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래 사회의 주역인 대학생은 우리 사회의 문제와 현상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라이프인은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회혁신 고민을 살펴보기 위해 한양대학교 '사회혁신을 위한 미디어의 이해' 과목을 수강한 대학생들이 발로 뛰며 만들어 낸 결과물을 소개합니다. ▲과도기 보내는 반려해변 제도 ▲홈리스 자립을 돕는 빅이슈코리아 ▲어스폼 등 농어업 부산물로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혁신기업들 ▲중단된 서울시 사회주택 사업 등 청년의 시선으로 본 사회혁신 관련 기사를 총 4회에 걸쳐 게재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청년들의 고민을 전합니다. [편집자 주]

 

(①에서 이어짐)

 

▲ 한지붕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사회주택 전경. 서울시 도봉구에 소재하며 지난해 8월 첫 입주자를 모집했다. ⓒ한지붕협동조합
▲ 한지붕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사회주택 전경. 서울시 도봉구에 소재하며 지난해 8월 첫 입주자를 모집했다. ⓒ한지붕협동조합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한 후, 가장 큰 고민은 '어디에서 살 것인가?'였다. 대학교 기숙사에 신청했으나 불합격했고, 이후 원룸이나 고시텔 같은 민간주택과 연합 기숙사, 지역 학사, 청년 주택 등 다양한 주거 형태를 알아보고 경험했다. 그러나 민간 주택은 쾌적하지 못한 환경에 비해 높은 월세로 경제적 부담이 컸고, 학사는 지나치게 제한적인 운영 방식과 룸메이트로 인한 스트레스로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회주택을 선택했고, 현재 4개월째 거주 중이다.

사회주택의 신청 절차는 공공 임대주택과 유사하다. 입주하고자 하는 주택을 운영하는 사회연대경제(사회적경제) 주체 웹사이트에서 신청 대상과 조건을 확인한 뒤 증빙 서류와 입주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은 사회주택은 일반 공공 임대주택보다 더 다양한 선정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소득 수준이 입주자 선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사회주택은 소득 기준 외에도 공동체 참여 의지에 대한 정성적 평가를 함께 고려한다. 또한 '성산동 예술인 주택'이나 '은평구 청년 창업인의 집'과 같이 수요자 맞춤형 주택의 경우, 해당 직업군 종사자라면 가점이 주어지거나 신청 조건이 달라지기도 한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사회주택도 입주 당시 창업 및 일자리 지원 경력이나 청년 문화예술인,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의 경우 각각 가점 5점이 주어졌다. 이런 점에서 사회주택은 공공 임대주택 입주 우선순위에서 밀리지만, 민간 임대주택의 임대료를 부담하기엔 힘든 상황에서 고마운 선택지가 돼 주었다.

사회주택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시세 대비 저렴한 임대료와 최대 10년의 거주 기간을 보장하는 안정성 때문이다. 대다수의 친구들이 살고 있는 대학가의 민간 임대주택과 비교할 때, 거주 환경은 쾌적하고 임대료는 합리적이다. 게다가 임대인이 사회연대경제 주체이므로 보증금 및 전세금 사기 위험도 적다.

또한 건조기나 프린트기 등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고, 역사 기행이나 요리 수업 등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도 생활을 한층 더 활기차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입주 초기임에도 거주민들끼리 살림회를 개최하여 자율 규칙을 정하거나 함께 반찬을 만드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저렴한 임대료뿐만 아니라 이웃 간 소통은 더욱 안전하고 든든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여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 사회주택 내부의 커뮤니티 공간. ⓒ한지붕협동조합
▲ 사회주택 내부의 커뮤니티 공간. ⓒ한지붕협동조합

실제로 살아보니 사회주택에 대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다. 사회초년생으로 고립되지 않는 형태의 주거 공간에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 삶에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현재 사는 곳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하거나 조건에 맞춰 새로운 사회주택에 입주할 계획도 있다. 그렇기에 서울시의 사회주택 공급 중단 소식이 더욱 막막하게 느껴진다. 서울시가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사회주택을 다시 활성화한다면, 분명 청년들의 주거 안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회주택에도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앞서 말한 공유 시설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공용 관리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고, 하자나 보수 문제를 공급 주체(사회연대경제조직)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점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사회주택의 주요한 특징인 커뮤니티 활동이 오로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사회연대경제 주체가 지자체의 지원 없이 초기 자본과 재원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어 대규모의 사회주택을 운영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사회주택도 15명 내외의 규모로 모집 당시 경쟁률이 꽤 높았다. 게다가 소규모 사회주택 다수를 동시에 운영하다 보니 운영 방식에 있어서도 속도가 더디거나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현재 사회주택의 제한적인 공급 주체와 운영 방식이 조속히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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