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 있는 일에만 투자하는 은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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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있는 일에만 투자하는 은행이 있다?
5월 25~26일 '2023 사회적금융포럼' 개최…기조연설에 페드로 마누엘 사샤 산토스 FEBEA 회장 참여
"윤리적 은행의 리스크 감수, 더 큰 이익 아닌 더 큰 임팩트 위한 것"
  • 2023.06.01 18:26
  • by 노윤정 기자
▲ 페드로 마누엘 사샤 산토스 유럽윤리적은행연합회(FEBEA) 회장. ⓒ라이프인
▲ 페드로 마누엘 사샤 산토스 유럽윤리적은행연합회(FEBEA) 회장. ⓒ라이프인

이익보다 윤리적·사회적·환경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주된 사명으로 삼는 은행이 있다. 유럽 지역에서는 이처럼 윤리적인 곳에 돈을 투자하는 '윤리적 은행'이 일찍이 설립돼 기존의 금융기관들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고자 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낯선 개념이지만, 사회·환경·윤리적 문제가 넓게는 지역사회, 좁게는 금융기관의 지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커지면서 윤리적 은행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25~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과 커뮤니티하우스,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2023 사회적금융포럼'(Social Finance Forum 2023)에 참여한 페드로 마누엘 사샤 산토스 유럽윤리적은행연합회(European Federation of Ethical and Alternative Banks, FEBEA) 회장은 윤리적 은행의 개념과 유럽 지역에서 어떻게 윤리적 은행 생태계가 만들어졌는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산토스 회장은 우선 FEBEA의 형성과 성장 과정을 설명했다. FEBEA는 지난 2001년 6개 윤리적 은행이 모여 시작한 연합회로, 산토스 회장은 "윤리적 은행들이 단순히 혼자 규모를 키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은행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본성을 갖고 있다"며 윤리적 은행을 설명하는 용어로서 협동과 연대를 강조했다.

이어 "윤리적 은행 간 네트워킹을 진행하면서 협력을 강화했고 은행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을 더욱 가다듬을 수 있었다. 특히 동유럽, 빈곤국가, 아프리카 농어촌 지역, 지중해 남부 국가 등과 같은 특정 지역과 집단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연합회 활동 내용을 설명했으며 "연합회 2기는 유럽연합(EU) 차원의 정치적 대화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 사회연대경제위원회 전문가 그룹에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7년 유럽의 사회연대경제 연합체인 소셜 이코노미 유럽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FEBEA는 이와 같은 활동 성과들을 바탕으로 ▲기후금융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진행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협의단체로 지위 격상 추진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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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산토스 회장은 현대 윤리적 은행이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설립됐다고 말하며 세부적인 방법론으로서 △신용 활동을 통해서 하면 안 되는 일들을 정의(네거티브 스크리닝) △주류 금융시장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가진 사회적 요구를 파악하고 자금을 제공 △투명성 강화, 조세 피난처 회피, 지역 공동체 강화에 기여 등 금융 내부의 사회적 가치 제고 △지속적으로 법적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 피력(정치적 적극성) 등의 사안을 꼽았다.

이어 윤리적 은행에 대해 제도적으로 정의하고 있는 곳이 유럽에서 이탈리아 한 곳뿐이라고 말하며 이탈리아의 윤리적 은행에 대해 규정한 6가지 요소를 설명했다. 해당 6가지 요소는 ▲여신 요청 시 재무적 평가뿐 아니라 ESG 평가 진행 ▲모든 금융활동에 대한 정보를 웹을 포함하여 투명하게 공개 ▲금융 활동 중 30% 이상을 사회적경제 사업에 투자 ▲이익은 배분하지 않고 고유 활동에 재투자 ▲거버넌스 분산 ▲'최대 급여:평균 급여'의 비율을 10:1 이하로 제한 등이다.

산토스 회장은 "윤리적 금융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가설이 필요하다"며 "각 나라의 시민사회가 충분히 강력한지, 시민사회가 윤리적 은행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역량과 힘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윤리적 은행은 지분이 아닌 가치 보유자들의 소유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리적 금융 프로젝트에 기관들, 개인들이 참여하려면 조직 외부적으로도 임팩트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윤리적 은행이 30년간 지속되고 낮은 대손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또한 산토스 회장은 윤리적 은행이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근간에 두고 있으며, 이 원칙에서 여러 가지 윤리적 은행의 주요한 특징들이 나온다고 봤다. 우선, 윤리적 은행은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그 위험 요인을 충분히 감수하고자 하며 그 목적은 "더 큰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큰 임팩트를 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윤리적 은행에는 지배적 위치를 갖는 주주가 없기 때문에 대출 등의 집행 시 전문가들의 검토 의견을 듣는 것과 별개로 조합원들이 집단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이중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1인1표제 원칙을 갖고 있고 표결권 위임에도 제한을 두고 있다.

산토스 회장은 유럽 윤리적은행들 중 협동조합 형태가 아닌 곳들도 있지만, 협동조합형 은행이 아닌 곳들도 이러한 원칙은 따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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