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확철을 맞았지만, 올해는 전례 없는 '벼멸구' 피해로 벼 농가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다. 벼멸구는 벼의 즙액을 빨아먹는 해충으로, 벼가 잘 자라지 못하게 하거나 심한 경우 말라죽게 만드는 해충이다. 특히, 올해는 고온다습한 이상 기후와 긴 장마로 인해 벼멸구의 발생 조건이 극대화되면서 유독 피해 규모가 더 컸다. 정부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피해는 여전히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에 따르면, 벼멸구는 주로 6월에서 7월 사이 중국 남부에서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되는데 올해는 9월까지 지속된 고온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서울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약 3만 4천ha가 벼멸구 피해를 본 상황이다. 충남과 충북은 각각 1665㏊, 623㏊의 피해를 봤다. 경남(4190ha)은 도내 벼 재배면적의 약 6.7%가 피해를 봤다. 특히 올해 전남지역 벼멸구 잠정 피해 규모는 10일 기준 전년 675㏊보다 29배 많은 1만 9603㏊에 이른다.
 

▲ 벼멸구 피해로 호퍼번 현상이 일어난 논. ⓒ유튜브 '아이쿱자연드림' 채널 온라인 갈무리
▲ 벼멸구 피해로 호퍼번 현상이 일어난 논. ⓒ유튜브 '아이쿱자연드림' 채널 온라인 갈무리

벼멸구로 농작물의 수확량 감소뿐만 아니라 품질 저하를 초래하여, 일부 지역에서는 벼 줄기가 마치 폭탄을 맞은 듯 주저앉는 '호퍼번(hopper burn)' 현상이 나타나 농민들이 큰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벼멸구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피해 농가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농업재해 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올해의 이상 고온으로 발생한 벼멸구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피해조사 결과에 따라 11월 중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을 세웠다. 피해 농가에는 규모에 따라 ▲농약대 ▲대파대(종묘비 및 비료대) ▲생계비 ▲농업정책자금 상환 연기 및 이자 감면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추가 자금이 필요한 농가에는 금리 1.8%의 재해대책경영자금 융자도 제공된다.

정부가 벼멸구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방제와 보상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자연드림  농법으로 재배한 벼는 벼멸구 피해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자연드림 농법은 기존의 유기농산물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항암성분인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을 더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새롭게 고안한 방법이다. 해양심층수로 미네랄 성분을 농축한 후 채소, 과일, 곡식 등이 튼튼한 토양에서 자랄 수 있도록 땅속에 보충하여 토양에 부족한 미네랄을 채우고 토양 속 미생물을 풍부하게 만드는 자연드림만의 재배 방법이다. 이와 관련해 차의과대학교 박건영 교수 연구팀은 해양심층수의 이온 미네랄을 이용해 재배한 작물에서 파이토케미컬 함량과 항암 및 항염증 효과가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유튜브 '아이쿱자연드림' 채널 온라인 갈무리
ⓒ유튜브 '아이쿱자연드림' 채널 온라인 갈무리

농업 현장에서 자연드림 농법을 사용해 벼를 재배한 농민들은 "(기존 농법인)관행 논은 벼멸구 피해가 70%에 달해 수확이 어려운 상태지만, 자연드림 농법 재배 필지는 피해가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토양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토양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어떤 농사도 병충해(병해,충해)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온 미네랄과 소식 재배(드문 모심기)를 통해 벼의 생육을 촉진하고 병충해 저항성을 높여 벼멸구 피해를 예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이다. 자연드림 관계자는 "이러한 농법으로 재배된 벼는 일반 재배 벼보다 파이토케미컬이나 감마오리자놀(γ-Oryzanol) 성분이 풍부하게 나타나 건강에도 유익하다"라고 밝혔다.

올해 벼멸구 피해로 많은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드림 농법은 병충해에 강한 벼를 재배하여 피해를 예방하는 차별화된 접근을 보여 지속가능한 농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앞으로 정부의 방제 노력과 함께 효과적인 농법이 병충해 문제의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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