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 해수면 상승, 생태계 파괴··· 오늘날 우리는 지구가 보내는 다양한 위험 신호를 목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탄소 중립을 우선시하며 시민 활동을 모색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다시금 자원 순환의 중요성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사)소비자기후행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재)숲과나눔이 주관하고 부산광역시 연제구의회 권성하 의원이 주최한 '연제구 자원순환 활성화 포럼'이 17일 부산 연제구복합문화센터 다목적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종이팩 재활용 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연제구 종이팩 재활용 시스템 현황을 진단하고 그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의 시작은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이 '종이팩 재활용의 공익적 가치와 경제적 효과'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홍 소장은 종이팩이 일회용 페트병에 비해 ▲포장재 무게가 낮고 ▲사각 형태일 경우 운반 시 더 많은 양의 음료를 탑재할 수 있으며 ▲재생원료 사용을 감안하더라도 플라스틱 양이 현저히 낮아 탄소 배출 저감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탄소 중립 사회로 나아가는 데 있어 가능한 용기 재사용을 권장하지만, 부득이하게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할 경우 종이팩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종이팩은 폐지로 혼합 배출되기 때문에 재활용률이 그리 높지 않다(약 14%). 이에 홍 소장은 "환경성이 뛰어난 종이팩의 장점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종이팩의 재활용률이 매우 높아져야 한다"며 "변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 재활용 체계를 잡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홍 소장이 제시한 종이팩 회수 개선 방안으로는 종이팩을 폐지가 아닌 '용기'로 분류해 용기의 수거 선별 특성을 적용하는 것이다. 홍 소장은 "종이팩을 '폐지냐, 용기냐'로 구분하는 것은 분리배출과 수거 선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특성"이라며, 종이팩을 하나의 독립된 '용기'의 재활용으로 접근해 명확한 분리배출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품목상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재활용 업체가 종이팩을 폐지로 취급하고 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어 재활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를 덧붙였다.
이어 재활용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종이팩 품목 분류 의무화를 이야기하며,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회수 방법 차이를 설명했다. 공동주택의 경우 종이팩 수거함을 따로 설치하며, 수거 업체는 종이팩을 선별해 종이팩 재활용 업체로 넘기는 식이다. 반면, 주로 문전 배출이 이루어지는 단독주택은 컨베이어 벨트 선별이 가능하도록 종이팩을 깨끗이 씻어 투명한 비닐 봉투에 담아 배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이를 '보편적인 분리배출 체계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주민센터나 매장, 마을 회수센터와 같은 종이팩 전문/거점 수거 방식은 양질의 종이팩을 모을 수 있었지만, 이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이기에 수거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홍 소장은 소비자에게 보편적 수거 체계(종이팩을 깨끗하게 씻어 투명 비닐 봉투에 담아 문전 배출하는 것)와 프리미엄 수거 체계(깨끗하게 씻은 종이팩을 펼쳐 전문/거점에 직접 수거하는 방법으로, 휴지나 종량제 봉투 등 소정의 보상이 따름), 두 가지 선택지를 제안함으로 종이팩의 재활용률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소비자기후행동 부산지부 김영옥 팀장이 '종이팩 수거함 설치 공동주택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본 설문은 종이팩 수거함이 설치돼 있는 부산시 연제구 소재의 5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15일간(4/15~29) 설문에 참여한 449명의 의견을 수집했다.
■ 종이팩 수거함 운영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
응답자의 대다수인 92.9%의 시민들이 종이팩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고 있다고 답변했지만, 실제로 종이팩 수거함에 배출하는 비율은 58%에 그치며 종이팩 수거와 관련해 정확한 인식이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
■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요해
79%의 응답자는 종이팩 수거함이 종이팩 분리배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대다수는(91%) 종이팩이 '재활용이 가능하고 수거가 용이해 자원순환에 도움 된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에 비해 종이팩 재활용률이 14%에 그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주민이 모르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주민 52.1%는 '낮은 소비자 인식'으로 재활용 비율이 줄어든다고 보았으며,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소비자의 올바른 배출(43.1%) 못지않게 ▲정부의 제도 마련(30.1%) ▲재활용업체의 처리시설 구축(17%) ▲생산기업 책임 수거 의무(8.7%) 등 민간·행정·산업 모든 영역에서 자기 역할을 찾고 자원 순환의 방향성을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김 팀장은 "종이팩 자원 순환은 모두 함께해야 하는 것"이라 강조하며 소비자기후행동의 제안을 전했다.
첫째. 환경부는 종이팩 자원순환 체계를 마련하라.
둘째. 종이팩 자원 재활용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해당 제도를 개정하라.
셋째. 종이팩 분리 배출함을 설치하라.
이후 토론에서 권성하 연제구 의원은 "현재 종이로 분류돼 수거된 종이팩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라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권 의원은 ▲재활용 관련 조례 활용 및 조항 신설 ▲주민 대상 교육 및 홍보 ▲재활용 품목별 배출 요일 확대 등 개선 방안을 제안하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요구가 필요하다.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활용해 종이팩 수거함 설치를 제안한다면 긍정적인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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