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먹거리' 저자 이계호 충남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가 아이쿱재발방지요양병원 개원 1주년을 맞아 26일 오후 2시, 괴산자연드림파크 라이프케어홀에서 초청 특강을 가졌다. 강연은 김아영 iN항암생활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본 강연에 앞서 이 교수는 괴산자연드림파크 내 항암식품연구소를 방문한 소감을 전하며 입을 열었다. "이곳에 갖춰진 장비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민간 기업이 보유하기에는 너무 좋은 장비들이다. 일부는 대학교에도 없는 수준"이라며,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후성유전학 기반의 먹거리 연구를 본격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면, 암 환우는 물론 다음 세대에도 건강한 유산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태초먹거리'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배경으로 암으로 가족과 이별한 자신의 가슴 아픈 경험을 털어놓았다. 투병 과정 중 먹거리 선택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고 싶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힌 그는 "무엇이 좋은지 몰라서 닥치는 대로 먹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고른 음식들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강연의 핵심은 면역력의 중요성과, 암을 극복하기 위한 생활습관의 변화였다. 이 교수는 "수술, 항암, 방사선 같은 표준치료만으로는 완치될 수 없다.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고 면역력을 회복하는 것이 재발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장암을 중심으로 현대인의 식생활이 암 발생에 끼치는 영향을 지적하며, "20~49세 대장암 환자 비율이 세계 1위인 현실은 면역력 저하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 건강과 면역력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며, 장내 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내 미생물의 90%는 장에 있고, 면역세포의 70%도 장에서 활동한다. 유산균 제품보다 김치, 청국장 같은 전통 발효식품이 훨씬 효과적이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고기 섭취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으며, "고기가 나쁜 게 아니라 많이 먹는 습관이 문제"라며, 성인의 일일 단백질 섭취 권장량(체중 1kg당 1g)을 초과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식습관을 권장했다. "초과 단백질은 몸에 저장되지 않고 배출되며 무리를 준다"며, 무분별한 육류 중심 식단이 오히려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외에도 고기 굽는 연기에 포함된 발암성 물질(PAH), 탄 고기 속 벤조피렌의 위험성, 나트륨 부족과 과도한 저염식·녹즙 섭취로 인한 저나트륨혈증의 사례 등 잘못된 건강상식의 문제점을 짚었다. 특히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통념은 몸의 균형을 해칠 수 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교수는 생활 속 웃음과 긍정 감정이 면역력에 미치는 영향도 언급하며, "뇌파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번 웃는 것이 3천만 원의 효과를 낸다. 좋은 음식도 좋은 감정으로 먹어야 온전히 흡수된다"라고 말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낫토, 매실엑기스, 두유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낫토에 대해서는 "짚발효(마른풀에 있는 균을 사용하는 전통 자연발효 방법) 고초균(枯草菌)에서 유래한 단일 토종균을 기반으로, 순창군이 특허를 낸 한국형 유산균이 있다"며, 태초먹거리 프로그램에서 이 균을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매실엑기스는 "구연산이 장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만, 설탕 함량이 높아 암세포의 먹이가 될 수 있다"며 암 환자의 경우 주의를 권했다. 두유에 대해서는 "소화 흡수율이 낮아 장을 오히려 괴롭힐 수 있으며, 청국장과 된장이 95% 이상 흡수율을 자랑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교수는 "괴산자연드림파크는 상업적 이익이 아닌 건강과 철학 중심의 공간"이라며, "자연드림이 가진 인프라와 철학, 태초먹거리가 가진 경험이 만나면 암 환자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도 건강이라는 선물을 줄 수 있다. 이는 역사적 사명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