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서울공익활동 박람회'에서 열린 강연회 및 인사이트 토크. (왼쪽부터)정경훈 오늘의행동 대표, 젤리 장(장종원) 공공캠페이너, 서현선 SSIR(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한국어판 편집장. ⓒ라이프인
▲ '2025 서울공익활동 박람회'에서 열린 강연회 및 인사이트 토크. (왼쪽부터)정경훈 오늘의행동 대표, 젤리 장(장종원) 공공캠페이너, 서현선 SSIR(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한국어판 편집장. ⓒ라이프인

서울시 공익활동지원센터는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2025 서울공익활동 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번 박람회는 서울시민과 공익활동가들이 일상 속 사회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민참여형 실천 사례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20일 오후 2시에는 공익활동가들을 위한 오프닝 강연과 인사이트 토크가 열렸다.

일상에서 느끼는 사회문제를 바탕으로 직접 공공캠페인을 벌이는 젤리 장(Jelly Jang, 장종원) 캠페이너는 스스로를 '말 거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그가 진행한 캠페인 중 누구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캠페인 사례를 공유했다. 

젤리 장 캠페이너는 서울시 광화문 지역 광역버스 정류장의 탑승객 대기열(待機列)때문에 다른 시민들이 길을 지나가기 어려운 상황을 보고 대기열이 있는 바닥면에 화살표와 괄호 모양의 테이프를 부착했다. 대기열을 정리해주는 캠페인 효과를 보고 강원도 보건소 진료대기실, 광주 소재 고등학교 급식실 등 여러 지역에서 동일한 캠페인이 자발적으로 일어났다.

경의선 숲길 옆 공원 인근 주민들이 공원 방문객들로 인한 소음으로 잠을 자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SNS)로 사람을 모아 잠옷을 입고 공원 나무에 'I want to fall asleep(나는 잠들고 싶다)'라는 문구가 적힌 베개를 걸고 공원 방문객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손짓을 보내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 경기도 안산시 석수초등학생들이 지역 주민들의 쓰레기 투척 문제를 막기 위해 설치한 임시 담벼락에 메시지를 적고 있다. ⓒ라이프인
▲ 경기도 안산시 석수초등학생들이 지역 주민들의 쓰레기 투척 문제를 막기 위해 설치한 임시 담벼락에 메시지를 적고 있다. ⓒ라이프인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석수초등학교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학교 교정에 투척한 술병들을 아침에 등교한 초등학생들이 치워야 하는 문제가 있어 초등학교에 외부인이 출입하지 못하게 하는 담벼락을 세워한다는 등의 갈등이 생겼다. 문제 해결을 외뢰 받은 젤리장 캠페이너는 주민들의 동선은 차단하되 시선은 허용하는 노란 빛을 띤 투명한 담벼락을 임시로 설치했다. 해당 초등학생들은 그 담벼락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말을 적기도 했다.  

"어디서 어떻게 영감과 용기를 얻어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젤리 장 캠페이너는 "내가 불편해서 시작했다. 가만히 있기 싫었다. 그러다 보니 불편을 해결하는 주체자가 되는 것이 내 업(業)이 됐다"고 답했다. 장 캠페이너는 공익활동가들에게 "캠페인으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럽고 초조해진다. 그런 부담감을 내려 놓기 위해선 캠페인 목표를 행동, 태도, 주제와 이슈를 점화시키는 것, 주제에 대한 인지를 제고하는 것 등 크게 4가지로 설정하면 무겁지 않게 캠페인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공익활동의 목표를 주제와 상황, 여력, 처지에 맞게 설정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자선과시민사회센터에서 운영하는 사회혁신 및 비영리분야 매체인 SSIR(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의 한국어판 편집장인 서현선 편집장은 SSIR을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은 "사회혁신을 위한 지식을 읽고 글을 짓는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SSIR에 게재된 해외 공익활동 사례를 공유했다.   

일본 사례로 공유한 '우에다 어린이 영화 클럽'은 등교하지 않고 있는 24만 명의 어린이를 위한 공익활동이다. 어린 시절 부등교(不登校) 문제는 평생 사회로 돌아오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인식한 일본 시민은 학교에 가기 힘든 날에 영화를 보러 가면 등교로 인정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현선 편집장은 해당 사례를 "굉장히 다정한 시도"라며 "영화관은 소속감을 느끼는 공간으로 작용하고 어린이는 영화를 통해 타인의 삶을 보고 배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예술가 '빅 뮤니츠'가 쓰레기 매립지 '자르딤 그라마초'라는 곳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주 모델로 삼고 그들이 주은 쓰레기를 활용해 만든 예술 작품. ⓒ라이프인
▲ 예술가 '빅 뮤니츠'가 쓰레기 매립지 '자르딤 그라마초'라는 곳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주 모델로 삼고 그들이 주은 쓰레기를 활용해 만든 예술 작품. ⓒ라이프인

브라질 사례로는 리우데자네이루 지역 외곽에 위치한 '자르딤 그라마초'라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주우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카타도르)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낸 이야기를 전했다. 예술가 '빅 뮤니츠(Vik Muniz)'는 카타도르를 주 모델로 삼고 그들이 주운 쓰레기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해당 이야기는 영화 '웨이스트 랜드(Waste Land)'로 제작됐으며 수익금은 자르딤 그라마초를 위한 돈으로 사용됐다. 

서 편집장은 공익활동에서의 지차체의 역할에 대해 "대부분 사람들이 사회 변화의 완성은 정부가 변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 건강한 생태계가 없으면 정부가 움직여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캠페인 등 시민행동은 문제를 드러내고, 미디어는 그를 확산한다. 그 문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이론과 지식이 덧붙여지면 정부가 움직이고 그에 대한 성과가 일어난다"며 "문제 해결의 시작은 시민의 행동"이라고 자신의 관점을 설명했다. 

생활 속 실천행동을 제안하는 비영리 단체 '오늘의행동'의 정경훈 대표는 ▲식사 한 끼는 채식하기 ▲옷 오래 입기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 전원 뽑기 ▲집 우편함에 이웃과 공유할 수 있는 물품 표시 스티커 부착하기 ▲주택 이웃과 쓸모있는 물건을 나눠 쓰도록 하는 '공유박스' 설치 ▲야생화가 필 수 있는 '씨앗폭탄' 제품 구매 및 사용 등을 제안했다. 
 

▲ 제주시 내 횡단보도 표지판이 보행자가 손을 들고 건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라이프인
▲ 제주시 내 횡단보도 표지판이 보행자가 손을 들고 건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라이프인

정경훈 대표는 교통위험지역 인근 어린이집 및 유치원에서 야외활동 시 안전을 강조하는 깃발을 들고 움직인 사례와 제주시에서 교통 안전을 위해 성인도 횡단보도를 건널 때 손을 들고 건너도록 횡단보도 표지판의 이미지를 '보행자가 손을 들고 건너는 모습'으로 바꾼 사례를 공유했다.  

정 대표는 "나에게 맞는 (공익)행동을 하다보면 그 행동을 더 많은 사람이 모방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덧대면 사회혁신이 만들어지며 변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행사장에는 △수리상점 곰손이 우산, 전선(電線) 수리, 의류 및 잡화의 훼손 부분에 자수 덧대기 등을 진행하는 '리페어 팝업존' △다시입다연구소가 진행하는 '의류잡화 물물교환(21%파티)' △빈 용기를 담아오면 친환경 세제를 담아갈 수 있게 하는 '리필 스테이션' △재개발 지역에서 채취한 이끼를 재활용 유리병에 담아 나눠주는 '이끼 테라리움' 등 다양한 공익활동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 '2025 서울 공익활동박람회' 전경. ⓒ라이프인
▲ '2025 서울 공익활동박람회' 전경. ⓒ라이프인
▲ '2025 서울 공익활동박람회' 내 리페어 팝업존. ⓒ라이프인
▲ '2025 서울 공익활동박람회' 내 리페어 팝업존. ⓒ라이프인
▲ '2025 서울 공익활동 박람회' 행사장 내에 중고 운동화들이 걸려있다. ⓒ라이프인
▲ '2025 서울 공익활동 박람회' 행사장 내에 중고 운동화들이 걸려있다.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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