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플라스틱 협약(INC, 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은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해 마련된 협약으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가 오는 25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된다. 이번 회의는 각국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생산에서부터 폐기까지의 전 생애주기 관리를 포함한 실효성 있는 조치를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로, 협약의 최종 성안을 앞둔 결정적인 회의이다.
소비자기후행동은 제5차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앞두고 시민들과 함께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협약에 앞서 10월 7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인천, 세종, 대구 등 전국 13개 도시에서 약 1,100명의 시민과 함께 '플라스틱에 갇힌 지구를 구하는 시민대행진'을 열고, 11월 11일부터는 40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플라스틱 다이어리 캠페인'을 일주일 동안 진행했다. 여기 참여한 시민들은 일상 속 플라스틱 소비를 기록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비자기후행동 김은정 대표는 캠페인에 관해 "처음에는 몇몇 시민들과 함께 2주 동안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하는지 기록했다. 많이 사용하는 줄은 알았지만 막상 기록해 보니 그 양이 정말 놀라웠다. 이러한 경험을 더 많은 시민과 나누고자, 지난 11월에도 일주일간 '플라스틱 다이어리 캠페인'을 진행하며,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플라스틱의 양과 그 한계를 체감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 협약이 더욱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8일, 세종시 정부청사 환경부 앞에서 열린 의견서 전달식에는 소비자기후행동을 비롯한 시민들이 참여하여 플라스틱 오염 문제해결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호소했다. 김은정 대표는 "시민은 언제까지 요구만 해야 하는가?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플라스틱의 생산, 감축, 폐기 및 관리까지 전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해결책을 촉구했다.
이차경 소비자기후행동 사무총장도 강한 어조로 정부의 역할을 요구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과 함께 캠페인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어가고 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플라스틱 국제 협약, 플라스틱 재활용만으론 관리가 안 되며 생산 감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만큼, 말로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준비와 행동이 절실하다"라고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또한 책임 있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시민 참여도 활발했다. 이날 참석한 시민 정구향 씨는 "플라스틱 다이어리를 기록하며,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키는 데 작은 힘이라도 함께 하기 위해 나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김우현 씨는 "공동의 지구를 위해 '나의 플라스틱 다이어리'에 참여했다"라며 10행시를 통해 시민들의 바람을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참가자들은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에 방문해 시민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의견서에는 ▲실효성 있는 협약문 완성 ▲국가별 이행 계획과 목표 시한 설정 ▲생산단계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다루는 법적 구속력 마련 ▲국가별 감축 목표와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규제안 마련 ▲국제사회의 적극적 협력을 위한 의장국으로서의 책임 수행 등이 포함되었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김태헌 사무관은 간담회에서 "의견서를 전달해 주셔서 감사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감안하여 협상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날 전달식을 마친 소비자기후행동은 오는 25일부터, INC-5차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현장에서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 종식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하고, 실효성 있는 협약 체결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를 보여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