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기부하고 답례품과 일정 비율의 세액공제를 받도록 설계된 제도다. 기부금은 주민들의 복리를 증진하거나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된다. 고향사랑기부제 민간플랫폼 위기브(Wegive)는 '지정기부' 방식을 도입하여 이러한 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한편, 기부금 용도를 지정하고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기부자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위기브와 함께한 광주광역시 동구는 '발달장애 청소년 E.T 야구단', '광주극장' 프로젝트를, 전라남도 영암군은 '산후조리원', '대불산단 탄소 배출 0g'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각각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 전국 자치구 1위, 전국 2위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위기브를 운영하는 공감만세는 라이프인과 함께 각 프로젝트 후속 소식을 공유하여, 기부 효용성을 높이고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광주광역시 동구청은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제 기금사업 추진 대상으로 광주극장을 선정하고 5개월간 '광주극장의 100년 극장 꿈을 응원해주세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약 8,500만 원을 모금할 수 있었으며, 기부금은 시설 개선과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등에 사용돼 폐관 위기에 놓였던 광주극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렇다면 현재 광주극장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 제13회 광주독립영화제, 정책 변화로 인한 흔들림 속에서도 성황리 개최
지난 6월 27일, 제13회 광주독립영화제 개막식이 광주극장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개막 하루 전부터 폐막작이 매진되고 개막식에만 300여 명이 입장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영화제가 진행되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올해 영화제 지원 삭감과 지역 영화 지원 폐지로 인해(지역 영화 활성화 사업 등에 관한 예산 12억 원이 전액 삭감되고 영화제 지원 예산은 52억 원 규모였던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24억 원대로 줄었다. -편집자 주-) 독립영화제 지원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주극장이 함께하는 광주독립영화제만이 영화진흥위원회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최지원 집행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산을 받았다는 기쁨보다는 현재 영화계와 영화인들이 처한 현실이 안타깝고 쓰라렸다"며 "특히 지역 영화계는 지원 예산에 기대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어 더욱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 문화계는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이 없으면 발전하기 힘든 현실"이라고 지역 영화 생태계 발전을 위한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광주극장에서 열린 추미애 의원×박구용 전남대 교수 토크콘서트 "시대를 논하다"
6월 28일에는 '시대를 논하다' 토크콘서트 진행을 위해 추미애 국회의원과 박구용 전남대학교 교수가 광주극장을 찾았다. 이날 행사는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호응 속에 이어졌으며, 추 의원이 현장에서 광주극장에 얽힌 사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왜 광주극장은 보존되어야 하는가?"
광주극장이 존폐 기로에 서 있다거나 광주극장을 살리기 위해 모금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하면 기부의 당위성에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누군가의 생명이 위태롭거나 없어지더라도 당장 큰일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주극장이 품고 있는 역사와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광주극장은 어느새 애틋하고 지키고 싶은 공간이 된다.
광주극장은 역사가 담긴 장소다. 일제강점기였던 1935년, 호남 최초의 극장으로 개관해 긴 세월 동안 언제나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며 영화를 상영하고 공연을 올렸다. 억압과 감시가 일상이던 암울한 시기에 강연이나 야학을 위한 공간을 내어주었다. 아픈 역사와 함께 공간에 쌓인 수많은 추억은 어느덧 광주극장의 정체성이 됐다.
역사적 유산은 과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광주극장은 보존될수록 광주의 역사를 이해하고 현재와 과거를 더욱 가깝게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광주극장은 고향사랑기부제 플랫폼 위기브에서 답례품 이벤트와 함께 운영비 지원과 노후화된 시설 개선을 위한 모금을 7월부터 다시 진행하고 있다. 국내 유일한 단관극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광주극장을 계속 찾아주는 사람들을 위해 긴 시간 묵묵하게 자리를 지켜 온 직원들의 고충이 덜어질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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