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사회적 의제를 도출하는 '정의로운 전환' 포럼이 어느덧 4회차를 맞이했다. 지난 10월 31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주관하는 제4회 정의로운 전환 '산업과 함께 정의로운 전환의 길을 찾다' 포럼이 온라인 Zoom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UN Global Compact Network Korea)와 함께한다.
첫 번째 발제로 이상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정의로운 녹색산업 전환: 쟁점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저탄소 경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사회적 포용 ▲일자리 보장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구축하는 것을 '정의로운 전환'이라 정의했다.
그는 국내 산업부문에서 에너지와 산업 부문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그 이유로 △높은 화석 연료 의존도 △낮은 재생에너지 발전 수준 △탄소 감축을 대체할 혁신 기술의 부재 △탄소 다배출 업종의 높은 부가가치 등을 꼽았다. 아울러 여타 선진국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산업구조 전환이 이루어진 반면, 한국의 경우 여전히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온실가스 배출량이 쉽게 꺾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단기간 내 가파른 탄소 감축을 시행해야 하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주요 쟁점은 무엇일까? 이 부연구위원은 이를 ▲전통산업 쇠퇴로 인한 일자리 감소 및 지방소멸 위기 가중 ▲신기술 및 녹색산업으로의 전환 불균형 ▲전환 속도와 정의로운 과정 간의 충돌 ▲중소·영세기업의 생존 문제 등으로 요약했다.
더불어 그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향후 정책을 고민하며 △안정적인 재원 확보로 단절 없는 정책 지원 △투명성 제고를 위한 이행 평가 체계 구축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책임을 모은 컨트롤타워 구축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지원 강화 △지역 주민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민수용성 제고 등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산업 전환의 실질적인 주체는 정부가 아닌 기업"이라고 강조하며 "정의로운 전환이 근로자와 지역사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며 인식 전환을 위한 정부와 기업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이어 송민경 한국자원경제연구소 박사가 '산업계의 정의로운 전환: 환경산업체 취약분야 사례를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제했다. 송 박사는 탄소중립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산업군을 '취약산업군'으로 정립하고, 취약분야에 어떤 업종과 품목이 있는지, 필요한 지원 방안은 무엇인지 종합 제언을 이어갔다.
송 박사가 환경산업특수분류체계 내 환경분야 취약산업을 구분한 결과 ▲자원순환관리 ▲물 관리 ▲환경 복원 및 복구 ▲대기 관리 분야에 12개의 환경취약업종과 세부 취약대상 품목을 도출할 수 있었다. 단, 탄소중립 계획만으로 산업군을 분류하는 것은 제한적이기에 산업계 및 전문가 자문도 수렴했다고 밝혔다. 송 박사는 결과를 두고 "폐기물 처리기와 관련된 산업군은 이견이 없을 정도의 취약 업종이다. 하지만 전문가는 재생 재료를 수집·판매하는 업종이 오히려 취약대상 품목이 될 수 있을 거라 의견을 비췄다"며 그 차이를 짚었다.
아울러 송 박사는 환경취약업종을 선정하는 데 있어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에 대한 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탄소중립 취약성(취약품목 소멸/쇠퇴 시점, 환경규제, 시장유지 필요성) △정책적 시급성(품목 취약성, 해당업종 산업경쟁력, 시장매출 증감) △탄소중립 향상성(탄소기여도)을 5점 척도로 점수화해 도출한 우선순위를 공유했다. 그 결과 시급성 계열에서는 폐기물, 재생 윤활유, 축산분뇨, 재생용 재료 수집 및 판매업 등이 우위를 차지했으며, 탄소 취약성과 관련해서는 비철금속, 슬래그 및 부산물 제조업, 석유 정제물 재처리업 등이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또, 환경취약업종 중 탄소중립 기여향상정도를 점수화했을 때 산업용 재생가스 제조업, 석유 정제물 재처리업 등이 높은 점수로 분류돼 지표별 분류군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그는 환경취약기업을 두고 펠릿 및 바이오매스 보일러 제조업, 지정 외 폐기물 처리업 등에 대해 품목 및 업종 변경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폐기물 처리기기용 플라스틱 필름, 시트 및 판 제조업의 경우 매출 특성과 관련해 업종 평균 대비 95%, 노동 생산성 업종 평균 대비 92%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취약영역 지원을 고려해 기존의 일반 폐플라스틱 생산품을 축소해 제품 생산의 다각화를 고민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 부연했다.
송 박사는 발제를 마무리하며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산업에서 계층보호 차원의 공공전환 지원의미 고민 ▲환경산업특수분류체계 적용 등 환경산업내 전환지원의 필요성 검토 ▲환경취약산업의 공급망 특성을 전체적으로 파악한 동시 지원 사업 ▲인식 개선 및 진단, 컨설팅 등의 환경취약산업 지원수단 고민 등의 종합 제언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