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나무를 심는 팬클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특히 글로벌 기후 행동을 통해 황사,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해결에도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팬심의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데뷔 1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한국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연 일본 3인조 록밴드 '미세스 그린 애플'의 한국 팬클럽 '잼즈(JAM'S)'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곳에 기부하고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국제 NGO '푸른아시아'에 100만 원을 기부했다.

글로벌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팬클럽 '정국 서포터즈'도 지난해 9월 정국의 생일을 맞아 푸른아시아에 기부했으며, 같은 해 몽골과 인연이 깊은 악동뮤지션도 데뷔 10주년을 맞아 푸른아시아의 몽골 바양항가이 조림사업장에 '악뮤사랑의 숲'을 조성했다. 이처럼 팬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에 대한 마음을 사회적으로 의미있게 표출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 2024년 8월 푸른아시아 조림사업장인 몽골 바양항가이에서 진행된 '악뮤사랑의 숲' 현판식. 
▲ 2024년 8월 푸른아시아 조림사업장인 몽골 바양항가이에서 진행된 '악뮤사랑의 숲' 현판식. 

2000년대 중반 무렵 팬이 스타 이름으로 기부하는 문화가 시작되면서 국내외에 나무를 심거나 숲을 조성하는 일도 생겨났다. 2012년엔 그룹 '신화' 데뷔 15주년을 맞아 국내 팬들이 서울에, 해외 팬들은 사막화가 진행 중인 내몽골 지역에 '신화 숲'을 조성했다. 2NE1 팬들은 아프리카 남수단에 망고나무 1,375그루를 심어 '2NE1숲'을 조성했다. BTS 멤버 진의 인도네시아 팬들은 진의 솔로곡 '에피파니(Epiphany)'를 딴 '에피파니2 숲'을 조성하는 등 엑소, 아이유, 지드래곤 등 케이팝을 대표하는 뮤지션 팬클럽이 주도하는 나무 심기는 유행이 됐다.

특히 '나무 심는 팬클럽'은 다양한 파생 효과를 낳고 있다. 스타 홍보 및 이미지 개선은 물론 기후·환경 문제 해결을 돕는다. 또한 경제적으로 힘든 해외 국가에 조성한 숲은 현지 주민들에게 소득과 식량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경제 기반을 마련해주는 장이 되고 있다.

과거 팬들은 자신들의 스타를 위해 도시락이나 선물 등을 전하는 '조공'이 유행이었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해 팬들은 새로운 기부 문화를 만들고 있다. 기후정의를 중시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No K-pop on a Dead Planet)' 캠페인을 펼친 '케이팝포플래닛'이 대표적이다. 케이팝 팬들이 모인 이 단체는 앨범 등에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콘서트를 위한 저탄소 옵션을 찾는 등 다양한 방식의 기후 행동을 실천하고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푸른아시아는 기후대응, 사막화 및 황사 방지 등을 위한 나무 심기에 스타의 생일 등 특별 이벤트를 통한 팬클럽의 동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기호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은 "황사 발원지이자 기후위기 현장인 몽골에 나무를 심는 건 사막화를 막고 지구를 살리는 시작이 될 수 있다"며 "기후 행동으로 나타난 스타와 팬들의 선한 영향력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좋은 마중물로 재생산되길 기대하며 인플루언서, 팬들의 몽골 방문도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사)푸른아시아는 한국, 몽골, 미얀마 등 아시아 기후위기 현장에서 기후변화로 고통 받는 주민들과 연대해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함게 만들고 있는 국제 NGO다. 1998년 창립한 이후 현재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UNCCD(유엔사막화방지협약), GCF(녹색기후기금) 등 6개 UN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기후위기 대응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작권자 © 라이프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