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8일 일본 도쿄 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Pre-Asia Impact Night(이하 프리 아시아 임팩트 나이트) 현장은 한국과 일본의 임팩트 투자 리더 30여 명이 모여 아시아 협력의 미래를 모색하는 진지한 열기로 가득했다. D3쥬빌리파트너스와 일본사회혁신투자재단(SIIF, Social Innovation and Investment Foundation)이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내년 개최될 '2026 Asia Impact Nights'을 준비하는 사전 모임으로, 양국이 직면한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협력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가 있었다.
Asia Impact Nights(아시아 임팩트 나이츠)는 전 세계 투자자, 자산운용사, 자선가, 그리고 임팩트 분야 지도자들로 구성된 다양한 그룹을 한 자리에 초청하여 아시아에서의 임팩트 확장과 지속 가능한 투자에 대한 성찰과 논의를 하는 행사다.
참가자들은 자본 동원, 정책 경험 공유, 초기 스타트업 지원 확대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 일본사회혁신투자재단(SIIF) 등 일본 주요 기관 패널과 임팩트스퀘어, D3쥬빌리파트너스 등 한국 임팩트 투자 조직이 머리를 맞대며, 지역 기반(place-based) 시스템 변화를 위한 한일간 공동 전략의 초석을 다졌다.
행사는 오프닝을 시작으로 두 개의 주요 세션과 그룹 논의, 네트워킹으로 이어졌다. 첫 번째 세션인 'Mobilizing Capital to Accelerate Asia's Decarbonization(아시아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자본 동원)'에서는 지속가능 금융과 임팩트 투자의 역할을 점검하며, 공동 펀드 조성과 정책적 인센티브, 민관 협력 모델을 통해 어떻게 더 많은 자본을 아시아 탈탄소화에 연결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기후 분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지역 기반(place-based) 시스템 변화라는 다음 세션의 주제로 이어졌다.
이어진 'Leaderships for place-based System Change in Northeast Asia(동북아시아의 지역 기반 시스템 변화를 위한 리더십)'세션의 발제에 나선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는 한국 경북 영주시 지역 재생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며 지역 혁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도현명 대표는 먼저 임팩트 투자사로서의 정체성에 관해 "임팩트스퀘어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솔루션 제공자(Provider)"라며 "자본을 넣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정책·지역사회·기업·청년을 잇는 백본(backbone)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도현명 대표가 들려준 경상북도 영주시 STAXX 프로젝트 사례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STAXX 프로젝트는 인구 10만 명 규모의 소도시에서 방치된 구도심 건물을 매입해 코워킹스페이스와 문화 거점으로 리모델링하고, 10개의 임팩트 스타트업을 유치·투자하여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은 시도였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사례로 '블랭크(Blank)'가 있다. 블랭크는 10년 이상 방치된 구옥을 게스트하우스로 재탄생시켜 유명 유튜버의 장기 체류를 유도했고, 이를 통해 영주라는 도시 자체가 글로벌 홍보 효과를 거두며 국내외에 새롭게 조명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작은 변화가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도전과 기회가 교차하는 현장에서, 임팩트스퀘어는 솔루션 제공자로서 현실적인 제약을 체감하기도 했다. 도현명 대표는 "한국 내 유사한 성공 사례가 부족해 해외에서 학습해야 했고, 건물 소유주 정보를 알 수 없는 행정적 장벽도 컸다. 그러나 동시에 지역 청년들의 존재,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 지역 파트너십 속에서 기회를 발견했고, 이 경험은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나아가 아시아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 재생은 솔로 플레이가 아니라 스타트업, 정부, 대학, 투자기관이 함께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리 아시아 임팩트 나이트는 2026년 본행사를 앞두고, 양국 민간 부문이 임팩트 의제를 공유하고 공동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또한 한일 수교 60주년이라는 시점과 맞물리며 더욱 큰 의미를 남겼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협력은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혁신의 동력"임을 확인하며, 한국과 일본은 사회혁신의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음에 공감했다. 무엇보다, 한국의 빠른 실행력과 민간 혁신성과 일본의 제도적 경험과 데이터 기반 접근이 결합할 때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26년 열릴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는 이번 사전 행사에서 다져진 논의가 보다 구체적인 실행과 파트너십으로 확장되는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