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에 소비하는 음식과 물건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대가를 받고 생산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는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물건이 여러 가공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가끔 기사를 통해 특정 기업의 부당한 대우, 위험한 노동 환경 등을 접할 뿐입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가 누구인지 알고, 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정한 대가를 받으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가도록 지지하는 운동입니다. 최근, 다양한 도시, 학교, 기업, 기관 등이 공정무역을 지지하며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 기사는 한국의 공정무역마을과 공정무역 공동체 사례를 통해, 소비자 공동체와 생산자가 어떻게 연대하는지 소개하려 합니다.
공정무역은 저개발국가의 생산제품에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글로벌 소비 운동이다. 가치 있는 제품, 윤리적 소비, ESG를 실천하고자 하는 시민들과 기업들이 공정무역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커피, 바나나, 수공예품, 마스코바도 등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1차 생산품들뿐 아니라 공정무역 재료들로 가공된 초콜릿, 쿠키, 화장품 등 그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의 공정무역 제품들은 주로 해외에서 생산되거나 가공된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최근 공정무역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공정무역 제품을 활용한 제조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월 초 안양에 위치한 ㈜문식품을 방문해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공정무역 실천기업이 되어 공정무역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문동철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치 있는 제품을 위해 선택한 공정무역 '평범한 초코파이는 NO'...차별화로 시작된 도전
문동철 대표의 ㈜문식품은 취약양계층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함을 목적으로 하는한 수제초코파이 생산회사이다. 시중의 초코파이와 차별화하기 위해 크기를 키우고, 무향료·무방부제로 건강함을 담은 상품을 개발한다.
스스로에게 경계를 주는 경영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사회적기업을 시작하게 된 문 대표는 기업을 운영하며 공정무역을 알게 됐다.
"우리나라가 많이 성장하면서 기업들도 예전과는 다르게 운영합니다. ESG 경영이 중요해졌어요.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문식품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ESG 경영은 물론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물품에 어떤 가치를 담을까 하다가 공정무역을 만나게 됐죠"
공정무역 제품에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많은 과제들이 원칙으로 담겨있다. 아동노동 금지, 친환경적 농법 실천, 생산자들에 대한 공정한 대가 지급 등이 공정무역 생산단체가 지켜야 할 합의된 원칙들이다. 이런 다양한 가치를 담을 수 있는 공정무역을 선택한 문 대표는 '어떻게 공정무역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안양시가 공정무역도시가 되면서 공정무역에 동참하게 되었다.
안양시는 2021년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로부터 공정무역도시로 인증을 받았다. ㈜문식품은 안양시청 1층 카페와 연금매장에 공정무역믹스커피를 납품하였서 공정무역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사회적경제 조직으로서 공정무역을 실천하고자, 제품을 개발하며, 2023년에는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로부터 실천기업 인증도 받았다.
㈜문식품이 생산하는 공정무역 제품은 브라우니다. 브라우니의 주재료는 계란, 설탕, 마가린, 밀가루, 초콜릿이다. 이 중 설탕은 '공정무역 유기농 사탕수수 가루(마스코바도)'를 사용한다.
초콜릿까지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유통단가를 맞추기 어려워 현재는 설탕만 100%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향후 판매량이 늘어나면 초콜릿까지 공정무역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이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업 혼자 안되면 협업하라... 제과공장의 '커피 도전기'
"사회적기업들이 다양한 사회적 가치 실천하면서 생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혼자 할 수 없는 일은 협력해서 해야 합니다." 협업으로 탄생한 끌라시꼬 울티모 커피는 공정무역 원두를 사용한 커피이다. '어떻게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한 문식품의 기업 전략으로 만들어졌다.
문 대표는 카페에 문식품의 제과류와 함께 공정무역 믹스커피를 납품하며서 커피 사업의 필요성을 느꼈다. 제과기술만 가진 문식품은 제과제빵 바리스타 학원인 끌라시꼬울티모와 협력해 OEM으로 공정무역 커피 티백을 만들게 됐다. 끌라시코 울티모 커피는 침출해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FI의 인증을 받은 원두를 사용한다.
문 대표는 "생산되는 제품에 공정무역도 하나씩 도입하여 가치 있는 제품을 늘려나가고, 국민들의 식생활을 위해 바른 먹거리 제품을 만드는 것이 식품회사로서 사회에 공헌하는 일"이라며, 사회공헌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고 있다.
경영으로 바쁜 중에도 교육청과 협업해 초·중학교, 일반인을 대상으로 초코파이 만들기 수업을 직접 진행하고, 산학협력을 통해 인재양성에도 힘쓴다. 보육원과 노인·장애인복지관 등 다양한 사회복지시설들에 자사 제품을 후원하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공정무역 캠페인도 진행한다.
20여년간 국내 굴지의 제과회사에서 일하며 "다른 사람과 같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는 문 대표는 기업이 성공하려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수출시장은 ESG 정책이 강화되면서 공정무역에 대한 부분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식품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공정무역을 강화한 제품 개발이 중요하고 했다.
문대표는 자사 제품이 늘어나 공정무역 제품과 사회적경제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카페 사업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문식품의 사업 모델들이 확산돼 공정무역이 기업들의 새로운 사업 방향이 되길 기대해 본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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