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직면한 기후변화, 불평등, 빈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사회, 기업, 정부, 국제기구에서 많은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그 실상은 어떠한가. 2015년 제70차 UN 총회에서 결정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만 해도 목표 달성률이 17%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사회공헌활동은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내는 데 있어 다양한 요인의 제약을 받는다. 이에 그 성과가 가시적일 수도, 비가시적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는 '임팩트 측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가 실제로 달성되는 것을 가시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홀에서 열린 '2025년 한국비영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성공적인 소셜 임팩트를 어떻게 찾아낼까: 소셜 임팩트 어워드 사례'를 주제로 문형구 명예교수가 발표했다. 본 발표는 지난 1월 첫 번째 상을 수여한 '대한민국 소셜 임팩트 어워드(SIA KOREA, Social Impact Award Korea)'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가 소셜 임팩트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확장해 가는 시간이었다.
앞서 문 교수는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를 '사람과의 상호작용(Social)'을 통해 만들어진 '의미 있는 변화(Impact)'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소셜 임팩트 유형은 SDGs 17개 영역을 포함해 ▲태도 ▲경제 ▲환경 ▲건강과 복지 ▲정책 ▲문화 ▲기타 사회 등의 영역으로 분류된다. 이때 문 교수는 "임팩트의 중요성 너머, 임팩트 현상과 이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측정되지 않는 것은 관리할 수 없기 때문(Peter Drucker)"이다.
하지만 측정은 객관적 영역과 동시에 주관적 영역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문 교수는 Denzin이 제시한 'Triangulation(삼각측량법)의 4가지 유형'을 제안한다. △복수의 시간·공간·사람의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Data Triangulation' △다양한 관점을 가진 복수의 연구자들이 함께 연구 및 검토하는 'Investigator Triangulation' △이론의 다양성 'Theory Triangulation' △인터뷰·관찰·설문 등의 방법을 활용한 데이터 수집 'Methodological Triangulation'을 뜻하는데, 이 방법은 임팩트를 정확하게 이해할뿐더러 편향성을 줄이고, 파악 방법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데 유용하다.
문 교수는 이를 고려해 소셜 임팩트 어워드를 진행했다고 밝히며 "단순히 일 잘하는 기관을 격려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인식한 소셜 임팩트가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인식의 확산이) 새로운 선례가 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내 공유함으로써 또 다른 마중물을 일으키는 등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임팩트 측정의 필요성과 어워드 취지에 대해 부연했다.
기존 어워드가 주로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이 기부하였는가에 집중했다면, 본 어워드는 소셜 임팩트를 지향하는 활동의 양적 측면 너머 다양한 측면을 고려했다고 한다. 그 결과 ▲관성이 아닌 새로운 방법과 기술을 활용해 사회 변화를 일으킨 활동(혁신상) ▲지금까지 간과해 왔던 영역에 있어 변화를 추구하는 활동(창의상) ▲비영리 조직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사회적 가치를 도모하고 어려움을 극복한 활동(허들링상)으로 분류됐다.
수상자 선정에는 이데일리 광고 및 체리 기부플랫폼이 협조해 시민투표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체리 기부플랫폼의 투표 결과에 따라 SIA위원회 및 SIA실행위원회가 부문별 수상 후보자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SIA KOREA 선정 결과 △소셜액션플랫폼 '베이크'를 통해 기술과 혁신을 통한 사회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보여준 '소셜밸류랩'이 '혁신상'을 △사회적 약자인 수용자 자녀를 지원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달하고 개선하는 '(사)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이 '창의상'을 △청소년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해 푸른나무재단과 협업해 푸른코끼리 사업을 수행한 '(주)삼성전기'가 '허들링상'을 수상했다.
본 어워드를 위해 소셜 임팩트 측정에 머리를 맞댄 문 교수는 "좀 더 정교하고 다양한 이론에 기반을 둔 Triangulation이 필요하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임팩트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다양한 요인(▲환경 ▲경제 ▲사회적 측면 등)에 대해 탐구할 필요"가 있음을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어워드 선정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설문 조사의 정교화가 필요하다"라는 제언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