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래드(Paul Ladd) UN사회개발연구소장은 ‘2018 사회적경제 국제포럼’ 기조강연에서 “사회적경제가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성장을 촉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성격상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의제 2030(이하 의제 2030)’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실행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라며, ‘사회적경제 성장을 지원할 최선의 방법’으로 세 개의 목표를 제시했다.
폴 래드,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확고히 하는 ‘교육’의 역할 필요...어려서부터 교육해야
폴 래드 소장이 제시한 첫 번째 과제는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확고히 해야 하며, 가치가 보편적으로 준수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경제의 원칙은 사회적경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가치에서 나온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개인주의, 상업주의, 소비주의 등 잘못된 우선순위를 따라온 세상에서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확고히 하려면 교육이 중요하고, 어려서부터 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며, 가정과 공교육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과제로 “사회적경제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인센티브 및 규제(필요한 경우)의 개편, 재정지원, 재정정책 등 공공정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을 파괴하고 사회를 분열시키는 기업에 흘러 들어가는 보조금을 사회적경제로 돌리고 기업 외부에서 창출되는 가치에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일반기업들도 사회적경제 부문에서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결국 자신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과제로 “사회적경제 임팩트 측정을 개선해 사회적경제 스토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임팩트 측정을 더욱 발전시키고 사회적경제의 성공스토리를 널리 확산시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 래드 소장은 “사회적경제 부문을 포함한 비정부 주체와 정부가 정책의 공동수립을 위한 실질적 생태계와 민주적 참여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하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경제의 잠재력과 한계 모두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무엇이 가능한지, 본질적 한계가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연구, 사회적경제 부문의 성장을 지원하는 최선의 공공정책은 무엇인지, 사회적경제의 임팩트를 더욱 정확히 측정해 탄탄한 근거를 마련하는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공공정책을 수립해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경제는 배제와 지속불가능성이 특징인 (기존) 경제모델 실패에 대한 직접적 대응이자, 경제에 대한 사회적 통제력 회복 모델
폴 래드 소장은 “오늘날 세계 경제성장은 상당부분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결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경제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성장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경제는 배제와 지속불가능성을 특징으로 하는 경제모델의 실패에 대한 직접적 대응”이며, 새로운 방향과 목표로 유엔이 제시한 ‘의제2030’과 지속가능발전(SDG) 17개 목표에 대해 “사회적경제가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의제2030과 SDG를 실천함에 있어 “정치, 인센티브, 행동양식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며, 이를통해 “단순히 다른 국가를 돕자는 원조나 자선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국민으로서, 노동자로서, 고용주로서, 그리고 정부와 기업에서 일상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평범한 일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폴 래드 소장은 유엔사회개발연구소는 공식적으로 ‘사회연대경제(social and solidarity economy)’라는 개념을 사용하며, 이는 ‘사회적·환경적 목표를 우선으로 하며 협동, 자조(self-help), 민주적 자주관리의 원칙과 실천을 따르는 기업, 지역사회단체, 자발적단체, 즉, 가치기반의 비국가 주체에 의해 이루어지는 생산, 교환, 소비의 양식으로 정의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개념은 “경제에 대한 사회의 통제력을 회복하는 것”이며, 정치적으로는 “사회적경제는 부가 위로 향하는 착취의 모델과 달리, 참여자들이 직접 주도하며 자신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환경적 임팩트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지는 모델”이자 ‘행동양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의 사회적경제가 서울시가 2017년 11월 발표한 ‘서울 지속가능발전목표(S-SDG)’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적경제 국제포럼’은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해서 지난 6월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포용성장의 동력, 국제적 관점에서 본 사회적경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 포럼은 2014년부터 개최되어 오고 있다.
폴 래드는 2015년부터 UN사회개발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포용적 세계화'를 위한 UNDP 정책팀(무역, 개발금융, 이민 등) 총괄, UN 사무총장실 금융위기 관련 정책보좌, 영국 재무부 정책자문관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