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총선]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정치, 사회와 일상 더 나아지게 만들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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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총선]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정치, 사회와 일상 더 나아지게 만들 도구"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인터뷰①
"정치가 '일'을 하고 있구나, 효능감 느끼는 것이 중요"
  • 2024.04.09 17:27
  • by 노윤정 기자

"왜 나와 말이 통하는 정치인이 없을까?"

'젊치인(젊은 정치인의 줄임말)의 도전과 성장을 돕는 에이전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뉴웨이즈는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청년 여성인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는 정치 의사결정권자 중 '나'를 대변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데 문제의식을 느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나라 인구 중 절반은 여성이다. 청년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해도 우리나라 인구의 1/5(20.4%, 2020년 기준)은 만 39세 이하 청년이다. 그런데 21대 국회 구성을 보면 여성 의원 비율은 단 19%(57명)이며, 20~30대 당선자는 13명뿐이었다. 이마저도 20대 국회에 20~30대 의원이 단 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개선된 수치이기는 하다.

이렇다 보니 주권자인 시민의 대리인이라는 국회의원 구성이 과연 시민을 오롯이 대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후보를 봐도 30대 이하 후보는 지역구 후보 693명 중 단 37명이며 여성 후보는 97명이다(4월 9일 기준). 장애인, 이주민, 농민, 성소수자 등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상황은 더 참담하다.

▲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라이프인
▲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라이프인

이에 박 대표는 '나'와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인으로 이루어진 인재팀을 만들고자 했다. 주목한 대상은 만 39세 이하 젊은 정치인과 유권자. 그렇게 2021년 '젊치인'을 키우는 비영리 스타트업 뉴웨이즈가 탄생했다.

박 대표는 특히 다양한 개인을 연결하여 새로운 권력 구조를 만드는 데 관심을 두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많은 문제가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하며, 대부분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렇기에 박 대표는 구조를 변화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이를 위해 초당적인 '정당 밖 인재팀'을 자처하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젊은 정치인들이 정치 일선에 뛰어들고 지지층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대선)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지방선거에서 청년 정치인 당선자의 10%(40명)를 배출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뉴웨이즈는 또 다시 선거철을 맞이하여 지난해부터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어 왔다. '드래프트 2024: 신인 젊치인 선발전', '퓨처 보터가 간다: 총선 예비 후보 및 정당 간담회', '받아라 역공약' 캠페인 등을 진행하면서 유권자들이 후보를 추천하기도 하고, 후보와 대면하여 정책과 비전을 듣는 자리를 만들고, 유권자들이 직접 필요한 공약을 후보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기존 정치권에서 익숙했던 문법을 깨며, 유권자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치권에 들리도록 하고 유권자의 목소리를 듣는 정치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이번 선거에서도 25명이 뉴웨이즈 선수로서 도전하여 지역구 후보 1명, 비례대표 후보 2명 등 총 3명이 최종 국회의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총선을 앞두고 박 대표를 만나 뉴웨이즈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뉴웨이즈
ⓒ뉴웨이즈

Q. 뉴웨이즈는 '젊치인 양성 에이전시'를 지향하며 정치를 업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젋치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지 궁금하다.

정치인 구성이 다양해지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전이 쉬워야 하고, 성장이 달라야 한다. 도전이 쉽지 않다는 의미는 정치권에 뛰어들기로 결심하더라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선거 때마다 인재 육성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하는 기사가 나올 만큼 현재 인재 팀, 청년 인재 풀(Pool)을 제대로 관리하는 정당이 없다. 그러니 정치를 하려고 해도 시작 단계에서부터 장벽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뉴웨이즈는 정치를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이 쉽게 필요한 정보를 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정치 학습 플랫폼 '뉴웨이즈 메이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성장이 달라야 한다는 말의 뜻은 정치인이 소수 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유권자의 지지에 기반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봤듯이 우리나라 정치 진입 구조는 투명하거나 일관적이지 않다. 그래서 젊은 정치인들이 투명하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정치에 진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이때 우리가 주목한 사람들이 2030 유권자다. 이들과 정치인들 사이에 협력적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목소리에 보다 귀를 기울이고 집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뉴웨이즈 피드'라고 하는 온라인 지역구 관리 서비스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다.

Q. 뉴웨이즈 피드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피드를 통해 내가 사는 지역의 정치인들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유권자와 정치인 사이에 접점이 생기는 구조다.

그 '접점'을 만들고자 했다. 정치가 바뀌려면 유권자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면서, 막상 '여러분 지역에는 어떤 정치인들이 일을 하고 있나요?'라고 물으면 답을 하지 못한다. 워낙 선거구, 행정동 변화가 잦으니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지역에서 누가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고 나면, 그래도 정치가 일을 하고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사실을 알아야 정치에 기대를 걸 수 있다. 그래서 정치인이 계속 자신의 소식을 발신하고 유권자는 소식을 구독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자 했다. 이렇게 하면 정치인 입장에서는 지지 기반을 쌓을 수 있고, 유권자 입장에서는 정치 효능감을 얻을 수 있다.

▲ 지난 2월 17일 열린 제3지대 지도부 간담회. ⓒ뉴웨이즈
▲ 지난 2월 17일 열린 제3지대 지도부 간담회. ⓒ뉴웨이즈

Q. 뉴웨이즈는 출범 이후 대선, 지방선거와 같은 큰 선거들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느낀 변화가 있다면?

정치가 빠른 속도로 바뀌는 영역은 아닌 듯하다. 뉴웨이즈가 만든 인재 성장 시스템이 유효한 것 같다, 뉴웨이즈의 가설이 유효한 것 같다, 이렇게 느끼는 순간은 당연히 있다. 예를 들어 후보들이 '퓨처 보터가 간다'를 통해 그동안 자신이 보지 못했던 종류의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후기를 남긴 적이 있다. 진보, 보수를 떠나 정치가 내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길 기대하는 다양한 유권자를 처음 봤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유권자들도 후보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으면서 '정치인들이 일을 하는구나, 자기 지역에 대해 고민하고 있구나'를 느꼈다고 했다.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대목이다. 이렇게 정치에 효능감을 느끼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이 정치를 믿게 되고, 이러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인들을 통해서 변화를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가 만들고 싶은 정치의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들이 파편적으로는 확인됐는데, 실제 선거에서 큰 흐름으로서 작동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Q. 뉴웨이즈가 주목하는 청년 유권자가 정치에 관한 효능감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의제와 정책이 나오고, 자신이 말하는 내용이 정책에 반영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뉴웨이즈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먼저, 이번 총선은 청년 정치나 청년 정책, 청년 유권자를 별로 호명하지 않은 선거다. 지난 대선, 지방선거와는 다른 분위기다. 왜 그럴까. 이른바 '정권 심판론'이 너무나 중요한 의제가 되면서 청년 유권자의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또, 지난 대선 후보들의 대결이 그대로 이어지는 선거이기도 하다 보니, 청년 유권자를 향한 호소는 대선 때 해본 것으로 이미 끝났다고 여기는 듯하다는 생각도 든다. 청년 유권자는 스윙 보터(Swing voter, 부동층)나 캐스팅 보터(Casting voter,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투표자)로서 설득하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다원화된 요즘 청년 세대를 하나로 결집할 키워드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기존 지지층을 결집하는 쉬운 길로 가는 것이다.

그래서 뉴웨이즈는 역공약 캠페인 등을 통해서 청년 유권자들이 '우리는 이런 후보를 뽑을 거야'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면 후보들 입장에서도 '이렇게 하면 청년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겠구나'를 알 수 있는 것이다.

Q. 뉴웨이즈가 젊치인과 소통하고, 젊치인을 유권자들에게 소개할 때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정치는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우리 일상을 더 나아지게 만들 도구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역공약 캠페인을 진행할 때도 청년들이 마주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나온 청년 정책은 문제가 생긴 다음에 대응하는 사후적 정책이며, 그중에서도 선심성 정책이 많았다. 저출생 문제만 봐도 그렇다. 수도권 과밀화로 인해 경제 압력이 높아지고, 계층 이동이 어려워지고, 주거 비용이 비싸지며 청년들의 삶이 더 힘들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저출생 문제도 해결된다. 그런데 단순히 아침밥을 천 원에 주겠다, 토익 유효기한을 늘려주겠다, 월세를 지원해주겠다고 하는 정책만 말한다. 월세 지원은 어느 정도 의미가 있을 수 있겠으나, 결국 그 월세는 다시 임대인에게 가지 않나. 그러면 청년층의 불안이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인이 나오기를 바라고, 비방하고 싸우는 데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마주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를 기대한다. 그래서 뉴웨이즈는 유권자에게 정치인을 소개할 때도 '이 사람이 내 일상을 어떻게 바꿔줄 수 있을까?'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끔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②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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