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환경의 날을 맞아 플뿌리연대가 시민사회가 제안하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문을 공개하는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 4일, 환경의 날을 맞아 플뿌리연대가 시민사회가 제안하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문을 공개하는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16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가 4일, '새로운 시작, 플라스틱 생산 감축으로'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우리가 원하는 야심찬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최초로 발표했다. 이번 포럼은 2025년 세계 환경의 날 주제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 Plastic Pollution)'에 발맞춰 마련됐다.

포럼의 기조 발제자로 나선 이종수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모니터링연구팀장은 그린피스와 함께 제주 김녕 해변에서 실시한 미세플라스틱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대형·중형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각각 국내 평균의 약 4배와 21배에 달했으며, 주요 오염원은 양식장 부표에서 유래한 발포폴리스티렌(EPS)으로 확인됐다. 이 팀장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해 바다로 흘러든다"며 "해변 쓰레기는 구조적 문제의 표면일 뿐,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해양환경단체 디프다 제주의 변수빈 대표는 프리다이빙을 통해 직접 수거한 해양 쓰레기 데이터를 공유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거한 쓰레기 2만여 kg 중 의료용 주사기 54개, 약병 260개 등 위험한 플라스틱 의료 쓰레기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며 "이들 쓰레기는 유해성과 확산 가능성 면에서 매우 심각한 위협이며, 단일 국가의 대응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 공동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과 이를 위한 '야심찬 국제 협약'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원 소장은 시민 참여 바이오모니터링 결과를 통해 한국인의 높은 환경호르몬 노출 수준을 발표했다. 그는 "플라스틱 제품에 포함된 프탈레이트, PFAS, 유기인계 난연제 등 유해물질이 암, 성조숙증, 불임 등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엄격한 규제 없이는 국민 건강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소각대안연맹(GAIA) 아시아태평양 지역 플라스틱 정책 담당관 아르피타 바겟(Arpita Bhagat)도 이날 포럼에 참여해,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협상 상황을 진단했다. 바겟 담당관은 "현재 협상은 교착 상태에 있으며, 구속력, 재정 지원, 화학물질 규제 등의 핵심 요소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적인 진전은 회기 외 협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며 "한국 같은 국가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환경운동연합과 서울환경연합이 공동으로 '우리가 원하는 야심찬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공식 발표했다. 이 협약문은 플라스틱의 전주기를 다루고 있으며, 구속력을 약화시키는 문장은 모두 배제되었다. '책임 있는 자가 비용을 부담하고,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자가 우선 지원받는다'는 원칙도 명확히 반영됐다.

환경운동연합 유혜인 팀장과 서울환경연합 박정음 팀장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탈플라스틱 정책을 실현하려면, 제5.2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2)에서 생산 감축이 포함된 협약을 지지하고, 장관급 대표단 파견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플뿌리연대는 향후 제5.2차 정부간협상위원회를 앞두고, 한국 정부의 책임 있는 협상 참여와 야심찬 협약 성안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이번 포럼의 전체 영상과 자료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발제자료 : https://readmore.do/fZba
포럼 영상: https://youtube.com/live/cMkIuuQvQW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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