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기존 방식으로 풀리지 않는 시대,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할 주체가 될 것인가?"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도 공공·비영리·소셜벤처를 아우르는 '임팩트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낮은 인지도와 불안정한 근무 환경 때문에 커리어로 선택하기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 이번 세션은 바로 이 지점을 짚으며, 임팩트 커리어가 왜 더 주목받아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인재가 안심하고 이 생태계로 들어올 수 있을지를 탐구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 행사장 전경. ⓒ라이프인
▲ 행사장 전경. ⓒ라이프인

 

지난 26일,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제2회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임팩트 커리어와 생태계 인사이트' 세션을 열었다. 이번 자리는 '사회 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인재들을 어떻게 이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또 지속적으로 활동하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현장에서 고민을 이어온 조직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행사는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SIR) 한국어판 서현선 편집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서 편집장은 "이번 세션은 단순히 발제를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학습해 온 과정을 나누고 청중과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가는 시간"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논의는 루트임팩트 임팩트닷커리어팀, 한양대 글로벌사회혁신단, 임팩트얼라이언스, 더나은미래, 진저티프로젝트, 임팩트리서치랩의 6개 조직이 약 10개월간 이어온 공동 학습 과정의 중간 점검이기도 했다.

 

첫 번째 발제는 한양대학교 글로벌사회혁신단 김현중 직원이 맡았다. 그는 "대학도 임팩트 생태계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학이 2010년대 중반부터 사회혁신을 교육·연구 주제로 받아들이며 전공, 비교과, 전담 조직 등을 신설해온 과정을 소개했다.

한양대는 국내 최초로 사회혁신 융합전공을 개설했고, 아쇼카 체인지메이커 캠퍼스 인증을 받는 등 선도적인 시도를 이어왔다. 김현중 직원은 대학의 의미를 ▲임팩트 커리어의 '심리적 허들'을 낮춘 점 ▲접근성을 넓힌 점 ▲역량 기반의 커리어 준비를 가능케 한 점에서 찾았다. 그는 "앞으로 대학은 임팩트 커리어의 가시성을 높이고, 현장과 더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루트임팩트 임팩트닷커리어팀 이혜란 브랜드매니저가 발표했다. 그녀는 "임팩트 커리어라는 용어를 만든 팀으로서, 청년들이 이 분야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조사하고 전략을 세워왔다"고 서두를 열었다.

조사 결과 청년층의 사회적 가치 인식은 높지만 '임팩트 커리어'라는 개념은 낯설었다. 그러나 경험과 확신이 있을 때 관련 커리어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란 매니저는 "임팩트 커리어를 단순히 '착한 일'이 아니라, 가치관과 직무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커리어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트임팩트는 이를 위해 ▲인재 발굴 ▲확신 형성 ▲역량 강화 ▲채용 연계라는 단계별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2,200여 명이 활동하는 커뮤니티 운영, 478명의 수료생을 배출한 '임팩트 베이스 캠프' 프로그램, 500개 조직의 채용 공고를 모은 전용 플랫폼 등 구체적 시도를 소개하며, "생태계가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때 청년들이 움직인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 전일주 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라이프인
▲ 전일주 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라이프인

 

마지막으로 임팩트얼라이언스 전일주 팀장은 임팩트 생태계를 거시적 관점에서 짚으며, 단순히 인재를 유입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 한계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 팀장은 "근무 환경과 커리어 전망이 받쳐주지 않으면 결국 인재들이 떠난다"며, 이를 '밑 빠진 독에 물붓기'에 비유했다. 그는 사회 문제 해결의 주체가 정부에서 시민사회로, 그리고 시장까지 확대되는 흐름을 설명하며,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작은 조직들이 늘어났지만, 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기술을 통한 비용 절감과 장벽 완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임팩트 커리어를 "최종 정착지가 아니라 사회인이 거쳐야 할 중요한 경로"로 제시하며, 생태계를 항구도시처럼 열려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임팩트 커리어는 단순한 직업 영역을 넘어 삶의 태도로 확장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 발제를 마무리하며 서현선 편집장은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더 많은 인재가 안심하고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오늘의 발제는 우리가 고민해 온 과정을 공유하고, 앞으로 함께 발전할 여지를 모색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날은 임팩트 생태계의 인재 발굴과 육성이 이제 개별 조직을 넘어, 생태계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핵심 의제라는 공감대를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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