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에 소비하는 음식과 물건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대가를 받고 생산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는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물건이 여러 가공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가끔 기사를 통해 특정 기업의 부당한 대우, 위험한 노동 환경 등을 접할 뿐입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가 누구인지 알고, 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정한 대가를 받으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가도록 지지하는 운동입니다. 최근, 다양한 도시, 학교, 기업, 기관 등이 공정무역을 지지하며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 기사는 한국의 공정무역마을과 공정무역 공동체 사례를 통해, 소비자 공동체와 생산자가 어떻게 연대하는지 소개하려 합니다.

 

▲ 2024 경기도 공정무역 포트나잇 축제. ⓒ안성시
▲ 2024 경기도 공정무역 포트나잇 축제. ⓒ안성시

'2024년 경기도 공정무역 포트나잇 축제'가 지난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스타필드 안성에서 열렸다.

31개 시군을 대표하여 개막도시로 선정된 안성시는 '공정을 통한 상생으로 행복한 여행'이라는 주제로 공정무역을 시민들이 쉽게 만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시민참여 프로그램 및 스탬프 투어, 다양한 공연을 준비하여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또, '사회적가치 페스타'를 열어 사회적경제기업 및 공정무역 등 사회적 가치를 가진 기업의 제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공정무역포트나잇이란 2주 동안 공정무역을 가까운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축제로 각 지역에서도 공정무역 강연과 홍보·전시,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운영 중이다.

 

안성공정무역포트나잇만의 새로운 변화

김보라 안성시장은 개막식 환영사에서 "이번 공정무역포트나잇 축제 개최도시로 선정된 이후, 기존 축제와는 차별화된 안성시민만의 새로운 시도와 기획으로 오랜 시간 준비했다"며 "공정무역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도 쉽게 접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스타필드 안성이란 장소를 선택했고, 축제기간도 가장 긴 3일로 확대했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활동해 온 많은 공정무역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개막식 행사를 준비했다"고 강조하며 이번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 사회적기업 제품과 공정무역 제품 판매 부스. ⓒ안성시
▲ 사회적기업 제품과 공정무역 제품 판매 부스. ⓒ안성시

안성시장이 자신감 있게 밝혔듯 안성에서 열린 '경기도 공정무역 포트나잇 축제'는 말 그대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스타필드라는 장소를 선택해 안성 시민뿐 아니라 인근 도시에서 찾아온 시민까지 공정무역 부스에 참여해 기존 1~2일 진행했던 행사를 3일로 늘려 행사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스타필드에 놀러 온 한 시민은 여주에서 왔다면서 "여기서 공정무역을 처음 알게 됐다. 아이들과 함께 공정무역을 배우고 다양한 체험을 해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특별공연 후 내년 공정무역포트나잇 개막도시 부천시에 활동가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안성시청
▲ 특별공연 후 내년 공정무역포트나잇 개막도시 부천시에 활동가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안성시

개막식 특별 공연으로 준비된 '꿈을 꾼다'는 경기도의 공정무역 활동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담아내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공정무역 10대 원칙이 적힌 종이를 나무에 걸며 무대에 등장한 활동가들은 다함께 '꿈을 꾼다' 노래를 합창했다. "내일을 향해 나는 꿈을 꾼다. 행복한 꿈을 꾼다"라는 마지막 소절은 공정무역을 알리고자 헌신해온 그들의 열정과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공연에 참여한 활동가는 "이번 무대를 통해 그동안의 활동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비록 짧은 공연이었지만, 모두 함께한 이 자리가 뜻깊었다. 우리의 활동을 아무도 몰라주는데 이런 자리가 다시 힘을 내게 한다"고 말했다.

 

포트나잇 속 또 다른 행사 '경기도공정무역마을 협의회 창립포럼'

지난 4월 경기도 내 공정무역마을 운동 민간협의체 대표들이 모여 경기도 공정무역마을 협의회 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그 결실을 맺는 자리로 안성 공정무역포트나잇 개막식날을 택해 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 경기도 공정무역협의회 창립총회 후 포럼을 진행했다. ⓒ부천시공정무역협의회

이번 창립포럼은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먼저 주제 발표에서는 공정무역마을 운동에 대해 국제, 국내, 경기도 등의 사례와 현황을 심도 있게 다뤘다. 

첫 번째 발표자인 이미옥 국제공정무역마을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국제공정무역마을운동과 지속 가능성의 이슈'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가는 순환경제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인식의 재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공정마을위원회 김선화 위원은 '우리가 만드는 변화 국내 공정무역마을 현황과 과제'란 주제로 공정무역 도시가 생겨날수록 지역의 공정무역커뮤니티가 많아지고 공정무역 제품개발과 다양한 캠페인 등이 전개되고 있음을 알렸다. 

부천공정무역협의회 최혜연 대표는'경기도 공정무역 마을 현황 및 향후 과제'에서 경기도에 있는 시군 간 공정무역 예산의 차이는 있지만, 그보다 민관 협력이 중요함을 재차 강조했다.
 

▲ 이번 창립포럼은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안성시공정무역협의회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장승권 성공회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을 이끌었으며 도의원 및 공정무역 행정 담당자들이 토론자로 참여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경기도 청소년 공정무역 교육 확대를 위한 제안'이라는 주제로 발표 예정이었던 신미숙 경기도 도의원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해 고태경 한국공정무역협의회 위원장이 대신 발표했다. 신 의원이 준비한 제안은 학교에서의 공정무역 교육이 자율적인 재량에만 맡겨져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교사들을 위한 공정무역 교육지도서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 사회적경제과 김홍길 과장은 "경기도는 공정무역마을운동을 통해 공정무역 인식 확산, 제품 개발 및 판로 교육, 공정무역커뮤니티 형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거두었다"며 "앞으로는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호섭 안성시 시의원은 '공정무역 활성화를 위한 의회의 역할과 공정무역의 과제'에 대해 말하며, 공정무역이 직면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의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포럼에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 현실감 있는 공정무역 이야기를 전달했다. 우리나라 공정무역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 보고, 향후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 공정무역 10대 원칙이 걸린 행복나무 ⓒ안성시공정무역협의회
▲ 공정무역 10대 원칙이 걸린 행복나무. ⓒ안성시공정무역협의회

안성시에서 열린 공정무역포트나잇축제는 기존과 차별화된 접근으로 주목 받았다.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공정무역에 대해 인식하고 관심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이 행사가 경기도를 대표하는 공정무역 축제로 자리매김하여, 공정무역 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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