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분석한, '사회연대경제로 성공한 국제개발협력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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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분석한, '사회연대경제로 성공한 국제개발협력 사례'
캠프, KOICA 후원 전문가 정책 라운드 테이블 개최
  • 2023.08.24 22:49
  • by 정화령 기자

사단법인 캠프는 필리핀 도시 빈민 지역인 불라칸주에서 여성 사회적기업 익팅을 성공시키고, 농촌지역인 딸락주에서 농업 사회적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국제개발 NPO이다. 이러한 성공 사례로, 라이프인에서도 캠프 활동 내용에 관해서 몇 차례 기사로 소개한 바 있다. 지난 22일, KOICA(한국 국제 협력단, 코이카) 연수센터 국제회의실에서는 캠프 사례를 중심으로 '사회연대경제를 통한 혁신과 도약'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문가 정책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했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본 행사에 앞서 캠프 김종걸 이사장이 "KOICA를 비롯한 여러 도움으로 2020년에는 필리핀 산호세델몬테시의 NO.1 NGO 상, KCOC(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의 국제개발협력 소셜임팩트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필리핀 대통령실 민다나오 개발청의 의뢰로 마닐라 시내 번화가에 친환경 농산물 매장을 오픈했다. 이 성과는 지금도 많은 캠프 멤버들이 땀 흘려 일하면서 이뤄낸 것이다.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다."라고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사말을 전했다. 필리핀에서도 민다나오 대외협력국장과 민영방송 ABS-CBN 언론인이자 내추럴링크 홍보대사가 환영사를 보냈다. 

 

▲ 조부영 지부장. ⓒ라이프인
▲ 조부영 지부장. ⓒ라이프인

1부에서는 먼저 캠프 조부영 지부장이 '캠프의 사회연대경제 사례보고'를 진행했다. 2007년 처음 필리핀 톤도 지역에 진출하고, 2009년 태풍 온도이로 빈민 지역이 강제 철거되어 불라칸 마을로 이주한 주민을 도우며 시작된 역사를 설명했다. 조 지부장은 "캠프는 '모든 개발협력 사업은 지역에서 시작한다'라는 원칙에서 시작했다. 가끔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의문이 들 때,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믿음으로 사업을 수행한다"라며 사업 목적을 강조했다. 

지역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봉제센터를 만들고, 그곳이 '사회적기업 익팅'으로 독립했다. 지금은 6개 위원회를 중심으로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신용협동조합까지 조직하고 있다. 봉제센터 자립 후 캠프도 자체적으로 자립해야 한다는 생각에 농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서 주민주도형 사회적기업 '네이처링크'를 설립했다. 사전에 진행한 보건 의료 사업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 보급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문이다. 현재는 친환경 농업 교육을 통해 부가가치 높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친환경 농법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 지부장은 "우리가 사회연대경제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이유는 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주민이 주도적으로 역량을 강화해서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유지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했다. 

 

▲ 신현상 교수. ⓒ라이프인
▲ 신현상 교수. ⓒ라이프인

이어서 연구자의 관점에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사회연대경제 사업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평가와 제언을 들어보았다.

한양대학교 신현상 교수는 '소셜비즈니스와 사회연대경제 사업적 관점에서의 평가'를 주제로, 사회연대경제 성과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캠프 사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신 교수는 "3년 차 영업 매출 성과와 소셜비즈니스 평가가 우수하다. 앞으로 손익분기 예측 등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요구되고, 시장에서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했기에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KOICA에도 "개발협력 분야에서 10년 이상 사업을 진행하면 스케일업을 위한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현지화가 쉽지 않은데, 캠프는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에도 기민한 대응을 했다. 현지화가 성공하면 지속가능한 시장을 운영할 수 있으므로 좋은 사례를 남긴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리고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사회연대경제가 시민사회와 가장 큰 차이는 비즈니스다. 비즈니스의 기본은 고객 중심 사고로 자원과 역량의 부족을 파트너십으로 메꾸고, 개발협력과 비즈니스가 협력했을 때 시너지가 많이 난다는 걸 캠프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 한승원 부연구위원. ⓒ라이프인
▲ 한승원 부연구위원. ⓒ라이프인

한국행정연구원 한승원 부연구위원은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양적 질적 평가'를 통한 사회연대경제사업에 제안을 발표했다. 먼저 "국제개발협력에서는 '협력'을 핵심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할 수 있다. 지역사회가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나갈 수 있는 핵심이 협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연대경제에서 중요한 가치인 '거버넌스'의 효과적인 구축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거버넌스는 결국 강도 높은 협력을 의미한다. 시간이 많이 들어가고, 실패의 두려움이 있지만, 네트워크 효과성이 있어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2부에서는 캠프 엄은희 이사의 진행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패널로는 ▲KOICA (전)시민사회협력실 실장이자 현재 ESG 경영실 김영란 실장 ▲굿네이버스 글로벌임팩트 이승희 CSG 매니저 ▲한국정밀농업연구소 남재작 소장 ▲SE임파워 사회적협동조합 김성기 이사장이 참여했다. 

 

▲ (왼쪽부터)엄은희 이사, 김영란 실장, 이승희 매니저, 남재작 소장, 김성기 이사장. ⓒ라이프인
▲ (왼쪽부터)엄은희 이사, 김영란 실장, 이승희 매니저, 남재작 소장, 김성기 이사장. ⓒ라이프인

김영란 실장은 KOICA에서 사회연대경제 지원사업의 역사를 설명하고, 현재 23건의 사회연대경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장애인 복지를 오래 해온 밀알복지재단과 로스팅 전문 기술을 가진 히즈빈스의 컨소시엄 사업을 소개하며, 국내 장애인 바리스타가 해외 진출한 첫 사례로 서로 부족한 비즈니스 역량을 보완한 성공 사례를 꼽았다. 김 실장은 "개발협력 인재들이 사회적기업가로 창업할 수 있는 사업들도 진행 중이다. 현지 이해관계자와 어떻게 응집하면서 네트워크를 구성할지 앞으로 좀 더 고민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굿네이버스에서 사회적경제를 전담하고 있는 이승희 매니저는 "굿네이버스에서 지원하는 41개 국가 중 시급한 사안이 있는 나라를 제외한 26개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주로 ▲농축산 위주 협동조합 설립 및 운영 지원 ▲판로개척 및 수출 지원. ▲국내외 판매 브랜드 마케팅 ▲글로벌 임팩트 투자를 한다. 이 매니저는 캄보디아 청년 자립을 위해 2년간 차량을 대여 후 소유할 수 있는 '툭툭택시 협동조합'을 소개했다. "손익분기점을 넘는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분들에게 거시적인 가치 실현을 바라는 입장에서도 간극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라며 지원을 실행하는 입장의 어려움도 이야기했다. 

남재작 소장은 양계 구독 사업을 하는 '그린굿스'와 해남의 저탄소쌀을 개발한 '땡스카본' 사례를 소개하며 "농업 분야에서 돈 벌기는 어렵고, 사회적경제 영역으로 들어가면 더욱 그렇다. 비즈니스 규모와 입지가 큰 결정을 하는데, ODA(국제개발협력)의 관점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일 수도 있다"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김성기 이사장은 비영리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코이카 사회연대경제 지원정책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 이사장은 "시민사회 조직은 비즈니스 부문에, 사회적경제는 해외 파트너십에 관심이 있어 타깃을 나눠 지원할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개발협력과 사회연대경제 양쪽의 언어를 이해하는 전문가 육성도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토론을 진행한 엄은희 이사는 "캠프는 따라갈 모델이 있는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외롭기도 하다. 우리는 항상 외부 평가에 열려있는 조직이길 원한다. 오늘 이 토론으로 코이카 안에서 사회연대경제 지원사업 부문이 어떻게 클 수 있을지 함의를 도출했으면 한다"라고 토론의 의미를 정리했다. 

 

▲ 이철용 대표. ⓒ라이프인
▲ 이철용 대표. ⓒ라이프인

이날 행사를 마무리하며 캠프 이철용 대표는 "우리가 떠나도 주민들이 원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생존을 걸고 간절한 마음으로 해왔다. 현실적인 여러 문제도 있지만, 이 행사를 통해 우리 얘기를 공유하고 앞으로 많이 배우고자 한다. 경험해 보니 사회연대경제 방식이 아니라면 지속가능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더 노력하겠다"라는 인사말을 남기며 폐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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