 변호사는 기업들이 연간 5조 원에 달하는 재원을 기부했음에도(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국세청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0년 당시 기업 기부 총액은 약 5조 2천억 원이었다) 왜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문제들이 남아 있는지 반문하며 "지금까지의 기업 기부는 사회 문제를 해결했다기보다 악화를 막는 정도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임 변호사는 문제 해결 방식을 기업의 비즈니스 안에서 찾고자 했다. 그는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기업들의 자선 활동을 예로 들며 "기부한다고 하여 자립준비청년들이 겪는 문제가 해결될까? 지속 가능한 해결법은 그들에게 자립 가능한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브라더스키퍼, 소이프와 같은 사회적기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다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 기업의 기부는 개인 자선가가 기부하는 것과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다운 기부 방법으로서 ▲기업의 목적, 미션, 업의 성질에 따라 접근 ▲기부와 투자의 병행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지속 가능성'을 중점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며 "기업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에 참여해야 이윤이 창출되고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48조 원에 달하는 기업 기부금으로 몇 가지 사회 문제를 해결했는지 질문했으면 좋겠다. 한 기업이 하나의 문제라도 해결하려면 목적의식을 갖고 지속 가능한 방법론을 찾아내야 하고, 그 하나의 방법이 기부 예산으로 하는 임팩트 투자다"고 말했다.

▲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라이프인
▲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라이프인

다음으로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사회공헌 담당자가 알아야 할 임팩트 투자'라는 제목으로 임팩트 투자의 개념과 작동 방식, 사회공헌과 ESG경영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에 관해 설명했다.

특히 이 대표는 한국사회투자의 경험을 반추하며 "여러 가지 사회공헌 사업이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수행한 결과, 혁신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창출하는 소셜 임팩트가 가장 컸다"고 말하며 "기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시장을 활용한 솔루션 등을 정하고 이러한 솔루션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목표를 수립한 후, 자원 투입 및 기업 활동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Outcome)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루틴을 만들 때 소셜 임팩트 창출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임팩트 투자에 관해서도 "혁신기업 중 실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중 임팩트 창출에 진정성 있는 기업을 선정해서 투자한다"고 설명했으며, 한국사회투자가 임팩트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스케일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씨앗 같은 스타트업들이 투자와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튼튼한 스타트업,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새로운 혁신기업을 육성하는 자원이 되는 선순환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 모델의 특징은 혁신기업이 대기업 밸류체인의 한 축으로 들어가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ESG 사업 모델 고도화, 딥테크 활용, 순환경제 추구, 글로벌 파트너십 형성, 사회서비스 분야 주목 등 한국사회투자가 집중하는 ESG·임팩트 스타트업의 특징을 설명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 ⓒ라이프인
▲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 ⓒ라이프인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한국사회투자가 론칭한 기부펀드인 '임팩트퓨처'를 소개했다. (관련 기사: 이혜미 한국사회투자 이사 "기부펀드 통한 ESG 스타트업-대기업 협력, 임팩트 더 커질 것")

그는 한국사회투자가 기부펀드 모델을 이야기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우리가 본격적으로 규모 있는 임팩트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계기는 하나금융그룹의 기부였다"고 밝혔다. 한국사회투자는 창립 10주년을 맞은 2022년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 펀드'를 조성했고, 이를 계기로 ESG 기부펀드를 론칭·운영해 왔다.

이 대표는 임팩트 투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서 '촉매자본'과 '인내자본'의 역할을 꼽았으며, 기부금을 활용한 임팩트 투자에 주목한 이유를 "촉매자본과 인내자본으로서의 역할을 기부금이 가장 잘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회투자는 기부펀드 모델로 자체 모금 펀드인 임팩트 퓨처를 론칭하기도 했다. 임팩트 퓨처는 '미래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견인하는 임팩트 비즈니스 투자 육성 및 생태계 활성화'라는 목적 하에 조성돼 기후테크, 농식품테크, 사회서비스, 임팩트 모빌리티, 기타 ESG/임팩트 분야에서 업력 7년 이내 초기 기업, 비주류 창업가(여성, 지역, 탈북민, 자립준비청년 등) 중심으로 투자한다.

특히 기부펀드 모델은 수익이 났을 때 회수금을 펀드 목적에 맞는 사업에 재투자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비영리 임팩트 투자의 수익금은 미래사회 지속 가능성을 견인하는 비즈니스에 재투자된다"며 비영리 목적인 기부금으로 이루어진 투자가 임팩트 투자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투자 방식이라고 자신했다.
 

▲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 장희진 하나금융그룹 ESG기획팀 차장, 김경하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이지환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이혜미 한국사회투자 이사, 정호윤 월드비전 경영혁신본부장(화상 참여). ⓒ라이프인
▲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 장희진 하나금융그룹 ESG기획팀 차장, 김경하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이지환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이혜미 한국사회투자 이사, 정호윤 월드비전 경영혁신본부장(화상 참여). ⓒ라이프인

이후 '비영리 임팩트 투자의 의미와 성과'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이지환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기부를 통한 임팩트 투자의 강점을 설명하며 "확대·재생산이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에 기부함으로써 해당 비즈니스가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대기업들이 임팩트 투자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성 기부를 했을 때, 임팩트 투자의 대상이 된 기업이 협업할 기회가 된다"며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임팩트 비즈니스가 사업 계획 창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된다는 생각이 확산된다면 실무 단계에서도 신규 사업을 발굴할 때 소셜 임팩트를 그 안에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때 기업이 자신들의 기부금을 받은 곳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희진 하나금융그룹 ESG기획팀 차장은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 펀드'를 설명하며 "하나금융그룹은 2021년 ESG 비전인 '빅 스텝 포 투모로우'(Big Step for Tomorrow)를 선포했다. 그 비전 안에서 저탄소 소재 이용 촉진을 목표로 하는 환경 전략과 금융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목표로 하는 소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매칭 펀드는 양자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그래서 이 두 차원에서 ESG경영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기부펀드가 그룹의 ESG경영 차원에서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제구호개발 NGO인 월드비전 관계자도 참석해, 월드비전이 기부금 기반 펀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호윤 월드비전 경영혁신본부장은 ▲조직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고민 및 변화의 필요성 인식 ▲다양한 모금 기회 확보 고민 ▲빈곤 문제 해결에 있어 커뮤니티 스스로 수익 및 고용을 창출하는 구조 고민 등 기부펀드 모델을 고민한 배경을 먼저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실무 단계에서 처음부터 투자금을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투자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수익에 관해서도 말해야 한다"고 애로사항을 전한 뒤 "일단 리턴(Return)이 아주 낮거나 없는 기부금 등을 활용해 임팩트 펀드를 만들고, 여기에서 성공 사례를 발굴해 후발 투자자들도 유입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의 아이디어다"고 말했다.

또한 정 본부장은 "월드비전이 원래 해 오던 일을 하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해 왔던 일들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구호 활동에 전문성을 가진 비영리단체와 유사한 미션을 비즈니스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는 기업이 협력하여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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