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원주] 사경조직·대학·공공기관이 '더불어' 만드는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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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원주] 사경조직·대학·공공기관이 '더불어' 만드는 돌봄
상지대학교 발달장애인 통합지원센터 '더불어 봄'
드림하이 사회적협동조합-상지대학교-한국토지주택공사 협력모델
최경순 더불어봄 센터장-김부일 드림하이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 2020.08.14 16:26
  • by 노윤정 기자

지난 3월 상지대학교 영서관 1층에 특별한 공간이 하나 마련됐다. 파스텔톤 색상으로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이름은 '더불어 봄'. 그 옆에 자리한 '상지대학교 발달장애인 통합지원센터'라는 문구가 이곳이 어떤 공간인지 설명해준다.

더불어 봄은 발달장애인의 잠재력을 기반으로 자립과 사회 참여 활성화를 돕기 위해 설립된 통합지원센터다. 물론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기관이라는 점이 특별하다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많은 장애인 지원기관 중 더불어 봄에 주목한 이유는 이 센터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으로 탄생한 곳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봄은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모여 설립한 드림하이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드림하이)과 원주 지역대학인 상지대학교가 함께 운영하는 협력모델이자,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회가치실현모델이기도 하다.

지역사회 협력을 위한 새로운 유형의 모델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최경순 더불어봄 센터장과 김부일 드림하이 이사장에게 들어봤다.

▲ 상지대학교 발달장애인 통합지원센터 '더불어 봄'. ⓒ라이프인
▲ 상지대학교 발달장애인 통합지원센터 '더불어 봄'. ⓒ라이프인

■ 사회적경제조직-대학-공공기관, 지역사회 협력 통해 지역문제 해결하는 새로운 모델

상지대학교의 비전 중 하나는 바로 '사회협력대학'이다. 이를 위해 상지대학교는 원주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청년지원센터, 사회적기업지원센터, 원주시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등 다양한 부설기관을 설치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하고 협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구상한 사업이 바로 지역사회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지원 사업이다.

상지대학교가 발달장애인 지원 사업의 틀을 짜고 있을 당시, 발달장애아동 부모들의 자조모임으로 시작한 드림하이가 상지대학교와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공동 수행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드림하이는 발달장애아동에게 생애주기별 맞춤형 치료와 학습,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사업을 준비했고, 지원센터를 만들 공간을 찾던 중 상지대학교에서 구상 중인 사업에 대해 알게 됐다. 그렇게 협력이 이루어졌고, 상지대학교에서 공간을 제공하자 센터의 설립 취지에 공감한 LH가 사회가치실현의 일환으로 센터 조성을 위한 후원금 2억 원을 지원했다.

이처럼 지역의 사회적경제조직과 지역대학, 공공기관이 함께 센터를 조성하여 문을 연 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아직은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협력모델이 안정적으로 기능하도록 다듬어 나가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최 센터장은 "센터의 의사결정은 운영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진다. 운영위원회는 상지대학교 소속 인사, 드림하이 조합원,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다. 목표와 지향은 같지만 입장과 관점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협력하려니 어려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김 이사장은 "드림하이는 센터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요자 그룹이기도 하지만, 센터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하는 운영자 그룹이기도 하다. 센터의 각 구성원들 모두 역할이 있지 않겠나. 그 역할이 맞물려지다 보면 쳇바퀴가 구르듯이 센터가 굴러가는 것이고. 물론 필드의 전문가와 비전문가이자 당사자인 부모가 가진 관점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처음에는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헤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이 시범적인 모델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서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유기적으로 협업할 것인지 끊임없이 맞춰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 발달장애인을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치료 및 돌봄 서비스 제공

더불어 봄에서 시행하는 사업은 크게 네 가지다. 바우처 사업인 청소년 방과 후 활동 서비스를 비롯해 초등 이하 방과 후 돌봄 서비스, 치료 지원 서비스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여기에 발달장애인 가족 지원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이들 사업을 관통하는 하나의 미션은 발달장애인들에게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최 센터장은 "장애아동의 연령대에 따라 필요한 지원이 다르다. 따라서 각 생애주기에 알맞은 맞춤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래서 센터도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에 대한 돌봄, 청소년에 대한 돌봄을 따로 제공하며, 향후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자조 또는 자립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애인들을 케어할 때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교육과 치료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의 전 생애에 걸쳐서 전문적인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돌봄과 자립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 최경순 더불어 봄 센터장. ⓒ라이프인
▲ 최경순 더불어 봄 센터장. ⓒ라이프인

생애주기별로 맞춤 돌봄을 제공한다는 점 외에 더불어 봄이 가지는 또 다른 차별점은 바로 대학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대학과의 협력모델을 구축함으로써 더불어 봄은 공간뿐만 아니라 대학 내 전문성을 가진 인적 자원 역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상지대학교에는 보건의료과학대학을 비롯하여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단과대학이 있고, 각 단과대학에서 체육, 미술, 음악, 언어 및 작업치료 등을 전공한 학생들이 돌봄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전문분야와 연계하여 발달장애인들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편입될 수 있는 자조기술을 익힐 바탕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교정에서 자연스럽게 발달장애인들과 학생들이 교류하면서 인식 개선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센터가 학생들에게는 학문적으로 습득한 지식을 실습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하고, 근로장학생들에게는 일할 장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장애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근로장학생들의 경우를 보면, 처음에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워했다. 하지만 계속 마주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식이 바뀐다. 접점이 있어야 이해할 기회도 생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센터의 존재가 장애인식 개선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부일 드림하이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본인 제공
▲ 김부일 드림하이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본인 제공

"장애인 가족이 주체가 된다"는 점 역시 더불어 봄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특징이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발달장애아동이 있는 가정의 어려움과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 드림하이에서 처음 지원센터를 기획한 이유이기도 했다. 이런 기관이 생기면 아이가 여기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가족들이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고, 아이를 돌보느라 소홀했던 다른 가족 구성원을 챙길 기회가 주어지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 "장점이 많은 모델, 더욱 확산되었으면"

상술했듯이 더불어 봄은 다른 장애인 지원센터와는 다른 지역사회 협업모델을 제시하며 원주뿐만 아니라 강원도, 나아가 전국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선례가 되는 만큼 더불어 봄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도 궁금해진다.

최 센터장은 "원주는 장애인 자조모임이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모임들 역시 지역의 자산이고 인프라다. 이렇게 지역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더불어 봄이 하면 어떨까 한다"고 지향점을 밝혔다.

또한 김 이사장은 "일단, 센터가 아이를 편하게 맡길 수 있는 곳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대학에서 배출되는 전문가, 지역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싶다. 또한 센터가 활성화돼서 이런 협력모델이 전국적으로 많이 생기길 바란다. 우리가 해보니 장점이 많은 모델이다"고 바람을 전했다.

더불어 봄이 수행하는 사업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사회에서 걱정 없이 자라고 일상을 영위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할 수 있는 세상이다. 마땅히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만들어줘야 할 그런 세상의 일면을 더불어 봄을 통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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