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사경] 월경?언니 한번 믿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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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사경] 월경?언니 한번 믿어봐!
해피문데이 김도진 대표 인터뷰
  • 2020.09.14 18:37
  • by 김정란 기자

그간의 기술은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것이었다. 풍요로운 삶이 가져온 만족스러움에,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는 것은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이상 이 생각들을 뒤로 미룰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쓰레기 산, 플라스틱에 괴로운 해양생물들…지구가 더는 터전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들을 봐주지 않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항목 13~15번(▲기후변화와 대응 ▲해양환경 보전과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육상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전)은 그간 우리가 미뤄두었던 기후 변화에 대한 긴급조치, 해양, 육지 자원의 보존 노력 등을 담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할, 인간과 지구,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한 기술은 없을까? 더는 미룰 수 없는 생각들을, 앞서 실천하며 전진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있다. 라이프인이 지구를 위해 뛰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 지속가능성과 공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편집자 주]

▲ 해피문데이 김도진 대표. ⓒ해피문데이
▲ 해피문데이 김도진 대표. ⓒ해피문데이

당신은 자신의 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우리는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막상 내 몸을 제대로 본 경험조차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인간의 몸은 작은 우주와도 같아서 정상적인 순환을 위해 다양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우리의 몸이 잘 작동하며, 월경 역시 그 순환의 신호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체로 우리는 "아, 또...짜증나"는 심정으로 월경을 맞이하곤 한다. 해피문데이 김도진 대표 역시 "이 일을 하기 전에는 비슷한 생각으로 월경을 맞이했다"고 했다. 여성의 몸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해피문데이의 이야기를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 내 몸 안전만큼 환경도 소중한 고객들

해피문데이의 생리대는 유기농 순면을 사용하고, 탐폰에 들어가는 어플리케이터는 드물게 바이오플라스틱이다. 사탕수수로 만든 바이오플라스틱 어플리케이터는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것이 장점이다. 제품 포장재는 친환경 종이로 제작돼 탐폰 전체가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이뤄지도록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우리의 가장 우선순위가 친환경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때로 오히려 친환경 원재료 등이 자연을 더욱 해치거나 정보가 잘못 알려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그런데 안전성을 최우선에 두다 보면 친환경적 재료들을 검토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것이 해피문데이 월경용품이 친환경적인 흐름에 따라가게 된 이유다.

이들이 그에 대한 관심을 두게 더욱 독려하는 것은 고객들이다. 김 대표는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 그리고 그렇게 살려는 뜻이 있는 고객들이 건강한 삶과 건강한 지구가 연결된다고 느끼시는 것 같고, 우리에게도 그런 기준들을 높이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돌보는 것에 관심이 큰 고객층이 그들이 살아가는 터전, 즉 지구를 지키는 것에 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는 이야기다.

▲ 해피문데이의 월경용품. ⓒ해피문데이
▲ 해피문데이의 월경용품. ⓒ해피문데이

■ 유튜버만 구독과 좋아요? 월경용품도 '정기구독' 시대

해피문데이가 눈길을 끈 또 한 가지는 '정기구독'을 기본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매월 써야하는 월경용품만큼 정기구독과 어울리는 제품도 없다. 왜 정기구독이었을까? "우리는 한번 쓰고 마는 월경용품을 목적으로 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생리대가 몇 개 팔렸는지가 중요하다기보다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게 돕는 여성 헬스케어 브랜드를 목표로 한다. 그래서 일회성 구매가 아닌 정기구독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모르는 제품을 정기 구독하는 것에 대해 아무래도 장벽이 있다. 월경용품만큼 개인의 선호도가 다른 제품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제품을 출시한 초기, 판매량을 높이는 데는 오히려 마이너스 될 수도 있었다. 김 대표는 "이제는 고객들의 리뷰가 쌓여서 '매번 따로 사느니 구독하겠어.' 하고 구독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는데, 처음에는 이게 괜찮을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으셨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우리는 생리대회사로 시작했지만 여성의 건강을 돌보고, 건강한 일상을 살 수 있는 서비스 발전시키는 회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들이 중요했다. '중형, 대형 생리대가 몇 개 팔렸다'가 아니라 주기에 맞춰서 서로 챙기고 돌보는 고객 몇 분 계시냐가 우리 비전에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고 정기구독 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서 해피문데이는 고객들의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를 뒀다. 정기구독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 언제든지 쉽게 구독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샘플팩을 구매해 미리 써보고 괜찮으면 정기구독을 신청하는 방법도 마련했다. 월경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블로그 등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에 중점을 뒀다. 해피문데이는 지난 2018년부터 여성 건강 블로그와 유튜브 '월경 언니'를 운영 중이다.

정기구독이라는 장치는 자리를 잡기만 한다면 안정적 매출 외에도 여러 가지 장점이 많다. 고객이 어떤 것을 원하고, 어떤 것을 궁금해하는지 고객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알 수 있다. 해피문데이는 제품을 발송할 때 여성 건강에 대한 정보를 함께 동봉해 배송하는데 이런 콘텐츠에 대한 반응, 질문들이 회사로 들어오기도 한다. 김 대표는 "전문가들이 필요한 피드백들은 모아서 외부 저자를 섭외해 해결해드리기도 한다"고 했다.

▲해피문데이의 월경관리앱 헤이문. ⓒ해피문데이
▲해피문데이의 월경관리앱 헤이문. ⓒ해피문데이

■ 월경에서 내 몸까지, 여성 건강 토탈 케어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해피문데이는 생리대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여성 건강 토탈 케어 브랜드로 도약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9월, 월경관리앱 헤이문을 내놓는 것도 그 일환이다. 김 대표는 "앱에서 불규칙한 월경에 대한 가이드를 준다든지, 3주기 이상 변화가 나타나면 병원 제안 알림 등을 할 수도 있다. 제품 판매 이후 2, 3년 쌓아온 여성 건강 관련 콘텐츠들이 있어서 그걸 보실 수도 있다. 이런 가이드가 가능할 수 있도록 매니저를 맡으신 분이 간호사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초기단계 버전이지만 런칭해서 고객들이 이용하면서 피드백과 함께 콘텐츠를 쌓고, 시간이 가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앱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월경용품에 대한 부담이 있는 여성들을 돕는 것도 해피문데이의 또 다른 미션이다. 취약계층 여성들에게 생리대를 제공하는 '걱정 없는 1년'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이들이 일시적인 도움이 아니라 계속해서 걱정 없이 지내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 해째 지원을 받고 계신 분도 있다"고 했다. 예고도 하지 않고 불쑥 찾아오는 초경에 어린 여성들이 당황하는 마음을 덜 수 있는 초경에 대한 가이드도 이들이 빠지지 않고 챙기는 콘텐츠 중 하나다.

요즘은 건강을 지키는 것이 결국 모두를 지키는 시대다. 그중에서도 여성의 건강을 위해 뛰고 있는 해피문데이가, 앞으로 어떤 콘텐츠와 제품으로 모든 여성들의 든든한 '언니'가 되어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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