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클럽806 서울에서 '소셜임팩트 우수기업 소통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자리는 2025년 우수기업과 2024년 우수기업이 함께 참여해 성과를 공유하고, 현장의 경험을 교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주최 측은 "한 해의 성과를 넘어 지속적인 네트워킹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첫 번째 특강은 사회적기업 공공공간을 이끄는 신윤예 대표가 맡았다. 신 대표는 순수미술을 전공하다 지역 기반 예술 활동을 계기로 창업에 나선 과정을 소개하며, 사회적 문제를 디자인적 솔루션으로 풀어온 공공공간의 여정을 풀어냈다. 서울 창신동 봉제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자투리 원단을 발견하고, 이를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되살린 이야기를 시작점으로 삼았다. 계절별 원단을 활용한 리미티드 굿즈, 봉제 장인의 일상을 반영한 워크웨어 등은 지역의 자원을 새로운 가치로 바꾸는 실험이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청소년과 함께 봉제공장을 탐방하며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로 간판 없는 공장을 위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현대자동차 등 민간기업과 지자체 협력을 이끌어냈다. 신 대표는 "민간에서 시작했지만 공공으로 확장되는 과정 역시 사회혁신의 중요한 경로"라고 강조했다.
또한 까르띠에 우먼스 이니셔티브 참여 경험을 언급하며, 사회혁신 기업이 고민해야 할 '엔드게임'을 소개했다. IPO나 M&A뿐 아니라 공공으로의 흡수, 오픈소스 공개, 심지어 문제 자체가 해소돼 조직이 사라지는 경우까지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우리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바꾸려는지, 어떤 가치로 일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돌아봐야 흔들리지 않는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조건을 짚었다.
두 번째 발표는 디지털헬스케어 전문 투자사 DHP(Digital Healthcare Partners)의 정재호 파트너가 맡았다. DHP는 의료·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초기 단계부터 발굴하고, 임상·규제·산업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투자사다. 정 파트너는 창업자와 투자자 양쪽을 모두 경험한 배경에서 "스타트업은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조직"이라며, 사업 본질은 결국 지속가능성 확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 투자가 필연적으로 'Exit'을 요구하지만, 창업자에게는 "투자가 있든 없든 자기 속도로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환기했다. 또한 'Good Company', 즉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회사를 예로 들며, 단순한 이윤 추구가 아닌 이해관계자와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드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지적했다.
행사 후반에는 참여 기업 간 자유로운 네트워킹이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성과와 고민을 공유하며 파트너십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귀한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센터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들이 협업의 접점을 넓히고, 성과 공유와 공동 프로젝트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