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주도 기금 만들 때의 핵심은 '연대'와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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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주도 기금 만들 때의 핵심은 '연대'와 '협력'"
지역기금 운영 실무는 회원가입 안내, 대출 검토 및 집행, 위험 관리 등 소규모 은행 수준
지속가능한 지역기금 위해서 책임자 불분명 등 해결할 숙제는 여전히 많아
강원도형 민간주도기금에 지자체도 동참해 초기자본 마련, 이제는 임팩트 투자도 고려
  • 2023.05.27 16:32
  • by 이새벽 기자
▲ 2023 사회적금융 포럼 중 '[튜토리얼] 민간 지역기금 조성과 운용' 세션 진행 모습. ⓒ라이프인
▲ 2023 사회적금융 포럼 중 '[튜토리얼] 민간 지역기금 조성과 운용' 세션 진행 모습. ⓒ라이프인

금융산업공익재단과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공동주최한 '2023 사회적금융포럼'이 서울 명동일대에서 25일과 26일 양일간 진행된 가운데, 지역 금융의 역량강화를 위해 민간이 주도하는 지역기금 조성과 운용의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김선영 재단법인 밴드 이사. ⓒ라이프인
▲ 김선영 재단법인 밴드 이사. ⓒ라이프인

김선영 재단법인 밴드 이사는 "사회적경제에서 일하는 분들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비영리 기업을 대상으로 공모하는 지원사업이 종종 있었으나 예상치 못하게 급히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그 방식이 적합하지 못했다. 사회적기업들은 이런 갈증 해결 방법을 고민하다가 스스로 돈을 모아 급한 기업이 빌려 쓰고 채우는 자조기금을 2014년부터 조성 및 운영했다"라며 사회적경제기금의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김선영 이사는 지역 사회적경제기금 조성 및 운용 사례 세 가지를 공유했다. ▲'대구동구우애기금'은 2019년 코로나19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때에 '대구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에서 만든 지역기금이다. 현재('23년 3월 기준) 17개 기업이 가입돼 있으며, 부금은 약 1.4억 원이 적립, 대출은 약 1.1억 원 집행됐다. ▲'강원사회적경제공제기금'은 '강원사회적경제연대'가 ‘22년 6월에 조성했으며, 현재('23년 4월 기준) 39개 기업이 가입, 기금 누적금액은 5.3억 원이다. 기업이 매월 부금을 납입하다가 자금 필요시 납입부금의 5배, 최대 2천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마포사회적경제연대기금'은 '마포사회적경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22년 6월에 개시한 기금이다. 현재('23년 5월 기준) 3개 기업이 가입, 부금은 약 1천 5백만 원, 대출은 2천만 원 집행됐다.  
 

▲ 김선영 재단법인 밴드 이사가 발표한 자료 내용으로 기금의 운영 실무. ⓒ라이프인
▲ 김선영 재단법인 밴드 이사가 발표한 자료 내용으로 기금의 운영 실무. ⓒ라이프인

김 이사는 "기금 운영 실무는 회원가입 안내, 대출 검토 및 집행, 위험 관리 등 소규모 은행과 같다. 기금은 이용자 입장에서도 온라인 신청, 서류 발급 등 온라인 창구가 있어야 편리하다. 그래서 밴드가 기금관리 플랫폼을 제작하고, 공동사무국으로 여러 지역기금의 조성과 운영에 협력 지원하고 있다"며 지역기금 통합관리 시스템 운영 및 공동사무국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김선영 재단법인 밴드 이사의 발표 내용으로, 기금 발전 과정에서의 개선사항들. ⓒ라이프인
▲ 김선영 재단법인 밴드 이사의 발표 내용으로, 기금 발전 과정에서의 개선사항들. ⓒ라이프인

그는 기금 발전 과정 시 반복적으로 만나는 질문들을 몇 가지 나열했다. "▲첫 번째는 '왜'이다. '지역 정책 자원도 있는데 우리가 왜 기금까지 만들어야 하지?'라는 고민을 갖는데, 이 고민이 무르익으면서 지역별로 기금이 다양한 특성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는 것이다. 대출은 장기간에 걸친 책임이 큰데, 보통 협의체는 이사회가 1~2년 주기로 변경되기 때문에 책임자가 불분명하다. ▲기금의 조성면에서는 당사자 납부 외 지역 정책 자금이나 기부금을 섞어 운영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재원을 조달받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기금이 소규모 급전을 배출하는 것 외 다른 수요가 있을 경우 기금 목적에 맞는 '무엇(어떤 상품)을' 설계할지 ▲운영 면에서는 사업 초기엔 밴드 같은 기금 전문 운영 기간의 시스템과 인력을 활용하지만 이후 성장 시 어떻게 직접 운영할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지역금융이 되기 위해 고민할 점들을 제시했다.

이 고민을 지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에게 강원도 사례 공유를 청했다. 
 

▲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라이프인
▲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라이프인

이강익 센터장은 "민간주도기금을 마련한 이유는 단순했다. 올림픽 개최 시 빚을 져서 기금을 다 깼는데, 그때 사회적경제기금도 마찬가지였다. 행정주도기금은 규모가 크고 좋긴 하나 행정조치에 따라 갑자기 없어지기도 한다.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 우리가 행정기관이 함께하는 민간주도기금으로 '강원사회적경제공제기금'을 조성했다. 하지만 기금을 운영할 정도의 전문 인력이 없어서 서울에 있는 전문가들을 만나 사회적금융을 공부하고 '강원도사회적금융위원회'를 만들었다"며 강원사회적경제공제기금의 조성 동기와 강원도사회적금융위원회 발족 배경을 전했다.
  
자금 마련과 관련해 "지역 주민이 돈을 조금씩 내겠다는 의지가 있어 자조기금 형태로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나 힘이 부족할 것 같아 강원도에 제안했다. '기존의 기금을 도의 상황 때문에 깼으니 우리가 기금을 조성하는 시점에서 도가 어느 정도의 역할을 맡아 달라'며 기금 마련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고 도가 받아들였다"며 민간주도기금에 지자체가 함께 힘을 실은 과정을 설명했다. 

운영과 관련해 "운영 능력부족으로 어려울 때 재단법인 밴드에서 이를 맡아주셨다. 운영비도 못 드린 상황이었는데 밴드에서 1억 원을 도와줘서 밴드 1억 원, 도 1억 원, 기금가입기업 1억 원, 총 3억 원으로 시작했다. 이후 도에서 더 마련하고 우리도 더 모아 올해 10억 원 정도로 기금 총액을 끌어올려 기업에 적극적으로 대출할 수 있게 됐다. 전문성 가진 밴드 같은 기업과 협업하면 답 마련해 갈 수 있다"며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도의 협조와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 강원사회적경제공제기금을 두고 이 센터장은 "이제는 '엠와이소셜컴퍼니(MYSC)'에서 도와주겠다고 해서 기금 성장 3단계로 임팩트 투자 유치도 고려하고 있다. 4단계로 서울 소재 금융기관과 힘을 합쳐 일종의 지역 금융 중개기관을 만들고 싶다. 강원도형 사회적금융조직을 만들어 시군으로 확장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며 민간지역기금에서 금융조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역에서 민간주도 기금을 만들 때의 핵심은 연대와 협력"이라며, "전문 중간지원조직과의 협업, 행정기관과의 협업을 잘 이루면 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강원사회적경제공제기금의 성공비결을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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