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사람 치료하는 의학에 대해 놀라운 예언("미래의 의사는 약을 처방하지 않고, 식이요법과 질병의 원인 및 예방에 대해 알려주어 환자의 몸을 보살피게 할 것이다."(The doctor of the future will give no medication but will instruct his patients in the care of the human frame, in diet and in the cause and prevention of disease)을 했는데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04년 에디슨이 예언했던 그 의학을 실현하는 '미국 생활습관의학회'(American College of Lifestyle Medicine)가 탄생했다."

송무호 의학박사는 초청 특강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참고로 미국 생활습관의학회는 생활습관의학이 질병의 치료 및 관리를 위해 생활습관(식이요법-영양, 운동, 스트레스 관리, 금연 등)을 이용하여 중재하는 학문이라 정의한다. 생활습관의학을 강조하는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는 생활습관이 질병의 치료와 재활, 예방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재)자연드림유기농치유연구재단(이하 '재단')은 21일 괴산자연드림파크 항암생활도서관 라이프케어홀에서 부산 동의의료원 송무호 의무원장(슬관절센터장)을 연사로 초청해 <대사질환 '고지혈증', 평생 약을 먹어야 할까?>라는 주제로 특강을 개최했다.

유튜브(Youtube)를 통해 온라인으로 동시 중계된 이날 특강은 아이쿱재발방지 요양병원 암 환우 및 그 가족뿐 아니라 고지혈 관련 만성질환에 관심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높은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 송무호 부산 동의의료원 의무원장.
▲ 송무호 부산 동의의료원 의무원장.

이날 특강에선 ▲'대사'와 '대사질환'의 정의 ▲대사증후군의 위험성 ▲고지혈증은 왜 나쁜가? ▲의사의 영양학 교육과 근본 치료의 중요성 ▲채식의 장점 등에 관해 공유했다.

특히 강연에선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증상만 치료하는 현대의학의 문제점과 송 원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조언도 전해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는 암(악성 신생물)이며, 2위는 심장 질환, 3위는 폐렴, 4위는 뇌혈관 질환이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암만큼이나 만성질환도 치명적이란 얘기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1186만 명이던 3대 만성질환(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환자 수는 매년 70만 명 가까이 늘면서 2022년에는 1396.8만 명을 기록했다. 고혈압이 727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당뇨병 369만 명, 심장및대뇌혈관질환 300만 명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 4명 중 1명꼴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을 앓고 있다는 얘기다. 

송 원장은 "현대 사회에서 대사증후군은 단순한 건강 문제를 넘어 다양한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라며 "대사증후군은 여러 만성질환의 위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로, 생명을 위협하는 심장 및 뇌혈관질환 등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남자 90㎝, 여자 85㎝ 이상), 혈압(수축기 130/이완기 85㎜Hg 이상), 공복혈당(100㎎/dL 이상), 고밀도 콜레스테롤(남자 40㎎/dL, 여자 50㎎/dL 미만), 중성지방(150㎎/dL 이상) 중 정상 범위를 벗어난 항목이 3개 이상일 때를 말한다.

■ 현대의학의 문제점

건보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치료제에만 2조 8490억 원이 지출됐다.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약 305만 명이다.(2023년 기준.) 2020년(228만 명)에 비해 3년 만에 34%나 늘었다. 고지혈증에 이어 고혈압 치료제는 2조 원이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지출 순위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송 원장은 모친이 '경도 고혈압'일 때 약 한 알부터 시작하여 점점 가짓수가 늘어나고, 당뇨까지 생긴 후엔 약을 한 주먹씩 드시다가 결국 합병증으로 돌아가시는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봐 왔기에 '현대의학의 한계'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자부했다.

그는 현대의학의 문제점으로 ▲대증요법 ▲환원주의 폐단(너무 부분에 치중한 결과, 전체를 보지 못한다) ▲고르디우스의 매듭 등을 지적했다. 

송 원장은 "이제는 학생들에게 영양학을 가르쳐야 한다. 현대의학은 약으로 치료한 것밖에 안 배웠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또 다른 약을 추가한다"라며 "현대 의학의 문제점은 원인 치료를 하지 않고 증상만 치료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 의학은 병 치료에 있어서 영양학을 배제하다시피 하며 약 처방만 한다. 머리가 아프면 두통약, 열나면 해열제, 혈압이 높으면 혈압약, 혈당이 높으면 당뇨약을 처방한다. 전부 다 대증요법(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않거나, 치료를 포기한 후 질병이 발현하는 증상만을 다스리는 방법)이다"라며 "의사가 영양에 관심이 없다면 환자의 식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크게 문제로 다뤄지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송 원장은 "유전은 10% 정도, 나머지 90%는 운동과 식사를 포함한 생활습관이 당뇨병을 유발한다. 당뇨병은 치료가 안 되고,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는 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이지만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신도 50대 초반에 당뇨병으로 진단이 되었으나 식습관을 채식으로 바꾸고 당뇨병이 완치되었다"고 전했다.

■ 인간에게 맞는 연료는 '채식'

송 원장은 채식 또는 스타틴 2주 후 LDL 콜레스테롤 변화를 살펴보았더니 채식은 29% 감소, 스타틴은 31% 감소했다며 '식'과 '약'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생활습관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채식 15일 후 체중은 3.3kg 감소, 혈당은 28 감소, 수축기혈압은 17 감소, 총콜레스테롤은 44 감소, LDL은 33 감소, 중성지방은 32 감소했다. 즉 채식으로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모두를 치료했다. 

 그는 "채식하면 단백질은 어디에서 얻느냐는 걱정을 많이 하는 데 일반적인 식사로도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이미 충분히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며 사실 모든 단백질은 식물에서 유래한다. 식물이 단백질을 만들고 동물은 식물이나 다른 동물을 먹어서 단백질을 얻는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은 단백질의 매개체에 불과하다. 즉 우리는 굳이 동물을 먹지 않고서도 식물을 통해 바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고 했다.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쓰고, 채식을 하면 힘이 없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그것은 큰 착각이라며 아무리 고기를 많이 먹어도 근력운동을 하지 않으면 뱃살만 더 찔 뿐이라고. 

고기의 주성분인 단백질은 에너지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구성 성분(근육, 뼈, 인대, 피부 등)과 필수 물질(적혈구, 백혈구, 효소, 호르몬 등)을 만드는 재료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고기를 먹는 것과 힘을 쓰는 것과는 별 관계가 없다.  
 

▲ 심뇌혈관질환의 '씨앗'은 주로 고혈압과 고지혈증이다. 질환 예방의 첫걸음은 채식이다.
▲ 심뇌혈관질환의 '씨앗'은 주로 고혈압과 고지혈증이다. 질환 예방의 첫걸음은 채식이다.

■ 건강은 누구의 책임인가?

사르트르가 말한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 Change)다'는 우리의 인생은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라는 뜻이다. 선택(choice)이라는 C를 통해 행복한 삶의 기회(chance)를 갖게 되고, 그 다음으로는 변화(Change)라는 C를 통해 기회(chance)를 얻게 된다.

송 원장은 "'모든 약은 독'이라는 파라셀수스의 명언처럼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 콜레스테롤 약인 스타틴 사용자의 40~75%는 사용 시작 후 1년 안에 약을 중단하는데, 이유는 대부분 △근육통 △인지 기능 장애 △당뇨병 발생률 증가 등 부작용 때문"이라며 "하지만 현실에서 흔히 보는 부작용과 달리 제약회사 주도 임상시험에서는 부작용 빈도가 10% 미만으로 나온다. 이유는 단순하다. 먼저 약물 임상시험 전에 1~2달 미리 약을 먹어보라고 한 다음, '약속을 잘 따르는' 사람들만 임상시험에 참여시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걸 '도입기간(run-in period)'이라 하는데 합법적일 뿐 아니라 용인되는 관행이다. 요컨대, 약을 먹다 초기에 부작용이 생겨 스스로 약 복용을 중단한 사람들은 '약속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임상시험에서 다 빼버리니 최종 결과에서는 부작용 수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제약회사 주도 연구의 결과 해석 시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의사들은 제약회사에서 가져오는 편향된 자료를 과신하면 안 된다. 건강한 사람에게 단지 수치가 높다고 약을 쉽게 처방해서는 안 된다"라며 "환자들도 의사에게 건강에 대한 결정권을 다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이다. 치료의 주체는 의사가 아니라 바로 환자 자신이기 때문이다"라고 조언했다. 

이번 초청 특강을 진행한 재단은 암 재발 예방을 목표로 조합원과 사회 구성원의 건강한 삶을 지키기 위해 작년 암 재발방지 요양병원을 개원했다. 현재 말기 암 환우를 대상으로 임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치료 중심의 의료를 넘어 예방 중심의 건강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송무호 원장의 특강을 통해 식(食)과 운동의 습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라며 "재단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고지혈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고지혈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송무호 의무원장은 세계 3대 인명사전관리기구 '마르퀴스 후즈후'(2016년)에 등재된 의학박사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정형외과 전임의사를 거쳐 영국 옥스포드대학 인공관절센터와 미국 하버드대학 MGH병원 관절센터를 연수했다. 대한슬관절학회 교과서 '슬관절학 (제3판)'과 '슬관절 수술 아틀라스'의 공동저자로 참여한 무릎 인공관절분야 권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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