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라이프] "촌 라이프, 한번 시도해 보세요. 가능성 품은 진안이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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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村라이프] "촌 라이프, 한번 시도해 보세요. 가능성 품은 진안이면 더 좋고"
전북 진안군 귀농귀촌종합지원센터 김진주 센터장, 진안 주민 양준호 대표 인터뷰
  • 2023.07.28 11:28
  • by 정화령 기자

'한 달 살이'라는 말이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고, '살아보기 프로그램'이 유행한 지도 한참이다. 그만큼 대도시가 아닌 비수도권, 농촌에서의 삶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적지 않다. 하지만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생계 수단, 소위 '먹고사니즘'의 문제를 비롯하여, 과연 지역에서 나의 삶을 잘 꾸릴 수 있을지 여러 방면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렇기에 귀농·귀촌에 관심 있는 청년들은 지역을 일단 '경험'해 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에서 관계인구 유입을 위한 다양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혹은 외지 청년들과 마을 주민들의 협업 방식으로 지역을 경험하도록 돕는 조직·기관들이 있다. 라이프인은 지역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고 지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곳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말의 귀를 닮은 마이산(馬耳山)으로 유명한 전북 진안은 북쪽으로는 무주군, 남쪽으로는 장수군과 맞닿아 있다. 이곳은 소백산맥으로 둘러싸여 진안고원을 이루고 해발고도가 높아, '호남의 지붕'으로도 불린다. 또한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이 있어 높은 산과 맑은 물의 천혜 자연을 품고 있다. 이런 환경 자원을 바탕으로 2024년에는 국립산림치유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여러 자연조건에도 불구하고 진안 역시 다른 농산어촌과 마찬가지로 인구감소로 인한 우려가 크다. 특히 올해 6월 기준 진안 인구는 약 2만 4천 6백 명으로, 이는 기초 지자체 중 하위 11위 수준이다. 1960년대에는 인구 10만에 달했던 지역이지만, 도시로 인구 집중과 농업‧임업의 쇠퇴로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게다가 90년대 초반 용담댐 건설로 수몰민이 발생해 인구의 40% 이상이 급감한 역사도 있다. 라이프인에서는 [村라이프]를 기획하며 이러한 배경을 가진 진안에서 귀농귀촌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진안군귀농귀촌종합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의 김진주 센터장과 진안 주민 양준호 대표를 만나 그들만의 村라이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센터는 두 달 전 마을만들기지원센터와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있는 공간 옆에 새로 건물을 증축하여 입주했다. 사무 공간과 교육장을 갖추고, 1인 숙소 8실을 만들어 짧게는 10일에서 최대 3개월까지 장기간 교육과정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전국을 다니면서 어느 지역이 나와 맞는지 찾아보는 사람들도 많기에, 숙소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설명이다. 어떤 사업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지원금에 차이가 있지만, 숙박은 무료로 제공하거나 최대한 저렴하게 책정할 계획이다. 

▲ 지원센터에서 새로 지은 1인실 숙소 내부. ⓒ라이프인 
▲ 지원센터에서 새로 지은 1인실 숙소 내부. ⓒ라이프인 
▲ 게스트하우스. ⓒ라이프인 
▲ 게스트하우스. ⓒ라이프인 

농사 경험이 전혀 없더라도 '진안 아주심기' 프로그램으로 5명이 한 팀이 되어 농사 경험을 해볼 수 있다. 김진주 센터장도 작년에 직접 청년팀 멘토로 옥수수와 배추 농사를 지도했다. 김 센터장은 "귀농인들은 농촌에서 삽 한 자루도 어디에서 구해야 하는지 막막하다. 옥수수 같은 작물은 파종까지 짧기도 하고, 그룹으로 농사지으면 재미도 있어서 경험하기에 적합하다"라며, 작년에 같이 팀을 이룬 청년들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진안에 남아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농업뿐 아니라 창업보육학교를 4년째 운영하며 소믈리에 교육을 하고 있다. 1기 졸업생은 양조장을 설립하여 진안의 술을 빚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교육도 기수별로 커뮤니티가 만들어져 소통을 활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귀농‧귀촌인들과 지역사회와의 소통은 어떨까? 기존 주민들과 관계에 관한 질문에 김 센터장은 "지원센터에서 마을환영회를 주최해서 주민들과 안면을 트는 자리를 만든다. 그리고 의약 교실이나 동아리에 예산을 지원해서 주민들과 귀농‧귀촌인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또한 군에서 역량 있는 사람들을 멘토로 지정해서 실생활에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 김진주 센터장. ⓒ라이프인 
▲ 김진주 센터장. ⓒ라이프인 

마지막으로 김 센터장은 "귀촌을 생각하고 있다면, 내가 왜 시골을 가는지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귀농‧귀촌 청년을 위한 지원정책을 많이 쏟아내고 있고, 대상 연령도 높아지는 추세이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쉽지 않은 만큼, 명확한 목적 없이 지원만을 기대했다가는 실패하기 쉽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진안은 불모지처럼 개척할 수 있고 기회가 많은 땅이다. 발전 가능성이 크니 귀촌을 생각한다면 진안도 꼭 고려해 봤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진안에서 두 번째로 만난 양준호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오랜 외국 생활을 했다. 2017년에 귀국하여 귀농‧귀촌을 알아보다 진안에 자리 잡은 지는 5년이 되었다. 그는 스스로를 귀농‧귀촌보다는 진안으로 '이사'했다고 표현했다. 17년간 네팔과 인도에서 지내면서 주로 여행안내와 식당 등을 했는데 이곳에서는 같은 업종을 할 수는 없었다. 농업보다 임업에 관심이 있어서 '임업 후계자 과정'을 지원받아 임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양 대표는 "농작물은 키워서 재배까지 90~120일인데 비해 임업은 3~4년이 걸린다. 그 시간을 기다리기 힘들어하기도 하는데, 나와는 잘 맞아서 이제 결과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양준호 대표. ⓒ라이프인 
▲ 양준호 대표. ⓒ라이프인 

그러면서 "진안에 살면서 땅에 발을 들이지 않고 다른 일만 했다면, 이곳에 사는 스스로에 대한 근거가 미약했을 것이다. 강의 근원지이고 산맥과 교감할 수 있는 이 지역에서 살면서 (삶의) 밑거름이 되고, 이방인이 되지 않도록 좀 더 노력하는 편"이라는 말로 임업에 대한 이유를 덧붙였다. 그는 임업 외에는 '펜북스'라는 출판사를 세워 번역과 글을 쓰고, 사회적농장의 담당자로 아스파라거스 블루베리 농업을 맡아 노인 일자리를 창출한다. 또한 지역의 사회적기업을 함께하고, 협동조합이 모여 설립한 레스토랑이자 문화공간 '마이스케치'의 일원이기도 하다. 오디션을 통해 진안 군립 합창단에도 속해서 활동하고 있다. 많은 역할로 바쁘겠다는 질문에 양 대표는 "이곳은 자연과 시간이 참 많다. 특히 어두워지면 혼자서 뭐든 할 시간이 많아, 자연이 사람을 가르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귀농‧귀촌에 대해서는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지만, 사업의 측면으로 접근하면 큰 대출을 받고 쉼 없이 일하며 이자를 갚는 게 현실"이라며 주의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좋은 환경과 여러 지원책으로 최저 생계비의 걱정은 없으니, 나에게 맞는 곳인지 '이사'의 개념으로 접근해 봤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촌라이프의 장점으로 '교육환경'도 강조했다. 요즘 여러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경쟁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전인 교육이 가능한 것도 산촌의 혜택이라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촌에 정착한 선배로서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어려운 시대를 사는 젊은 사람들에게 촌라이프가 여러 가능성 중 하나일 수 있다. 세상에는 여러 인연이 있으니 한번 시도해 보면 어떨까요? 그게 진안이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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