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 리뷰①] 준비된 설립을 유도하고 설립된 협동조합의 성장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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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 리뷰①] 준비된 설립을 유도하고 설립된 협동조합의 성장을 돕는다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
  • 2023.03.08 13:00
  • by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

기획재정부는 지난 2일 제21차 협동조합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를 개최하고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2023~2025)을 의결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협동조합 기본법 법제화 10주년(2012. 12월 시행)이 경과한 시점인 점을 고려, 그간의 성과와 한계점을 토대로 새로운 10년의 협동조합 비전을 수립하는 데 의의를 가진다.
라이프인은 전국협동조합협의회와 공동기획으로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 관한 전문가와 현장리더의 리뷰(기본계획에 대한 평가, 비평, 기본계획의 타당성, 고려되지 않았거나 미비한 점에 대한 제언 등)를 릴레이로 게재한다. [편집자 주] 

 

▲ 강민수 센터장.
▲ 강민수 센터장.

읽어보면 그 말이 그 말 같은 건조한 글자로부터 애써 무언가 길어 낼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기본계획이라는 말이 가지는 무게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본계획은 해당 분야의 발전 방향이나 전략을 수립하는 것으로 정부는 기본계획을 토대로 예산 수립하고 의사결정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협동조합 기본계획은 말 그대로 협동조합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과 과제를 수립하는 중요한 기반자료가 되기에 피곤해도 들여다보고 그 의미를 찾아 함께 살펴보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간단하게 지난 시기 발표된 협동조합 기본계획의 핵심을 정리한다면 ▲제1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은 협동조합 육성 ▲제2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은 내실화와 협동조합 생태계 조성 ▲제3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은 성장기반 확립과 협동조합 정체성이라 할 수 있겠다. 각각은 해당 기간 협동조합의 설립과 성장현황을 고려한 것으로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한 방향이 무엇이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이번에 발표된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은 협동조합 기본법 법제화 10년을 평가하며 새로운 10년의 협동조합 비전을 수립하는 데 의의를 두고 수립되었다고 하면서, '사회서비스 혁신, 지역경제 활성화 등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협동조합의 재도약'을 향후 협동조합 정책이 달성할 비전으로 삼고 있다. 기존에 발표된 협동조합 기본계획에 비추어 이번에 발표된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의 목표나 전략이 잘못되었다고 하긴 어렵다. 물론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 달성할 목표가 얼마나 현실성을 가지며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기 위한 계획이 적정한지 따져 볼 수 있겠으나 사실 오랜 시간을 두고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논의하고 합의하여 수립한 것이니 이것만이라도 잘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만,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이 아름다운 말들의 성찬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라며 몇 가지 생각을 제안해 보려 한다.

먼저, 협동조합기본법 제11조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장관은 협동조합에 대한 정책을 총괄하고 협동조합의 자율적인 활동을 촉진하기 위하여 매 3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기획재정부장관이 협동조합에 대한 정책을 총괄한다고 밝힌 것이다.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기획재정부 장관이 협동조합에 대한 정책을 총괄한다 함은 다른 법률에 의해 만들어진 협동조합을 포함하여 정책을 총괄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계획의 수립과 시행에서 협동조합 정책을 총괄한다는 관점을 가지게 되면 예산의 한계를 넘어 정책의 수단과 범위가 다양해져 협동조합들이 가진 자원이 만나 협동조합들 간의 협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서 말하는 협동조합의 재도약을 위한 집합적 임팩트 창출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기획재정부 내 협동조합과를 폐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기술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계획이란 본래 누가 얼마의 예산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에 관한 것인데 협동조합 1만개 시대의 예산이나 3만개 시대의 예산이 크게 차이가 없다. 협동조합 생태계 구축, 경쟁력 강화가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다음으로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협동조합 기본계획을 시기적으로 구분해 보면 대략 제2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서부터 협동조합 정책이 기존 설립단계에 중점을 둔 정책에서 성장단계 협동조합에 대한 정책으로 확장하게 된다. 만약 제4차 기본계획을 고쳐 쓸 수 있다면 이런 문장을 어딘가 추가해 보고 싶다. 협동조합 기본계획의 방향은 협동조합의 준비된 설립을 유도하고 설립된 협동조합의 성장을 돕는다. 무엇이 준비된 설립을 유도한다는 것이며 어떻게 설립된 협동조합의 설립을 돕는다는 말인가 싶긴 하지만 좀 쉬운 말로 하면 쉬운 설립보다 준비된 설립, 설립도 중요하지만 운영도 중요하다. 협동조합은 혼자가 아니라 협동조합들 간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 성장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런 개념을 제2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서는 협동조합 생태계의 구축이라고 표현했다. 대게 협동조합 생태계라 하면 협동조합을 위한 연구나 지원조직, 판매조직, 연합조직, 창업조직 그리고 이들을 묶는 금융조직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기존의 협동조합 기본계획들은 어쨌든 이러한 요소들에 대해 부족하더라도 언급이 있었는데,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은 기존 기본계획과는 다르게 협동조합을 연결하는 금융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고 달성해야 할 목표를 구체적 숫자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해 두고 자 한다. 이 문제는 반드시 기본계획의 이행, 실행과정에서 보충, 보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사회는 여전히 협동조합을 예외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보수 언론 등에서는 심지어 협동조합의 90%가 좀비라고 폄훼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진정성을 가지고 자기 삶의 필요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분투하는 이 땅의 협동조합들에게 잘 짜여진 구제적 계획보다 계획과 계획 사이를 채우는 협동조합의 도전에 대한 인정, 응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 무언가 부족한 것이 있다고 느낀다면 아마도 그것은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협동조합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에서 비롯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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