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은 매년 전국 교수 설문조사를 통해 그해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단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사람의 도리보다 눈앞의 편익을 우선한다는 말이 우리 사회 시대상을 반영하는 단어로서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다고 하니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겨우 취임 2년 차인 대통령을 향한 퇴진 시위가 매주 서울 도심에서 열리고 있으며, 내년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정치권은 한층 더 혼란한 상황이다.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되며 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칼부림 사건', 전세 사기 피해 급증 등 공동체의 신뢰 자산을 갉아먹는 사건도 발생했으며, 여성·장애인·노동자·성소수자·이주배경여성 및 청소년 등을 향한 혐오의 언어가 거름망 없이 흘러넘쳤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방사선 피폭에 대한 불안은 증가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나지 않았건만 이스라엘-하마스 교전이 발발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고, 뉴스를 아무리 살펴봐도 암울한 소식뿐인 듯하다. 그럼에도 공동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셜섹터 종사자들은 지난 1년도 서로 연대하고 취약한 위치의 이들에게 손을 내밀며 현대 사회의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과연 소셜섹터에서는 올해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라이프인이 월별 소셜섹터 이슈를 살펴봤다. (하반기 편에 계속)
1월
- 1월 1일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를 시행했다.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주소지 외의 다른 지자체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하여, 지방재정을 보완하는 등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설계한 제도다. 하지만 제도 시행 1년을 앞둔 현재, 모금 실적 저조, 기부금의 지역 간 편차 등이 문제로 지적되며, 제도 홍보와 답례품 확대, 규제 완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해 최근 이만희 국회의원이 세액공제 범위를 인구감소 지역에 한정해 기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9월 4일을 국가기념일인 '고향사랑의 날'로 지정했다.
- 1월 1일 소비기한 표시제 시행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유통·판매가 허용된 기간을 말한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소비자가 유통기한을 '식품을 먹을 수 있는 기간'으로 인식하여, 불필요하게 폐기되는 식품들이 발생했다. 이에 소비자단체나 환경단체에서는 '소비기한' 도입을 주장해 왔고, 지난 2021년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며 올해부터는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기하고 있다. 해가 바뀌어 2024년이 되면 1년간의 계도 기간도 종료되어 소비기한 표시제가 의무화된다.(냉장보관 우유 제외)
2월
- 2월 6일 성동구, '글로벌 ESG 스타트업 밸리' 조성 계획 발표
서울 성동구가 성수동 '소셜벤처 허브센터'를 거점으로 '글로벌 ESG 스타트업 밸리'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마련한 종합지원계획에는 ▲재정 지원 확대 ▲공간 및 판로 지원 ▲기업친화도시 조성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 조성 ▲글로벌 스타트업 밸리 도약 등 총 5개 분야 29개 사업이 담겨 있다. 청년 창업 공간인 미청동센터(가칭)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인프라를 지원할 예정이며, 소셜벤처 특화 2호 펀드를 통한 후속 투자 및 사회적경제 활성화기금·중소기업 육성기금을 통한 저금리 융자 등의 지원을 병행한다.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가능발전구역'(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도 성수동 전역으로 대폭 확대했다. 아울러 성동구는 지난해 3월 '지속가능도시 ESG 성동'을 선포하고 ESG 실천사업 공모를 추진하여, 선정된 단체들과 함께 다양한 실천 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다.
3월
- 3월 2일 기획재정부,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2023~2025)' 발표
기획재정부가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기본계획에서는 '지속가능발전 주체로서 협동조합의 재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좋은 기업으로서 협동조합의 경쟁력 강화 ▲협동조합의 공동체 문제 해결 역할 강화 ▲연대·협력으로 시너지 창출 ▲인프라 개선을 통한 협동조합 등 투명성 강화를 4대 전략으로 수립하고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그간의 성과와 한계점을 토대로 새로운 10년의 협동조합 비전을 수립하는 데 의의를 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협동조합계에서는 협동조합이 영세하다는 평면적인 진단에 기반한 정책 과제 도출, 금융·자금 조달에 관한 내용 누락 등을 지적하며, 협동조합이 연대와 협력의 힘을 키우고 자생력을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실효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3월 3일 사회적경제 상호거래 플랫폼 '더쎈몰'(The CEN) 오픈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The CEN'(더쎈, Cooperative Economic Network)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더쎈몰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사회적경제 상호거래 플랫폼으로, 이커머스 구축 플랫폼인 '코니아'(CONIA)를 활용하여 사회적경제 주체 간 상호거래를 촉진하고 한 번의 입점으로 다양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사회적경제기업 외 일반기업의 제품도 취급하여, 필요한 상품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더쎈몰을 찾을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
- 3월 30일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새(SE)로운 공동행동 출발 선언식' 개최
'새(SE)로운 공동행동'은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가 사회적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고 연대 효능감을 높이기 위해 제안한 사업으로, 사회적경제 현장 모델을 확산하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첫 번째 공동행동 파트너는 상호부조 방식으로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이하 한겨레두레)으로, 연대회의는 ▲한겨레두레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상조 서비스가 필요할 때 한겨레두레 이용하기 등의 실천 행동을 함께하길 독려했다.
4월
- 4월 10일 충청남도, 전국 최초 농촌형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착공
충남도 사회적경제기업의 네트워크 거점이 될 '충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이 전국 최초 농촌형 모델로 조성된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계획하고 있으며, 지상 1층에는 메이커스페이스, 전시장, 식당, 카페 등이 들어서고, 2층에는 교육실, 수공예, 휴게실, 회의실, 3층과 4층에는 입주기업공간 및 회의실, 라운지 시설이 운영된다. 또한 충남도는 혁신타운이 농촌에 조성되는 만큼 메이커스페이스 일부를 푸드테크 시설로 조성하여, 지역 농산물 가공·유통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준공은 내년 하반기 예정.
- 4월 18일 유엔,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위한 첫 번째 결의안 채택
유럽연합(EU)의 사회적경제 시행계획 발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사회연대경제 및 사회혁신에 관한 권고안 채택, 국제노동기구(ILO)의 사회연대경제에 대한 공식 정의 채택 등 최근 몇 년 국제사회에서는 사회연대경제에 주목하는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국제연합(UN, 유엔) 총회에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Promoting th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결의안을 채택했다. 해당 결의안은 ILO의 사회연대경제 정의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으며, ▲회원국들이 사회연대경제를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 모델로서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사회연대경제 주체를 참여시키도록 장려 ▲유엔 기관들이 사회연대경제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할 도구로서 인식하고 회원국들이 사회연대경제를 프레임워크로 활용하도록 장려 ▲국제·지역 금융 기관과 개발은행이 모든 적합한 사업을 통해 사회연대경제를 지원하도록 장려 ▲사무총장에게 본 결의안의 이행에 관한 보고서 작성 요청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 전문 확인)
- 4월 26일 국내 첫 가사서비스종합지원센터 개소
(사)한국가사노동자협회는 고용노동부로부터 '가사서비스종합지원센터' 운영을 수탁하여 이날 개소식을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2022년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후 총 41개 기업(2023년 4월 기준)이 제공기관으로 인증 받아 가사노동자를 알선 방식이 아닌 직고용 형태로 고용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법의 안착과 제공기관의 확대, 가사노동자 보호를 위해 전문성이 축적된 기관을 지원센터로 선정했다. 센터는 ▲고충처리 및 법률상담 ▲교육·훈련 ▲홍보 및 캠페인 ▲제공기관 발굴 및 지원사업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시장 생태계와 노동자 복지를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5월
-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토론회 개최
5월 10일을 기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앞두고 시민사회에서는 정부 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5월 3일 진행된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대토론회'에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생명안전시민넷 등 13개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경제 ▲복지 ▲노동 ▲권력기관 운용 ▲기후·생태 ▲남북·대외관계 ▲젠더·사회적 차별 ▲재난·안전 ▲시민사회·언론 등 10개 분야의 정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위기 요인을 진단했다. 또한 5월 9일에는 민주노총, 비판사회학회, 참여연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산업노동학회가 '윤석열 정부 1년 노동·사회정책 평가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하여, 현 정부의 노동 정책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과제를 살폈으며 경제 정책과 사회복지 정책을 평가했다.
- 5월 3일 상지대, 국내 대학 최초 탄소중립실증대학 선포
탄소중립실증대학은 탄소배출량 공개 후, 실천계획을 수립하여 RE100을 달성하고 구성원들의 기후행동으로 탄소배출권을 획득하는 대학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상지대학교가 최초로 선포했다. 상지대는 이미 지난 2005년 '에코대학'을 선언하며 그린캠퍼스 대학으로서 환경 문제에 발 빠르게 대응한 바 있다. 향후 상지대는 올해 시행한 기후행동보상제 등의 내용을 바탕으로, 1년 동안 캠퍼스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을 계산하고 구체적인 실천 목표를 세워,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기후행동을 실천하며 탄소배출권을 획득할 계획이다.
- 5월 25~26일 '2023 사회적금융포럼' 개최
올해 사회적금융포럼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금융: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금융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서울 명동 일대에서 양일간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는 금융, ESG, 임팩트 투자, 사회적경제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 60여 명이 참여해 포용적 금융과 회복력, 투명성, 역량강화, 자금 순환 등의 주제로 토론과 대화를 진행했다. 특히 페드로 마누엘 사샤 산토스 유럽윤리적은행연합회 회장, 도시아키 와다 일본코프공제생활협동조합연합회 이사장, 캐시 킴 미국 지역발전신협연합회(CDCU) 인클루시브 국장, 클리프 프라이어 임팩트투자국제운영위(GSG) 대표이 사회적금융의 해외 동향을 공유해 논의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 5월 24일 '광화문One팀 봉사단' 발대식 개최
광화문One(원)팀이 출범 2주년을 맞아 '광화문One팀 봉사단'을 발족했다. 광화문One팀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난 2021년, 광화문 인근 기업, 지자체, 비영리단체 등 20여 개의 기관이 나눔을 실천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아 결성한 협의체다. 이날 발대식 이후, 광화문One팀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지역 기반 대표 ESG 추진 플랫폼으로 발전하겠다는 목표하에 소외계층 지원 및 친환경 활동을 중심으로 연합 봉사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농협중앙회 지역사회공헌부와 함께 농촌 일손을 돕는 '국민과 함께하는 농촌봉사활동'을 실시한 바 있다.
6월
- 6월 16일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발표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는 항목의 비중을 줄이고 재무성과 평가와 관련한 항목을 대폭 강화한다고(10→20점) 밝혔다. 이번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평가 지표 개편 후 이루어진 첫 번째 경영평가로, 2등급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한 기관 수는 전년도 7개에서 올해 26개로 대폭 증가했다. 한국수자원공사, 해양환경공단 등 재무 실적이 개선된 기관은 우수한 평가(A)를 받았다. 반면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한국전력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은 미흡(D) 등급을 받았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에너지 공기업은 대부분 평가 등급이 하락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일부 기관에는 기관장 해임 건의, 성과급 삭감 등의 조치가 이루어졌다.
- 6월 30일 '제5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개막
올해 5회째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렸다. '부산 사회적경제라서 좋다(Busan 사회적경제 is good)'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개·폐막식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전시·판매하고 공공·민간 컨설팅을 제공하는 '상품관' ▲중앙부처 및 부산시의 사회적경제 정책을 소개하는 '정책홍보관' ▲학술·정책·토론 등 사회적경제 연계 행사와 시민을 위한 다양한 체험 및 참여 프로그램 등의 '부대행사' ▲온라인 기획전, 온라인관광(랜선투어), 찾아가는 실시간 방송 판매(라이브커머스) 등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행사장 안에는 ▲우리동네 구석구석-로컬존 ▲한땀한땀 정성가득-패션뷰티존 ▲지속가능한 서비스-서비스존 ▲건강한 먹거리-푸드존과 정책 설명관, 사회적경제 체험 공간 등 250개 이상의 부스와 공간이 마련돼 방문객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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