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초 양구를 찾은 서울 노원구 김미정(가명, 42)씨 가족. 김씨는 "양구에서 숙박하고 식사하면 최대 10만원을 돌려준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며 "박수근미술관도 보고 지역 특산품도 사니 여행 경비가 절반은 절약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구읍 삼호장 모텔과 느티나무 펜션 등 주요 숙박업소는 예약으로 가득 찼다.

인구 2만명, 강원도 최북단 접경지역 양구군이 지난 9월 시작한 '양구꿀여행페스타'가 두 달여 만에 투입 예산의 3배가 넘는 경제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사업은 양구 DMO(지역관광추진조직)가 주도한 체류형 관광 모델로, 지난 9월 12일부터 시행되었다. 양구를 방문해 숙박, 식당, 관광지 등에서 사용한 금액의 50%(최대 10만원)를 지역상품권(양구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이른바 '반값여행' 사업이다.

 

수도권 관광객 84.3%…실제 방문 인원은 1,000명 넘어

사업 시작 한 달여 만에 목표 모집 인원인 500명이 조기 마감됐다. 이후 추가 예산을 편성해 총 567명이 신청했고, 현재까지 267명이 정산을 완료했다(11월 6일 기준). 정산자 대부분이 4~5명 단위로 방문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방문 인원은 1,000명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할 점은 참여자의 84.3%가 수도권 관광객이라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120명(44.9%), 서울에서 90명(33.7%), 인천에서 15명(5.6%)이 찾아왔다. 광주, 대구,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도 양구를 방문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90명(33.7%)으로 가장 많았고, 30대와 50대가 각각 65명(24.3%)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10월 초 연휴 기간(10.2~10.5)에 참여자가 급증했다.

ⓒ공감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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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배 소비 효과…최종 1억 2천만원 넘는 경제 효과 예상

양구꿀여행페스타의 경제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현재까지 정산을 완료한 267명이 양구에서 실제 사용한 금액은 총 5,705만 원으로, 군이 양구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 2,455만 원의 2.3배에 달한다. 1인당 평균 소비액은 21만3,677원으로, 이는 ‘2024 농촌관광 실태조사(농촌진흥청)’의 1인당 농촌숙박여행 평균(17만 5,944원)보다 21.4% 더 높은 수치이다. 또, 정산자 중 약 10%는 고향사랑기부도 참여해 양구의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전체 신청자 567명이 모두 정산을 완료할 경우, 약 1억 2천만 원의 직접 소비와 양구사랑상품권 포함 1억 7천만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투입 예산 대비 3.3배에 달하는 성과다. 강진군 반값여행 사례를 참고할 때, 생산유발효과와 부가가치 등 간접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여, 실제로는 1억 7천만 원의 직접 소비액을 크게 뛰어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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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숙박업체인 삼호장모텔 관계자는 "양구군이 스포츠마케팅뿐 아니라 여행마케팅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여행객들을 위한 따뜻한 숙박업체가 되도록 서비스를 더욱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양구군 관계자는 "캐시백을 받기 위해서는 지역 내 소비가 필수이기 때문에  지역 상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일회성 관광객 아닌 '생활인구' 육성이 목표

양구꿀여행페스타는 다른 지자체의 반값여행 사업과 차별화된 전략을 택했다. 참여 조건으로 1) '양구사랑 사이버 군민증' 가입과 2) 사이버 군민에게 할인을 제공하는 협력 숙박업체에서의 1박 숙박을 필수로 내걸었다. 협력 숙박업체는 모두 자발적으로 사이버 군민 대상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양구군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양구군 관계자는 "군이 지향하는 지속가능관광은 단순히 일회성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양구에 지속적으로 애착을 갖는 생활인구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지역 주민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역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이 더 혜택을 받도록 사업을 설계했다"고 전했다.

 

양구 DMO은 이번 페스타를 통해 또 하나의 성과를 얻었다. 페스타 참여를 위해서는 '양구사랑사이버군민증' 발급이 필수인데, 페스타 시행 후 2달 만에 신규 발급자가 1,198명 증가해 사이버 군민이 총 4,065명으로 확대됐다. 

ⓒ공감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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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원 양구군수는 지난 4월 언론 인터뷰에서 "체류형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거주하지 않더라도 양구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사이버 군민증을 발급하고 관광지·시설 이용에서 군민과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며 "각종 축제 때도 적극 발급해 앞으로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번 페스타를 통해 단 두 달 만에 1,198명의 신규 사이버 군민을 확보하며, 군수가 제시한 전략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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