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간판이 걸린 채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진안 구시장의 골목이 환하게 빛났다. 지난 9월 30일 열린 진안사회적경제박람회에서 선보인 '치유골목'은 버려진 공간을 새롭게 단장해 주민과 방문객을 불러 모았다. 산림자원과 사회연대경제가 만나 지역 골목 상권을 되살리는 실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 치유골목 매장의 리모델링 전후 사진. ⓒ라이프인
▲ 치유골목 매장의 리모델링 전후 사진. ⓒ라이프인

 

이번 치유골목은 2025년 진안군 산림치유연계 창업성장 지원의 핵심 사업이다. 진안군 산림과가 주관하여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했고 위탁운영은 진안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맡았다. 지난 3년간 총 21개 치유 공동체가 육성되어, 이 가운데 5개 단체가 올해 치유골목 매장에 입점해 단체가 직접 운영한다.

 

▲ 치유골목으로 변화한 공간들. ⓒ라이프인
▲ 치유골목으로 변화한 공간들. ⓒ라이프인

 

입점한 곳은 △나의진안 유한회사 △고원의숲 생태교육협동조합 △협동조합 숲이한수다 △월랑역사 △한국자연치유농업협동조합 초록달팽이다. 이들은 산림과 농촌 자원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상품을 선보였다. 허브차와 임산물 디저트, 지역 역사와 결합한 체험 프로그램 등은 단순한 판매를 넘어 '치유'라는 가치를 담아냈다.

 

▲ 박람회 치유골목 표지. ⓒ라이프인
▲ 박람회 치유골목 표지. ⓒ라이프인

사회적경제박람회 행사장에서는 치유골목 투어와 스탬프 이벤트가 함께 진행됐다. 방문객들은 골목 곳곳을 돌아다니며 도장을 모아 선물을 받았고, 해설과 함께하는 골목 투어에서는 변모한 공간의 의미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예전엔 발길이 끊긴 곳이었는데, 요즘은 불빛과 사람들로 살아났다"는 주민의 말처럼, 버려진 공간이 활기찬 골목으로 탈바꿈했다는 체감이 현장 곳곳에서 전해졌다.

 

특히 변화는 단순한 외형에 그치지 않았다. 치유골목 상점들은 주민이 직접 운영하며, 지역 자원을 활용한 창업이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지고 있다. 진안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이근우 사무국장은 "치유골목은 산림치유 산업과 사회적경제를 결합한 실험"이라며 "지역 청년과 주민이 주체가 되어 골목을 새롭게 살려내고, 장기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유골목은 앞으로 더 많은 상점을 새롭게 탈바꿈 할 예정이다. 또한 국립 진안고원 산림치유원의 개원과 연계될 경우, 진안의 치유 산업과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골목이 단순히 축제의 무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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