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사경] 입에서부터 플라스틱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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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사경] 입에서부터 플라스틱 아웃!
플라스틱 대안 대나무칫솔 제작 판매 (주)프로젝트 노아 이경태 최고기술책임자 인터뷰
  • 2020.03.23 16:29
  • by 김정란 기자
▲ (주)프로젝트 노아 이경태 최고기술책임자. ⓒ라이프인
▲ (주)프로젝트 노아 이경태 최고기술책임자. ⓒ라이프인

그간의 기술은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것이었다. 풍요로운 삶이 가져온 만족스러움에,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는 것은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이상 이 생각들을 뒤로 미룰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쓰레기 산, 플라스틱에 괴로운 해양생물들…지구가 더는 터전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들을 봐주지 않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항목 13~15번(▲기후변화와 대응 ▲해양환경 보전과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육상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전)은 그간 우리가 미뤄두었던 기후 변화에 대한 긴급조치, 해양, 육지 자원의 보존 노력 등을 담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할, 인간과 지구,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한 기술은 없을까? 더는 미룰 수 없는 생각들을, 앞서 실천하며 전진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있다. 라이프인이 지구를 위해 뛰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 지속가능성과 공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편집자 주]

플라스틱은 최근 환경 분야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다.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덜 사용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플라스틱은 정말 무섭도록, 언제 어느 순간에나, 무엇에나 있다. 커피를 마실 때 쓰는 일회용 용기의 뚜껑부터, 생수병, 하루에 몇 번씩 사용하는 칫솔까지 플라스틱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프로젝트 노아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플라스틱을 나무로 바꾸고 있다. 대나무를 이용해 칫솔대를 만들고 있는 것. ㈜프로젝트 노아의 이경태 최고기술책임자(CTO, Chief Technology Officer)와 만나 그들이 꿈꾸는 공존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프로젝트 노아의 브랜드 닥터노아 홈페이지에는 '치과의사가 만드는 친환경 대나무 칫솔'이라는 설명이 게재돼 있다. 대표인 박근우 씨가 치과의사다. 적도벨트 지역으로 봉사활동을 간 박 대표가 개발도상국의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해낸 것이 대나무였다. 이름은 나무지만, 실제로는 풀인 대나무는,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서 풍부한 자원이면서도 대단위 벌목의 위험이 적었다. 이를 이용해 칫솔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한 것이 대나무 칫솔의 생산으로 이어졌다.

▲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서 수매한 대나무들은 프로젝트 노아의 기술력을 입혀 가공된다. ⓒ라이프인
▲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서 수매한 대나무들은 프로젝트 노아의 기술력을 입혀 가공된다. ⓒ라이프인

인터뷰에 나선 이경태 CTO는 중간지원조직의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박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 CTO가 따로 진행하던 사업 역시 대학원 재학 시절 봉사활동에서 시작됐고, 역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일이었다. "네팔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전력망을 만들어주는 사업을 했다. 설치한 다음 해에 지역을 다시 방문하면 아이들의 삶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부모 세대와 다르지 않은 삶을 살 것 같던 아이들이 전기를 이용해 미디어를 접하고, 위생 개념도 생겨서 건강 상태가 많이 개선됐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관심도 많아져서 표정이 달라지는 것을 보았다. 그런 경험들이 지금 일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이 CTO는 기계공학 박사다. 칫솔의 품질을 높이고 싶었던 박 대표의 제안을 받고 회사에 합류하게 됐다.

닥터노아를 통해 칫솔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 당시 중국 공장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되던 칫솔은 이제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CTO는 "중국은 이미 대나무 제품 시장이 상당히 큰 편이어서 공장도 많고 인프라도 구축돼 있는 편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품질을 내기에는 기술의 한계가 있었다. 지금은 국내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는데 뜨거운 열을 가해서 모양을 만들어내는 핫프레싱 기술을 도입해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잡을 수 있는 칫솔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하던 날도 종로구에 자리 잡은 닥터노아의 생산시설에서는 나무 칫솔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 (주)프로젝트 노아 구성원들. 이 CTO는 "직원들이 우리 제품, 우리 회사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프로젝트 노아
▲ (주)프로젝트 노아 구성원들. 이 CTO는 "직원들이 우리 제품, 우리 회사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프로젝트 노아

3개월에서 6개월에 한 번씩 바꿔야 하는 칫솔 특성상 칫솔대를 나무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환경에 도움이 되지만, 이 CTO는 "더 완전한 친환경으로 가기 위한 계획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닥터노아 소비자들은 환경에 관심이 큰 경우가 많다 보니 친환경에 가까운 대나무 칫솔의 폐기에도 관심이 많다. 어떻게 버리는 것이 더 친환경적이냐는 문의를 하는 소비자도 많았다. 이 CTO는 "칫솔모와 칫솔대를 분리해서 버리는 것이 어렵다 보니 우리가 따로 수거를 해 폐기를 하거나 분리를 해 접시 등 다른 제품의 재료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닥터노아의 사회적 미션은 환경 문제 개선뿐 아니다. 대표와 CTO 모두 개발도상국 빈곤을 자원봉사를 통해 경험해 본 바 있어 이들의 소득 수준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들여오는 대나무의 가격을 합리적으로 매기는 '공정무역' 방식으로 수매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나무를 들여오는 지역에서 중위 소득에 미치려면 1톤당 기존 30달러 정도 하는 대나무를 몇 배 더 비싼 가격으로 들여와야 한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원가가 더 들어가지만, 이런 공정무역이 아동 노동 문제 등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면이 있다"라며 개발도상국 내 빈곤 문제 해결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 CTO는 "사람들이 칫솔을 쓰면서 언제라도 집에 있는 것 같은, 혹은 시골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리적 만족감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품질이다. 이 CTO는 "치위생제품 전문 대기업들도 최근 나무 칫솔을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라며 "나무칫솔 제작이 쉬워 보이지만, 자연 유래 재료여서 상당히 까다로운 부분이 있어 지속적으로 생산해 온 우리와는 기술력 차이가 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대기업들이 좋은 품질의 우리 제품을 먼저 찾아 협업하거나, 우리가 그들만큼 대규모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것이 ㈜프로젝트 노아의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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