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인은 기존 사회적경제에서 범주를 넓혀 사회연대경제(SS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ic)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난해부터 용어 변경을 제안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연대경제가 뿌리내린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2014년 제정한 프랑스 사회연대경제법에서는 '사회연대의 가치와 조건을 충족하는 모든 활동 영역의 비즈니스와 경제 발전의 형태'라고 넓게 정의한다. 티에리 장테(Thierry Jeantet) 전 프랑스 사회연대경제 연합회장은 2018년 한국 방문 당시 "사회연대경제는 연대를 기반으로 하여 공동의 목표와 원칙으로 정의된 운동이다. 상업 활동을 통해 금전, 비금전적 경제 영역에서 경계를 두지 않고 발전하고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프랑스 사회연대경제의 생생한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지난 4일, 서울 동작신협 강당에서 열렸다. 한신대학교 대학원 사회적경영학과에서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프랑스의 시민체감형 사회연대경제를 해부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 진행을 맡은 사회적협동조합 마음을잇다 이희라 이사장은 "정부 정책에 휘둘리지 않고 시민과 사회가 연대하는 프랑스 파리에 다녀왔다. 연수에서 얻은 영감을 나누는 자리"라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행사에는 사회연대경제 연구자 및 종사자, 신협 관계자 등이 다수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내비쳤다.
본 행사에 앞서 신협중앙회 행복나눔부문 박규희 부문장이 참석해 "신협은 빈곤 해방이라는 경제적 목표를 가지고 출발하여, 의료 및 주택 분야 협동조합 생협 등과 연대해서 지역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또한 금융권 최초로 사회적경제 전담 부문을 신설하여 지원 중이다. 사회연대조직이면서 동반자로서 더 많은 사회연대 분야의 발전을 위해 지원해 가겠다"라고 축사를 전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세 영역으로 구분하여 연수 참가자가 사례를 소개하고 그 내용을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일터에서의 협력과 연대. 그리고 포용을 통한 질 좋은 일터 만들기' 파트에서는 ▲택시 노동자 협동조합 Gescop-Alpha Taxi ▲가사 및 돌봄분야 소사업자들의 협동조합 MDSAP ▲플랫폼 배달 노동자 협동조합 Coopcycle ▲노동통합형 사회적기업 Envie federation 사례를, 두 번째 '삶터에서 생명과 환경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연대경제의 주민 체감도 높이기' 파트는 ▲윤리적 소비를 실현하는 Biocoop ▲혁신적 재생에너지협동조합 Enercoop 사례를 다뤘다.
마지막으로 '사회연대경제 내 협력과 연대로 구축된 사회연대경제 지원시스템' 파트에서는 ▲사회연대경제에 특화된 금융협동조합 Credit Cooperatif ▲노협의 협력과 연대를 실천하는 노협 전국연합회 CGSCOP ▲자본주의 경제의 근본적 전환을 추구하는 공익협동조합연합회 Les Licoomes를 다뤘다.
먼저 기조 발제를 맡은 문조성 화성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이 '왜 지금 프랑스 사회연대경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공동 목적을 위해 조직한 결사체 조직이 프랑스 사회연대경제의 84%를 차지하고, 민간 주도로 발전한 점이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구 사회적경제' 영역과 새로운 연대 경제를 중심으로 나타난 '신 사회적경제'가 통합하며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제정되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새로운 사회연대경제의 특징은 시민참여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의 많은 자원을 묶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다.
문 센터장은 "신‧구 영역이 출발 배경은 다르지만, 사람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은 같다. 갈등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자발적인 성장'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민간 협력으로 공익 협동조합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연대경제는 정체성을 이루기 전에 제도화로 규정되어 한계가 있었지만, 프랑스는 민간주도성을 잃지 않았다"라고 양국 상황을 비교했다. 또한 결사체로서 가치와 원칙을 지켜서 정책의 지원이 시작됐을 때 흔들리지 않고 성장했다고 이야기했다.
프랑스 외에도 퀘벡 사례를 들며, "해외 사회연대경제는 공통으로 진보정당이 집권했을 때 발전하고 확산했다. 그렇게 확산한 데는 탄탄하게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그러한 시기가 다가왔을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앞으로 고민해야 한다"라고 과제를 남겼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다룬 프랑스 사회연대경제 탐방기는 7월 2주부터 라이프인에서 연재 예정이다. 더 자세한 프랑스 현장 이야기는 탐방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라이프인은 사회연대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사회적경제'에서 '사회연대경제'로의 용어 변경을 제안한다. 다만, 원활한 내용 전달을 위해 사회연대경제 용어가 정착되기 전까지 사회적경제와 사회연대경제를 병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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