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집 밖에서 사회활동 하려면"…제3차 서울시 사회적고립 연결 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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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 집 밖에서 사회활동 하려면"…제3차 서울시 사회적고립 연결 포럼 개최
중장년 고립생활자 공간·활동·대인관계·정서경험 분석…"집안·밖 모두 긍정정서 경험 적어"
공공복지 "가족이 버리고 사회가 품어도 보호자 등 가족만이 할 수 있는 법·제도에 막혀"
심리학 교수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행동 활성화 치료'가 사회적고립 해소에 효과적"
  • 2023.10.28 01:43
  • by 이새벽 기자
▲ 2023년 서울시 사회적고립 연결 포럼 제3차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26일 슈피겐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송인주 서울시 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 장미나 더 서로이음 대표, 이효정 가양4종합사회복지관 과장, 최병화 광진구청 복지정책과 주무관, 고선규 아주대학교 심리치료교육 교수. ⓒ라이프인
▲ 2023년 서울시 사회적고립 연결 포럼 제3차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26일 슈피겐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송인주 서울시 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 장미나 더 서로이음 대표, 이효정 가양4종합사회복지관 과장, 최병화 광진구청 복지정책과 주무관, 고선규 아주대학교 심리치료교육 교수. ⓒ라이프인

서울시복지재단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가 '제3차 서울시 사회적고립 연결 포럼'을 26일 서울시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사회적고립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김상철 서울시복지재단 대표이사는 "고립가구를 지역사회, 정책 서비스와 연결하기 위해 다각도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고립가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고립가구의 연결망 강화를 위한 발전적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서울시 사회적고립 연결 포럼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흔들리는 도쿄'를 시청했다. ⓒ
▲ 서울시 사회적고립 연결 포럼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흔들리는 도쿄'를 시청했다. ⓒ

포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현장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흔들리는 도쿄'를 시청했다. 영화는 10년간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 정신적인 문제나 사회생활에 대한 스트레스 따위로 인하여 사회적인 교류나 활동을 거부한 채 집 안에만 있는 사람)로 생활한 한 남성이 여자 피자배달부를 만나기 위해 용기 내어 바깥세상에 나오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 시청을 제한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장미나 더 서로이음 대표와 '1인 고립가구의 생활경험과 정책과제 개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경험표집방법(ESM; Experience Sampling Method, 전화나 문자로 특정 경험집단의 상황과 정서를 수집하는 연구방법)을 통해 30여 명의 사회적고립가구의 일상을 분석했다. 
 

▲ 송인주 서울시 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 ⓒ라이프인
▲ 송인주 서울시 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 ⓒ라이프인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중장년 1인 고립가구(연구집단)와 비고립가구(비교집단)의 특성과 실태를 비교했다. 고립의 기준은 도움받을 사람의 유무며, 고립가구는 비고립가구에 비해 학력이 낮고 주관적 건강상태·경제상황이 나빴다. 두 집단의 외로움을 측정한 결과, (척도: UCLA Loneliness Scale ver3, 43점 미만: 중, 43점 이상: 고) 고립가구의 외로움 점수는 43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송인주 선임연구원은 "특히 고립 위험 중 집단에 주목해야 한다"며 "고립 위험 중 집단은 외로움 수준은 높지만 도움 받을 사람은 있는 사람들인데, 외로움 수준도 높고 도움받을 사람이 없는 고립 위험 고 집단보다 트라우마 사건 수가 더 많고 참여하는 활동 수가 더 적었다"고 밝혔다. 
 

▲ 장미나 더 서로이음 대표. ⓒ라이프인
▲ 장미나 더 서로이음 대표. ⓒ라이프인

장미나 더 서로이음 대표는 고립가구의 일상을 외적맥락으로 '공간', '활동', '대인관계', 내적 맥락으로 '정서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발표했다. 

외적맥락 중 ▲'공간'에서 고립 위험 고 집단의 경우는 집 밖에 머무는 비율 중 일터와 관련된 공간에 머무는 비율이 고립 위험 중·저 집단에 비해 높았고, 고립 위험 저 집단의 경우는 여가·교제를 목적으로 집 밖에 머무는 비율이 높았다. ▲'활동'에서 고립 위험 고·중 집단의 경우 TV 시청, 인터넷 서핑 등 혼자 시간을 보내는 소극적 여가 활동을 많이 가졌고, 고립 위험 저 집단의 경우 운동, 종교·봉사 활동, 복지관 교육 등 적극적 여가·교제 활동을 많이 가졌다. ▲'대인관계'에서 고립 위험 저 집단의 경우 혼자 있는 시간이 고립 위험 고·중 집단보다 매우 낮았으며, 친구나 가족과 같은 비공식적 관계의 만남이 빈번했다.  

내적맥락인 ▲'정서경험'에서는 고립가구와 비고립가구는 일상정서의 (우울한, 짜증난, 불안한, 외로운)부정정서 경험 차는 적었으나 (편안한, 즐거운, 행복한)긍정정서 경험 차는 컸다. 즉, 고립가구가 비고립가구보다 일상생활을 덜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활동’별 ‘정서경험’에서, 고립가구는 비고립가구보다 소극적 여가와 자기 돌봄 활동(병원방문 등)에서 긍정정서 경험이 적었다. ⓒ라이프인
▲‘활동’별 ‘정서경험’에서, 고립가구는 비고립가구보다 소극적 여가와 자기 돌봄 활동(병원방문 등)에서 긍정정서 경험이 적었다. ⓒ라이프인

▲'공간'별 '정서경험'에서, 고립가구는 비고립가구보다 집안에서 오래 머무나 긍정정서 경험이 적었으며 긍정정서 경험이 적은 것은 집 밖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활동'별 '정서경험'에서, 고립가구는 비고립가구보다 소극적 여가와 자기 돌봄 활동(병원방문 등)에서 긍정정서 경험이 적었고 ▲'대인관계'별 '정서경험'에서, 고립가구는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정서가 비고립가구에 비해 더 부정적으로 나타났으며, 혼자 있지 않을 때의 정서는 혼자 있을 때 보다 긍정적이었지만 비고립가구와 비교했을 때 그 차이의 폭은 크지 않았다. 

폭우, 폭염 등 특이 날씨에 따른 고립가구의 일상 분석결과 ▲'공간'으로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활동'으로는 TV시청과 라디오 청취가 ▲'대인관계'로는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장미나 대표 이에 대해 "비가 오면 건설 노동이 취소되어 혼자 집에 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고립가구 중 반지하에 살고 있는 경우가 꽤 있어 주거 환경을 걱정해 날씨 정보를 얻으려 TV나 라디오를 접했을 것"이라고 응답 이유를 추측했다.

송인주 선임연구원은 고립가구를 어떻게 사회로 연결할 것인가에 대해 치료보다는 지지하는 관점에서 고민했다. △'집안에서 혼자 소극적 여가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해 기술, 명상, 교육, 놀이, 운동 등 소극적 여가를 더 다채롭게 할 수 있는 방법 △'폭우·폭염 시 혼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샤워 차, 선풍기 지원 외에 더 다양한 지원책과 비대면 활동 △장보기, 직장생활 차원의 집 밖 활동을 넘어 적극적 여가로 유인하기 위한 단계적인 지원책 △사회적 지지로 작용할 수 있는 경제·비경제적 활동 △공공기관 방문 시 이혼·사별 등 트라우마 공개에 따른 낙인감 방지 위해 동행하기 등을 모색했다. 

포럼 2부 토론 진행자인 유승규 안무서운회사 대표는 5년간의 은둔생활을 딛고 현 회사를 설립했다. 은둔 청년들이 함께 생활하는 주택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토론에서 최병화 광진구청 복지정책과 주무관은 중장년1인가구의 자발·비자발적 고립의 가장 큰 원인 세 가지로 1위 관계, 2위 경제, 3위 질병을 꼽았으며, "가족이 버리고 사회가 품어도 (보호자 등)가족만이 할 수 있는 법·제도에 막힌다"고 공공 차원의 한계점을 공유했다. "고립의 원인 제공이라고도 볼 수 있는 가족이 고립 당사자를 미친 사람이라고만 생각한다"며 가족 역할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말했다. 초기상담기법 전문 교육 및 서비스 개발도 언급했다. 

고선규 아주대학교 심리치료교육 교수(임상심리학 박사)는 '행동 활성화(behavioral activation) 치료'를 추천했다. "행동 활성화 치료법은 '삶은 기쁨과 보람을 주는 행동으로 구성돼 있어야 함'을 기반으로 하며, 당사자가 즐거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찾고 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한다"며 치료법을 설명하고, "개인의 고유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지원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맞춤형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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