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스케일업을 위한 다양한 연구 결과 선보여
상태바
협동조합 스케일업을 위한 다양한 연구 결과 선보여
한국협동조합학회 추계학술대회 '협동조합의 가치사슬, 네트워크, 상호거래' 개최
  • 2023.11.14 12:00
  • by 정화령 기자

지난 10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중소기업중앙회 DMC 타워에서 '2023 협동조합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협동조합학회는 모든 협동조합을 아우르는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펼치는 연구진과 전문가, 그리고 협동조합 법인이 참여하는 학술 네트워크다. 이번 대회는 '협동조합의 가치사슬, 네트워크, 상호거래'를 주제로 열렸으며, 국내뿐 아니라 일본협동조합학회 소속 연구진도 다수 참석했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본 학술대회에 앞서 김형미 협동조합학회장은 "아직 우리나라에 협동조합 전체를 아우르는 총연합회는 없지만, 부문별 협동조합과 이종협동조합 연합회를 통해 소중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학회를 통해 가치사슬과 네트워크, 상호거래 사슬이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주제 논문 발표를 진행하며 학술위원장인 송원근 경상국립대 교수는 "정책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협동조합의 스케일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네트워크와 상호거래, 가치사슬이 중요한 요소라는 판단으로 이번 주제를 선정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첫 번째로는 전남대학교 변장섭 지역개발연구소 교수가 '협동조합의 거래네트워크 구조'를 영상을 통해 발표했다. 그는 기업 간 연계가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보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사회 네트워크 분석 방법으로 사회적경제 가치사슬 구조의 특성을 파악했다. 변 교수는 "한살림과 두레 등 생협을 중심으로 한 거래 네트워크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원하청 네트워크, 그리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라고 협동조합 네트워크 구조를 분석하고, 서울은 자치구별 지역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공공구매 원하청 네트워크보다 자생적인 구조가 지속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이고, 이 구조를 기반으로 연구자들이 다양한 해석을 더해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 구본우 박사. ⓒ라이프인
▲ 구본우 박사. ⓒ라이프인

이어서 창원시정연구원 구본우 박사가 사회적 가치사슬의 함의와 전략에 관해 경남 사례연구를 발표했다. 구 박사는 "네트워크 효과는 지금까지 경제에서 부차적인 효과로 거론되었다. 하지만 지식 집약적 산업에서 가치사슬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주요 지배기업의 영향력이 높아지며 새로운 기업의 진입은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주요 기업이 전체 가격 상승이나 가치 배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제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네트워크형 거래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관한 사회적인 질문이 던져져야 한다"라고 과제를 제시했다. 그리고 타인을 배척하고 연결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기존의 가치사슬과 비교해 협동조합은 "수평적 네트워크로 사회 성과를 창출하여 공동체 안에서 호환성과 다양성을 창출한다"라고 효과를 설명했다. 

 

 

▲ 이원표 상임이사. ⓒ라이프인
▲ 이원표 상임이사. ⓒ라이프인

주제 발표 마지막은 사회적경제연구원 사회적협동조합 이원표 상임이사가 '협동조합 상호거래와 협업 성과'를 발표했다. 그는 대전의 '한밭페이' 사례를 통해 지역화폐협동조합과 마을공동체, 생협 등이 결합하여 '사회적경제 분야 소비로 지역을 가꾸는' 과정을 소개했다. 특히 "공공시장과 민간시장 매출만큼 사회적경제 영역 내부거래도 중요하다"라며, 이를 '호혜시장'으로 표현했다. 

이 상임이사는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상품을 구매할 것을 호소하지만, 우리 스스로는 구매하지 않는 상황이다. 나부터 실천해야 우리 기업에 대한 호혜 소비를 설득할 수 있다"라고 호혜시장의 확장을 강조했다. 그리고 공동 자산구축을 위해 2020년에 설립한 '공간 이음'과 다섯 개 협동조합이 연합해 교육 연구 분야에서 협업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강민수 센터장 ▲경남대학교 지주형 교수 ▲중소기업중앙회 협동조합연구소 김은하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 (왼쪽부터) 송원근 학술위원장, 강민수 센터장, 구본우 박사, 지주형 교수, 이원표 상임이사, 김은하 연구위원 (변장섭 교수 온라인 참석). ⓒ라이프인
▲ (왼쪽부터) 송원근 학술위원장, 강민수 센터장, 구본우 박사, 지주형 교수, 이원표 상임이사, 김은하 연구위원 (변장섭 교수 온라인 참석). ⓒ라이프인

강 센터장은 "네트워크 분석으로 협동조합 간 연계 방안에 대한 시사를 얻었다"고 평가하고, "거래 네트워크 중 공공구매 활성화 효과가 거론됐는데, 앞으로 공공기관 평가 항목 중 '사회 가치 실현' 분야가 사라질 듯하다. 이게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해서도 연구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회적 가치사슬 연구 내용에 관해 지주형 교수는 "네트워크는 협동조합의 고유한 특성이 잘 반영되는 개념이다. 가치사슬의 고유 영역을 찾는 과정 자체가 혁신이 필요하므로, 유연성과 혁신성을 바탕으로 상호 의존을 촉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은하 연구위원은 "사례 발표를 듣고 현장의 치열한 고민을 알게 되었다"라는 소감을 전하며, "좋은 네트워크란 덩치 큰 협동조합 하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긴밀한 연결이 필요하다. 예전에 동네마다 있던 복덕방처럼 모두를 연결하는 역할이 절실한데, 최근에는 그런 요소가 부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호혜시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주제 발표와 토론이 끝난 뒤, 스기모토 다카시 일본협동조합학회장이 '일본 협동조합 운동에 끼친 로치데일공정선구자협동조합의 영향'을 주제로 특별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 9월 열린 일본 협동조합대회에 한국의 여러 연구자가 참석하고, 오늘 학술대회에 일본 연구진을 초청한 데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일본에 어떻게 협동조합 개념이 도입되고 발전했는지 로치데일 사례와 연결해서 발표했다.

스기모토 학회장은 "일본에서 협동조합 간 협동이 진정으로 이뤄진 건 2018년 일본 협동조합연계기구(JCA)가 설립된 시점"이라며, 그때까지 협동조합 연구자들이 부문을 넘나들며 연구한 활동이 토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과 정보 교류가 높은 품질을 보증하려면 연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거 일본 협동조합 운동의 경험이 한국에 전해졌고, 한국 협동조합 법제화 과정을 일본에서 배우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교류가 지속되어 양국의 협동조합 운동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 밖에도 협동조합 분야 일반 논문 다섯 편과 신진연구자들의 연구 발표가 이어졌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올해의 협동조합상'을 제정하여, 현장에서 협동조합 가치를 실천하는 조합을 시상했다. 제1회 수상은 꿈고래협동조합에 돌아갔다. 올해의 우수 논문상은 박서현‧김자경 제주대학교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박서현‧김자경 교수의 '도시에서 커머닝은 어떻게 가능한가? 제주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의 사례를 중심으로'가 수상했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요기사
인기기사
  • (0731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62길 1, 1층
  • 제호 : 라이프인
  • 법인명 : 라이프인 사회적협동조합
  • 사업자등록번호 : 544-82-00132
  • 대표자 : 김찬호
  • 대표메일 : lifein7070@gmail.com
  • 대표전화 : 070-4705-7070
  • 팩스 : 070-4705-7077
  • 등록번호 : 서울 아 04445
  • 등록일 : 2017-04-03
  • 발행일 : 2017-04-24
  • 발행인 : 김찬호
  • 편집인 : 이진백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소연
  • 라이프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라이프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