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방문간호로 대리처방 해결해 보니 '고립'과 '단절'이 풀렸다
상태바
공동방문간호로 대리처방 해결해 보니 '고립'과 '단절'이 풀렸다
강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공동방문간호스테이션 민관협력 재택의료서비스 사례공유회 개최
  • 2023.08.17 11:08
  • by 정화령 기자

지난 16일, 원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2차 연도 사회백신 프로젝트 공동방문간호스테이션 민관협력 재택의료서비스 사례공유회'가 열렸다. 이번 사업의 주요 내용은 그간 관습적으로 이뤄진 대리 처방으로 발생한 여러 문제를 민관과 강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강원의료사협)을 중심으로 원주의 여러 개원의원이 협력하여 함께 해결에 힘썼다는 점이다. 이날 사례공유회에는 관계자 외에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원주의료원, 원주시청, 보건소 등 다양한 공공기관에서 참석하여 높은 관심을 보였다.

 

▲ 염은경 과장. ⓒ라이프인
▲ 염은경 과장. ⓒ라이프인

첫 번째로 '2차 연도 공동방문간호스테이션 성과와 한계'에 대해 발표한 강원의료사협 재택의료팀 염은경 과장은 "병원에서는 대리처방 요건만 맞으면 보호자로부터 상태를 전달받고 10년 이상씩 장기적으로 약 처방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의사가 직접 집으로 가기 어려운 상황을 간호 인프라를 통해 의사와 환자를 연결해 본 사업"이라고 개념을 설명했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재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복지 수가 체계상 재택 의료가 발달하지 않으면서, 집에서 조금만 의료적으로 관리하면 회복할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악화해서 입원하게 되는 '사회적 입원'이 전체 입원 환자의 8%를 차지한다. 염 과장은 "기존에도 방문간호 서비스가 있지만, 제도가 분절적이라 간호사 혼자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서비스에 한계가 있었다"라며, 일본 개호보험의 포괄 케어플랜 모델에 착안해서 서비스를 통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공동방문간호스테이션 서비스로도 모든 지역을 커버할 수 없는데, 자주 갈 수 없는 농촌 지역에서는 보건진료소에서 밀착해서 환자 상태를 관리해서 도움이 되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지역 보건진료소 역시 협조를 구할 의료기관이 부재했는데 자문하고 검사를 의뢰할 기관이 생겨서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염 과장은 진행 주체 간 신뢰 관계도 강조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개원의와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사례 회의에서 서비스를 어떻게 이어갈지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 채은경 간호사. ⓒ라이프인
▲ 채은경 간호사. ⓒ라이프인

이어 충청북도 진천군 보건소 채은경 간호사가 '생거진천형 보건의료 전달체계 강화사업'에 대해 발표를 이어갔다. 진천은 청주와 천안, 경기도와 인접해서 인구가 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서울과 가까워서 환자들이 서울 병원을 주로 이용하고, 병원에 못 가는 경우 대리처방을 받는 비율도 높다.

채 간호사는 공공이 주도하여 '우리동네 돌봄스테이션'과 '재택의료센터'를 만들고 운영한 사례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민간 의료기관의 역할이 크다. 공공에서 다 수행할 수 없기에 민간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려고 노력했고 번거로운 행정 업무로 간소화했다"고 전하며, 병원에서 환자의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면 쉽게 연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안내했다. 

또한 우리동네 돌봄 스테이션은 원주의 간호스테이션과 같은 고민에서 시작된 사업이라며, "복지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예산을 확보하고 시작하게 됐다. 민간에서 기피하고 수행하기 어려운 사업인데 다행히 중앙대 병원과 잘 협의가 되어 감사하다. 소신으로 시작한 일이라기보다는, 이 사업을 통해 중증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도 (본인 희망대로)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소신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 양승완 작업치료팀장. ⓒ라이프인
▲ 양승완 작업치료팀장. ⓒ라이프인

앞의 두 사례에서도 중요하다 강조된 '방문재활'에 관해서는, 강원의료사협 양승완 작업치료팀장이 '지역사회 방문재활 필요성'을 발표했다. 그는 "방문재활 분야에서는 환자의 몸 상태와 전반적인 생활 상황까지 평가해서 판단한다. 그래야 환경을 수정하고 간병인 교육도 함께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활은 긴 시간 동안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나 간병인이 집에서 재활을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다. 양 팀장은 재활로 회복한 환자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허리가 부러져서 다들 무서워 아무 시도도 하지 못하던 상황의 환자였는데, 매일 각도를 아주 조금씩 조절해서 앉을 수 있게 됐다. 내가 직접 뭔가를 했다기보다, 환자분이 자신감을 얻어 허리 근육이 단련되어 일상생활도 가능해졌다"라며 놀라웠다는 경험도 전했다. 그러면서 "방문재활이 앞으로도 중요도가 높아질 텐데, 수가가 적용되지 않아 재원의 한계를 많이 느끼는 상황"이라며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이날 주로 다뤄진 공동방문간호스테이션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회백신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사업이 종료됐다. 강원의료사협은 다른 사업으로 대체하여 준비하고 있지만 민간 의료기관에서 전부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시범 사업으로 충분히 필요성과 성과에 관해 알리는 자리를 가졌으니, 앞으로 행정의 지원과 제도의 정비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요기사
인기기사
  • (0731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62길 1, 1층
  • 제호 : 라이프인
  • 법인명 : 라이프인 사회적협동조합
  • 사업자등록번호 : 544-82-00132
  • 대표자 : 김찬호
  • 대표메일 : lifein7070@gmail.com
  • 대표전화 : 070-4705-7070
  • 팩스 : 070-4705-7077
  • 등록번호 : 서울 아 04445
  • 등록일 : 2017-04-03
  • 발행일 : 2017-04-24
  • 발행인 : 김찬호
  • 편집인 : 이진백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소연
  • 라이프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라이프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