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해결 없으면, 아무리 도려내도 암은 재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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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해결 없으면, 아무리 도려내도 암은 재발해"
괴산자연드림파크에서 '암'과 '기후위기' 대응을 주제로 'iN자연드림 2023 국제심포지엄' 열려
  • 2023.10.18 22:48
  • by 정화령 기자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소비자들이 모여 협동조합 운동을 추진해 온 아이쿱생협에서는, 33만 명의 조합원과 함께 더 건강한 삶을 위해 항암식품 개발‧판매와 라이프케어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번에는 부동의 사망률 1위인 '암'에 대한 대응과 '기후위기'를 주제로 10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괴산자연드림파크에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글로벌 복합위기의 시대, 인류와 지구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심포지엄은, 조합원의 힘으로 설립한 '아이쿱 재발방지 요양병원'을 최초로 공개하는 행사로 그 의미를 더했다. 
 

▲ 아이쿱 재발방지 요양병원 전경. ⓒ라이프인
▲ 아이쿱 재발방지 요양병원 전경. ⓒ라이프인

 

▲ 김정희 회장. ⓒ라이프인
▲ 김정희 회장. ⓒ라이프인

개회식에서 아이쿱생협연합회 김정희 회장은 "이곳 괴산에는 아이쿱 조합원의 바람과 실천이 담겨있다. 오랜 시간 활동가로서 협동조합의 지혜와 용기, 실행력을 경험했는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분들도 현장에서 활동할 힘을 얻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병원 설립의 의미를 알리며 조합원들에게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임종한 회장도 참석하여 "협동조합은 건강한 시민의식과 공동체망을 가져야 힘을 얻는다. 협동조합 공동체가 지구적으로 생각하며 더 크게 협력해서 인류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자. 혁신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국제적으로 연대하길 바란다"라고 협력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또한 JCCU(일본생협연합회) 후타무라 치카코 상무이사를 비롯해 베트남 사이공 생협 응오 티 빅리엔 이사가 축사를 전했다. 같은 장소에서 지난 17일부터 진행된 ICA-AP(국제협동조합연맹 아시아태평양지부) 워크숍 참가자들도 함께하여 자리를 빛냈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이후 본격적으로 심포지엄이 시작되고 '인류의 건강을 위한 새로운 도전과 해결'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기조 세션이 열렸다. 주제 발표는 생화학유전학자로 1980년대부터 암을 재조명하고 대사적 치료와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인 미국 보스턴칼리지 토마스 사이프리드 교수가 맡았다. 그의 저서는 국내에서도 '암은 대사질환이다'라는 제목으로 2015년 출간됐다. 
 

▲ 사이프리드 교수가 온라인으로 심포지엄에서 발제하고 있다. ⓒ라이프인
▲ 사이프리드 교수가 온라인으로 심포지엄에서 발제하고 있다. ⓒ라이프인

그는 "안타깝게도 암을 연구할수록 많은 암이 발견되고 환자가 늘고 있다"라며 암의 근본 이론에 대한 접근을 달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주류로 암을 다루는 '체세포 변이 이론'보다 그가 연구하는 '미토콘드리아 대사 이론'이 암의 기원을 정확하고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만성 미토콘드리아(세포 내 소기관) 손상이 암의 근원이며, 현재 암의 원인이라 지적되는 체세포 DNA 돌연변이 등은 모두 미토콘드리아 손상의 '하류 효과'에 불과하다 지적했다. 사이프리드 교수는 2011년 '암의 특징, 미래세대'라는 논문에서 위 내용을 발표했고, 미국 국립 암 연구소에서도 이 이론을 홈페이지에 게재하여 유효한 연구로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체세포 돌연변이가 무작위로 축적되면 암세포가 발생한다'라는 기존의 이론을 반박하는 여러 근거를 제시하고, 미토콘드리아 이상이 암의 원인임을 설명했다. 모든 주요 암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이상이 나타나는데, 영양분을 정상적으로 산회시키는 '산화적 인산화'가 불가능해지면서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발효한다. 그 과정에서 세포는 무한 복제와 사멸 회피로 계속 성장하고 늘어나 암이 확산한다. 사이프리드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이상을 유발하는 요인은 '바이러스, 산소부족, 방사성 물질 노출, 발암물질 노출 등 다양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암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그는 ▲미토콘드리아가 영양소로 활용하는 포도당 섭취를 낮추고 ▲활용하지 못하는 케톤체와 지방산 섭취를 높이기 ▲스트레스 관리로 혈중 포도당 수치 낮추기라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행되는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 등 표준치료의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표준치료 방법으로 당장 종양은 없애도 많은 글루타민과 포도당을 발생시켜 재발을 유발한다는 뜻이다. 사이프리드 교수는 케톤 대사 요법으로 말기 암에서 종양세포가 줄어들어 계속 생존하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소아의 치료에서도 케톤형성 식이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그러면서 "암세포의 열량을 제한하여 대사를 막아 없애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연구 발표를 마무리하며 "미토콘드리아 이론은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보다 암의 발생 원인을 더 잘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암은 유전 질병이 아니라, 에너지를 산화적 인산화에 의존하는 암의 특징을 파악하여 영양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지 학계에서 새로운 미래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뿐"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본인의 이론을 구축하는데 협력하는 전 세계의 연구 네트워크와 연구를 지원하는 여러 단체와 민간 재단을 소개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 (왼쪽부터) 신성식 연구자문위원, 하태국 원장, 후나토 다카시 원장, 김아영 소장. ⓒ라이프인
▲ (왼쪽부터) 신성식 연구자문위원, 하태국 원장, 후나토 다카시 원장, 김아영 소장. ⓒ라이프인

이어진 토론에서는 ▲일본 리본호라도 후나토 다카시 원장 ▲포근한맘요양병원 하태국 원장 ▲자연드림유기농치유연구재단 신성식 연구자문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암은 대사질환이다'를 공동 번역한 하태국 원장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암 요양병원을 11년째 운영 중이다. 그는 "의과 대학에서부터 보완 대체 의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금도 기존 의학을 보완하고 치유하는 공간을 운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암 치료에 관해서는 "수술이나 화학요법은 공격적이고 파괴적으로 근본 치료라고 할 수는 없다. 예방에 관심을 두고 식습관과 신체활동‧영성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학적인 치료 외에도 예술, 명상, 상담 등 환자와 많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암이 유전자 돌연변이로 운이 나빠 생기는 게 아니라, 잘못된 삶의 방식으로 생긴다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공격적인 암 치료에서 예방으로 변화하는 것도 중요하고, 진일보해서 '암은 걸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을 이야기했다. 

치유 요양 시설인 '리본호라도'를 설립하기 전, 오랜 기간 외과의로 일한 후나토 다카시 원장은 "아무리 암을 깨끗하게 도려내도 재발하는 사람은 계속 재발했다. 그 이유를 연구하다 ▲수면 ▲식사 ▲운동 ▲따듯한 체온 관리 ▲웃음으로 스트레스 관리라는 다섯 가지 요소가 암을 이기는 생활방식임을 발견했다"라며 생활 습관이 암을 유발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몸은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암 치료 분야에서 특이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을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쁘다"는 소감도 전했다.

33년 동안 생협 운동을 통해 사회문제에 대안을 제시하고 해결에 힘써 온 신성식 연구자문위원은 "5년 전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안전한 먹거리'라는 생협 활동에 한계가 드러날 정도의 큰 위기가 도래했다. 그 계기로 '만성질환과 암을 치유하자'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했다"라고 사업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패널들이 뚜렷한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건 사회 인식을 바꾸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며, "큰 이익이 엮인 암 산업에서 정면 돌파란 매우 어렵기에, 아이쿱생협이 함께 인식 개선 시간을 단축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좌장을 맡은 iN함암생활연구소 김아영 소장이 '질병에 관한 사회적 관점을 예방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사이프리드 교수가 "정부와 식품, 제약산업이 변화해야 한다. 암의 원인을 무시하지 말고 예방의 중요성을 확산해야 한다"는 답변으로 전체 토론을 마무리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후나토 다카시 원장의 '암을 고치는 생활 습관' 북 콘서트 ▲ICA-AP생협위원회 회원협동조합의 협동조합 혁신 사례 발표 ▲내 몸과 지구의 치유를 만들어 가는 커뮤니티 구축 ▲건강한 생활을 함께 만들어 가는 협동조합의 혁신 세션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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