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사회적경제, 다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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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사회적경제, 다시 봄
조재석 대구한의대 사회적경제 전공 교수 인터뷰
  • 2018.08.08 11:16
  • by 전세훈 인턴기자
청년은 새로운 도전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역할을 부여받은 세대이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이자 우리의 희망이다. 미래의 주인이자 사회의 원동력인 청년. 미래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그 청년들이 꿈을 꾸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라이프인이 미래를 고민하고 개척하는 청년과 청년을 위한 이야기를 담아본다. [편집자 주]

 

사진출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블로그

청년 고용의 대안으로서 사회적경제가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를 통한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전국의 지자체와 정부가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사회적경제 관련 학과를 전국 22개 대학에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청년들의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진단해보기로 했다. 이번 호에서는 사회적경제 컨설턴트이자, 대구한의대 사회적경제 전공 조재석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조재석 교수는 100여개의 사회적경제 조직을 컨설팅과 인큐베이팅을 했고, 사회적경제 입문서인 <응답하라 사회적경제>를 지난해 여름에 출간했다.

- 왜 지금 사회적경제 시스템에 주목해야 하는가?

'사회적경제'는 인간학이고, 더 나은 사회로 가는 자본주의 진화형태다. 지속가능 공동체와 생태계를 보존ㆍ공생ㆍ상생시키려는 기업형태가 사회적경제 기업이다. 사회적경제의 어원에서부터 이러한 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사회적경제'의 영어표기는 'Social Economy'인데, 여기서 Social은 친구, 동료를 뜻하는 'Sosius'에서 유래한다. 개인의 경제행위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호성에 의의를 깨닫는 경제다. 이웃을 배려하고 협력하는 경제이며 나아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다.

지금 경제 시스템의 모순 때문에서라도 사회적경제에 주목해야 한다.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정책은 가진 사람의 부를 늘리는 데 목적이 있다. 그동안은 자본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은 줄여주고 사회적 책무는 낮추어 주거나 축소시켜 주어왔다. 그 결과로 경쟁이 무리하게 부추겨졌다. 상호 호혜의 정신에 입각한 나눔은 부정되어 왔다. 결국은 지나친 경쟁으로부터 파생된 수많은 문제를 야기 시켰음에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

사회적인 자본이 약하거나 없으면 '사회위기 → 경제위기 → 정치위기'로 변화해서 사회공동체를 파괴하게 된다. 정부 개입에 의한 고용안정화와 소득재분배는 공동체 전 분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오히려 시장경제를 활성화시킨다. '보이는 손'이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를 성장시켜 사회에 공헌한 만큼 공정한 분배를 실현시킨다. 압축경제 성장의 고도화는 군사독재의 심화, 반공이데올로기의 강화, 노동운동의 탄압과 함께 이루어 졌고, 결과적으로 정치, 경제, 문화영역 사이의 불균형을 동반하게 됐다.

한국의 경제 시스템은 기형적이다. 생산부문에서는 재벌 중심의 독점자본이 수출 지향적 경제발전을 지배했고, 분배부문의 사회복지제도는 발전하지 못했다. 이런 불균등 발전은 정부, 대자본가, 중소기업가, 노동자, 농민, 지식인, 일반시민, 빈민 사이에 갈등과 대립과 투쟁을 일상화 했다. 이제는 그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국가 발전과 시민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따라서 '사회적경제'를 활성화시켜 각 산업별, 주체별 불균등 발전을 시정하고, 우리 사회의 갈등을 최소화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재석 대구한의대 교수

- 현재 청년세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사회적 경제가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앞서 이야기했지만, 사회적경제가 가진 역사와 이념적인 특징 때문이라고 본다. 현 사회는 무리한 경쟁의 장으로 변화했다. 다른 사람의 성공이 자기의 실패가 되고, 다른 사람의 실패 위에 자기가 성공하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청년 세대는 이 안에서 살아야 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시스템은 경쟁보다는 호혜와 연대 등을 강조해야 한다. 이것이 사회적경제라고 본다. 이러한 사회적경제의 가치가 청년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두 번째는 사회적경제의 가능성 때문이다. 사회적경제 전체에서 사회적경제 생산량은 1% 내외이지만 고용규모는 2%를 상회하고 있다. 단순계산으로 봐도 생산량에 비해서 고용규모가 높은 경제 시스템이다. 문재인 정부는 향후 수년 내에 사회적경제의 비율을 5%까지 끌어 올릴 계획에 있다. 기존 사회적경제의 고용량을 생각했을 때, 고용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정부 정책을 고려했을 때, 청년들이 장기적으로는 사회적경제에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

- 이른바 '사회적경제 무용론'도 나온다. 현재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해결책으로 보기에는 너무 규모가 작다고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회적경제로 모든 사회 문제 혹은 경제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 문제의 일부를 사회적경제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칼 폴라니의 주장처럼 다원적경제(시장경제, 사회적경제, 공공경제, 생태경제)발전 모델을 적용시키자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대체하는 사회적경제로의 운용이 아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그 어느 경제체제보다 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발전시켰다. 그런데 그 중의 반은 자연자원을 소비한 결과이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시장경제와 계획경제를 혼합한 형태의 '혼합경제체제'이다. 이러한 혼합된 경제체계에 살고 있는 우리가 도덕성 등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경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니까, 청년 문제도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아니다. 다만, 현 사회에서 사회적경제를 통해서 지난 경제체계가 가지고 있는 모순들을 극복해보자는 것이다.  

- 청년층 사회적경제 부분 창업자들이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의 제도적 개선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한 마디로 말해서 대학이 변해야 한다. 대학이 새로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현재의 경쟁교육으로부터 협동교육으로 대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사회, 더 나은 바람직한 사회의 대변혁은 철학과 사상의 변화를 필요로 하고, 일자리, 불평등, 불균형, 환경, 복지 등의 교육 연합 작업을 요구한다. 자동화, 글로벌화, 빅데이터에 대비한 산업별 구체적인 세분화 작업도 병행할 수 있는 열린 교육 행정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사회적경제를 배울 수 있는 인문학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앞서 말했지만 '인간학'이다. 사회적경제는 경제의 중심에 사람의 가치를 놓고 기업의 형태로 실현시키는 가장 고도화된 인문학의 총화(總和)이다. 대학에서 별도의 교과목으로 선정해 교양필수 과목(사회적경제,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을 가르치는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 지금까지 교육체계는 무리하게 경쟁을 부추겨왔다. 변화하는 시대에 부응 할 수 있는 철학과 사상의 확장과 인문학적 사고의 인재양성이 필요하다. 과학과 기술은 인간이 손에 쥐고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지만, 경제와 인간의 욕구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 사용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 '어떻게'가 바로 인문학이다. 과학이란 도구가 요리하는 칼이 될지 아니면, 사람을 죽이는 칼이 될지 결정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통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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